팀킬 떨쳐낸 박지원, 1차 선발전 우승...이틀 연속 충돌 황대헌, 페널티로 실격 처리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4. 4. 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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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킬’ 여파를 떨쳐낸 남자부 쇼트트랙 에이스 박지원(서울시청)이 국가대표 1차 선발전 1위를 거뒀다. 전날에 이어 또 한 번 충돌 사건을 일으킨 황대헌(강원도청)은 페널티를 받아 실격 처리 됐다.

박지원은 7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1,000m 결승에서 1분24초865의 기록으로 김태성(서울시청·1분24초981)과 장성우(고려대·1분26초157)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전날 박지원과 충돌을 일으켰던 황대헌은 남자 1,000m 2차 예선에서 다시 박노원(화성시청)을 밀어 페널티를 받고 실격 처리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황대헌. 사진=연합뉴스 제공
랭킹포인트 34점을 추가한 박지원은 총 55점의 랭킹포인트로 국가대표 1차 선발전서 최종 1위를 거뒀다. 2위의 김건우(스포츠토토) 또한 55점으로 박지원과 동률을 기록했지만 각 종목 순위 계산에서 뒤처졌다. 3위는 이정수(서울시청·39점)가 차지했다.

연이틀 논란의 주인공이 된 황대헌은 전날 결승 진출과 5위에 따른 랭킹 포인트 5점을 획득, 최종 9위를 차지하면서 상위 24명에게 주어지는 2차 선발전 출전권을 획득했다.

다음 시즌 국가대표 자격이 걸린 이번 1,2차 선발전은 개인 6개 종목의 합산 랭킹포인트로 결우승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국제대회 개인전 우선 선발권은 남녀 상위 3명에게 주어질 예정이다. 차기 시즌 국가대표 자격이 걸린 경기인만큼 사흘간 치러진 1차 선발전은 치열한 분위기서 진행됐다.

특히 2022-23시즌, 2023-2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 시리즈 종합우승 2연패를 차지한 세계랭킹 1위 박지원이 우승을 거둘 수 있을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앞서 지난달 3월 열렸던 2024 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박지원은 남자 1500m 결승, 1000m 결승에서 황대헌에게 밀려 메달을 놓친 바 있다. 황대헌은 세계선수권 해당 2개 경기서 박지원을 밀었다는 이유로 페널티를 받아 실격 처리가 됐다.

박지원(왼쪽)이 황대헌(가운데)에 밀려 중심을 잃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결과적으로 박지원은 차기 시즌 태극마크 획득 자격이 걸려 있던 세계선수권 대회 개인 종목 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국내 선발전까지 치르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그리고 또 다시 사건이 터졌다. 먼저 개막일이었던 5일 박지원은 남자 1500m를 2위로 순조롭게 마쳤다. 하지만 6일 남자 500m 준결승에서 황대헌과 다시 충돌하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준결승 심판을 맡았던 알렉사드로 마우리 주심은 황대헌과 박지원의 충돌장면에서 페널티를 부여하지 않았다. 황대헌은 최종 2위로 준결승선을 통과한 이후 결승에서 최종 5위를 차지했다.

박지원의 500m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했음에도 다시 충격적인 상황을 맞게 된 셈이었다. 실제 박지원이 이번 시즌 황대헌에게 명백한 반칙을 당하거나 충돌 등의 상황으로 뒤메달을 잃은 사례만 벌써 네 번째다.

황대헌(왼쪽)과 박지원(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제공
앞선 3경기에선 박지원과 충돌한 황대헌이 모두 반칙을 범한 것이 인정 돼 페널티를 받아 해당 경기들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박지원 역시 마찬가지로 페이스를 잃으면서 최하위로 떨어지거나 스스로 경기를 포기해야 했다. 4번째 상황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황대헌이 페널티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박지원은 준결승 2조에서 충돌해 펜스에 부딪히면서 1분16초175의 성적으로 조 최하위를 기록,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실력으로 모든 것을 돌파했다. 이튿날 열린 1000m 경기에서 박지원은 압도적인 기량으로 1위에 오르며 1차 선발전 최종 1위에 오르며 전날 마음 고생을 털어냈다.

반면 황대헌은 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남자 1,000m 2차 예선 7조에서 반칙을 범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김건우, 박노원(화성시청), 신다운(경기일반), 홍인규(한국체대)와 함께 레이스에 나선 황대헌은 경기 초반 선두로 레이스를 이끌었다.

하지만 경기 중반 김건우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고, 이어 박노원에게도 인코스 추월을 허용했다. 그러자 황대헌은 곧바로 곡선주로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파고들어 박노원과 충돌했다. 충격을 받은 박노원은 뒤로 밀렸고, 황대헌은 김건우에 이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주심은 페널티를 적용하면서 황대헌을 실격 처리했다. 이틀 연속 충돌 상황을 연출한 황대헌은 결국 500m 5위로 얻은 랭킹포인트 5점으로 1차선발전 최종 9위를 기록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황대헌의 이같은 충돌상황은 앞서 언급했듯이 처음이 아니다. 이번 1차 선발전에서만 박지원, 박노원과 연이틀 충돌했다. 특히 박지원과는 3개 대회서 연거푸 충돌하면서 고의적인 ‘팀킬’ 의혹까지 받고 있다.

먼저 황대헌은 지난해 10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 박지원을 뒤에서 밀면서 옐로카드(YC)를 받고 모든 포인트가 몰수됐다.

지난 3월 17일 ISU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도 충돌 상황이 벌어졌다. 황대헌이 결승선을 세 바퀴 남긴 상황 선두로 달리던 박지원을 추월해 인코스를 비집고 들어갔다. 박지원을 몸으로 밀어내면서 추월에 성공한 황대헌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반면 균형을 잃은 박지원은 최하위로 밀렸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박지원(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에서 황대헌(오른쪽에서 세번째)의 반칙으로 중심을 잃고 있는 장면. 사진=AP=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심판은 황대헌이 ‘직선주로 끝에서 뒤늦은 추월’을 했다고 판단해 반칙을 선언해 페널티를 부여했다. 결국 황대헌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고, 2위로 들어온 쑨룽(중국)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거기에 세계랭킹 1위 박지원은 최하위로 떨어지면서 최악의 결과를 맞게 된 한국이었다.

사건은 하루 후에도 곧바로 벌어졌다. 이튿날 남자 1,000m 결승에서도 레이스 후반부 선두로 달리던 황대헌에 이어 2위로 달리던 박지원이 곡선주로에서 인코스로 파고들었다. 그러자 갑자기 선두 자리를 내준 황대헌이 손으로 박지원을 밀었다. 결국 중심을 잃은 박지원이 대열에서 이탈하게 됐고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경기를 포기했다.

심판은 경기 종료 후 황대헌에게 페널티를 부여했다. 손으로 박지원을 밀었던 만큼 반칙으로 페널티를 부여한 것. 결국 황대헌도 개인전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박지원과 황대헌이 참여하게 될 쇼트트랙 남자부 2차 선발전은 11일부터 12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열리며 1, 2차 선발전 랭킹포인트를 합산해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상위 8명이 대표팀에 승선하고, 그 가운데 최상위 3명이 차기 시즌 국제대회 개인전 우선 출전 자격을 얻는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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