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 디펜더, 최적 구동력·접지력 탑재…‘험지’서 더 매력적

김준 기자 2024. 4. 7.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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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자동차 생산국 대부분이 자국을 대표하는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갖고 있다. 미국 대표는 지금은 스텔란티스에 흡수된 ‘지프’다. 독일은 메르세데스 벤츠가 생산하는 G바겐이 ‘국대’로 꼽힌다. 미국, 독일과 2차대전을 치른 영국도 전장에 최적화된 정통 SUV를 갖고 있다. 랜드로버 디펜더가 그렇다. 최근 전장을 5358㎜로 확장한 8인승 디펜더 130 P400 모델이 국내에 출시됐는데, 강원 인제군 기룡산 인근에서 디펜더의 험지 개척 능력을 확인해봤다. 시승 차는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56.1㎏·m를 내는 3ℓ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이 장착된 모델이었다.

시승 당일 인제군 일대에는 제법 많은 양의 눈이 내려 정통 SUV를 테스트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만들어졌다. 디펜더는 진흙길, 자갈길, 눈길을 가리지 않았다. 험지 주파에 특화된 디펜더는 다양한 오프로드 모드를 설정할 수 있고, 차고도 높일 수 있다.

모래, 진흙, 자갈 등 주행 환경에 따라 터레인 모드를 맞추면 차가 최적의 구동력과 접지력을 찾아준다. 30㎝ 안팎에 이르는 구덩이도 디펜더는 쉽게 통과했다. 37.5도와 28.5도에 이르는 충분한 접근각과 이탈각을 갖고 있어 가파른 경사를 내려올 때도 앞뒤 범퍼가 긁히지 않았다.

디펜더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모노코크 보디임에도 기존 프레임 차체보다 강성이 3배가량 강하다고 한다. 왼쪽 앞바퀴는 구덩이에 빠지고, 오른쪽 뒷바퀴가 하늘을 걷어차듯 치솟아도 차체가 찌그덕거리거나 변형되는 느낌이 없었다.

도강 능력도 디펜더의 장점이다. 도심형 SUV도 바퀴 절반 정도가 잠기는 실개천은 쉽게 건넌다. 하지만 수심이 허벅지 높이쯤 되면 시도하지 않는 게 좋다. 디펜더는 최고 수심 90㎝까지 도강이 가능하다. 앞바퀴가 수면에 완전히 잠겨 보이지 않는 깊이의 개천을 거침없이 거슬러 올라갔다.

하천을 빠져나온 뒤에는 인근 기룡산 행글라이더 활공장으로 향했다. 차량 한 대가 바특하게 지날 수 있는 좁은 산길이었고, 조금만 벗어나면 낭떠러지로 추락할 수 있는 지형이었다. 거기다 눈까지 쌓여 있어 공포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눈길이라 바퀴가 헛돌지 않을까 걱정됐지만 터레인 모드를 ‘눈길’에 맞추니 산길 경사로를 어렵지 않게 주행할 수 있었다. 정상에서 내려올 때는 힐 디센트 컨트롤을 사용했다. 심한 내리막에서도 차량이 일정한 속도 이상으로 가속되지 않고 천천히 내려오게 한 기능인데, 브레이크를 자주 잡지 않아도 일정한 속도로 내리막길 주행이 가능했다.

디펜더는 험지가 아닌 일반도로에서도 멋들어지게 달린다. 승차감이 웬만한 세단보다 낫다. 에어 댐퍼가 자잘한 진동을 적절히 잡아낸다. 정통 SUV로서의 다양한 장점과 명성 때문일까. 1억4000만원이 넘는 가격은 아쉽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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