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나무에 맞고, 러프 들어가고…‘천신만고’ 황유민, 시즌 첫 입맞춤
후반 극심한 티샷 난조 속 진땀승
“골프를 시작하고 이렇게 몸이 경직될 정도로 긴장감을 느껴본 건 처음이었어요.”
황유민은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에서 천신만고 끝에 우승한 후 한숨부터 내쉬었다.
황유민은 7일 제주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72·668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치고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 생애 첫 우승을 노린 박혜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신인이던 지난해 7월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에서 데뷔 첫 우승을 거둔 황유민은 9개월 만에 통산 2승을 달성하고 상금 2억1600만원을 거머쥐었다.
3라운드까지 54홀 노보기 플레이로 이틀 연속 선두를 달린 황유민은 이날 2, 3번홀에서 퍼트 실수로 연속 보기를 범했으나 이후 9번홀까지 버디 3개를 낚고 2타 차 리드를 지켰다. 하지만 10번홀부터 티샷이 좌우로 흔들리며 도로와 나무를 맞고 안으로 들어오는 난조와 행운이 번갈아 이어졌다. 역전패 위기 속에서도 황유민은 쇼트게임과 결정적인 퍼트로 위기를 넘겼고, 1타 차 리드 속에 맞은 18번홀(파4)에서도 긴 버디 퍼트를 홀에 바짝 붙이고 승부를 끝냈다.
우승 직후 “오늘 하루가 너무 길었고,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저를 믿고 후회 없이 경기하자고 다짐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울먹인 황유민은 이내 환한 웃음을 되찾았다.
황유민은 “위기를 넘기고 우승해 작년보다 더 성장한 것 같고, 아직 더 좋아져야 하는 부분도 느낀 대회였다”고 말했다.
많은 행운 속에 우승한 황유민은 “오늘은 50% 정도 운이 따라줬던 것 같다”면서 “하지만 모든 게 제가 우승할 운명 아니었을까”라며 밝게 웃었다.
3년8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세계 18위 신지애는 3언더파 285타로 공동 31위에 올랐다. 오구 플레이 징계 해제 후 복귀한 윤이나는 공동 34위(2언더파 286타)로 마친 뒤 “이번 대회에서 다시 잔디를 밟고 골프선수로 뛸 수 있게 된 데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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