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후 없다고? 혜성 있잖아!
주장 김혜성, 연장 11회 끝내기포
이정후·안우진 없어도 ‘승승장구’
고척, 개장 후 첫 3연속 매진 기록
감독은 ‘평정심’을 강조하고 주장은 “10등이 1등을 이기는 게 야구”라고 했다. 이정후가 떠났고 안우진이 입대하며 최약체로 평가받던 프로야구 키움이 시즌 초반 파죽의 7연승을 이어갔다. 류현진의 가세로 돌풍을 일으켰던 한화를 상대로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키움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김혜성의 끝내기 홈런으로 4-3 승리를 일궜다. 지난달 30일 고척 LG전부터 7연승을 이어갔다. 키움의 예상 밖 선전과 한화의 돌풍이 어우러지며 고척스카이돔은 개장 후 처음으로 3경기 연속 매진됐다.
시즌 개막 전 최약체로 꼽힌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활약이다.
주축 타자인 이정후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하며 떠났다. 선발 투수 안우진은 지난해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마감한 뒤 수술대에 올랐다 입대했다.
키움이 개막 후 4연패를 당한 건 당연한 결과처럼 보였다. 이대로는 ‘승점 자판기’로 전락할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키움에는 ‘자신감’이 있었다. 올 시즌 주장을 맡은 김혜성은 “재작년에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했을 때도 돌이켜 보면 시즌 전에는 5강권에도 못 들어간다는 평이 많았다”며 “외부 평가는 신경 쓰지 않고 우리 목표대로 열심히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단 방망이가 거세지기 시작하면서 무서운 팀으로 변했다. 키움 타선은 7연승 동안 안타 76개를 몰아치며 경기당 평균 8득점을 올렸다.
평정심이 열쇠다. 홍원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아 있고 연승이든 연패든 언제든지 올 수 있다. 중요한 건 해야 될 부분을 계속하는 것”이라며 평정심을 거듭 강조했다.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을 치고도 차분한 모습을 보인 김혜성은 “좋은 분위기가 우리 팀의 저력”이라며 “10등 팀이 1등을 이기는 게 야구다. 외부 평가 신경 쓰지 않고 선수들끼리 자신이 해야 할 것에 집중해서 분위기를 잘 이어나갈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사직에서도 끝내기가 나왔다. 롯데는 연장 10회말 이주찬의 좌선 끝내기 2루타로 두산에 7-6으로 이겼다. NC는 창원에서 SSG에 홈런 3방을 앞세워 10-1로 이기고 3연승과 함께 단독 선두를 지켰다. 삼성도 KIA에 7-3으로 승리하며 2연승을 달렸고 LG에 7-16으로 대패한 KT는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프로야구는 초반 한화와 KIA의 선전에다 매 경기 엎치락뒤치락 승부가 펼쳐지면서 23경기나 매진돼 100만 관중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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