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권 “오베론 왕 낮은 음정 정말 어려워”… 제임스 랭 “자주 해봤지만 매번 배울 게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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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이 11∼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이는 오페라 '한여름 밤의 꿈' 출연을 계기로 만난 카운터테너(여성 음역대로 노래하는 남성 성악가) 제임스 랭(46)과 장정권(40)은 끈끈한 동료애를 자랑했다.
제임스 랭은 "(현대 오페라라고) 두려워하지 말고 편안하게 보러 오시라. 인간적인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기고 많이 웃게 될 것"이라며 "이 작품과 사랑에 빠져서 한국에서도 (유럽처럼) 카운터테너의 공연들을 더 원하는 때가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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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희곡 바탕 둔 브리튼 작품
보기 드문 영어 오페라로 국내 첫 무대
장 “전개 완벽하고 음악 너무 아름다워”
랭 “인간적인 이야기에 많이 웃게 될 것”
“우리가 판소리와 민요를 하듯 제임스는 자기 나라 음악을 하는 데다 ‘오베론’ 역할을 해본 경험이 많아요. 그만큼 이 작품의 음악과 오베론 역에 대한 이해가 완벽해서 연기와 노래를 자연스럽고 멋있게 잘합니다. 제가 많이 배우고 있지요.”(장정권)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한 영국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1913~1976)의 오페라 ‘한여름 밤의 꿈’은 누구든 처음 본 대상과 사랑에 빠지게 하는 마법의 꽃과 함께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을 다룬다. 앞서 지휘자 펠릭스 크리거는 “브리튼은 셰익스피어의 텍스트(희곡)를 소중히 여겨 음악과 대사가 어울리도록 섬세하게 곡을 썼다”며 “모든 노래의 색깔이 다르고, 악기도 굉장히 다양하게 쓰여 아름답고 환상적인 작품”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특히 베르디와 푸치니, 바그너 등 이탈리아와 독일 작곡가의 유명 오페라에 친숙한 국내에선 보기 드문 영어 오페라다. 1960년 영국에서 초연했고, 한국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남자 주인공 역을 테너, 바리톤, 베이스가 아니라 카운터테너에게 맡긴 것도 국내 관객의 흥미를 돋운다.
카운터테너가 주인공인 작품은 국립오페라단이 바로크 시대 오페라로 2016년 국내 초연한 비발디의 ‘오를란도 핀토 파초’(그리포네 역) 이후 8년 만이다. 오베론 왕의 음역대는 카운터테너로선 낮은 편인데, 이는 브리튼이 현대 카운터테너의 아버지로 불리는 알프레드 델러(1912∼1979)를 위해 ‘한여름 밤의 꿈’을 만들면서 델러의 목소리에 맞췄기 때문이라고 한다.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다 2021년 완전 귀국한 장정권은 “카운터테너라면 누구나 원하지만 쉽지 않은 이 작품의 전막 공연에 처음 참여하게 돼 기쁘다”며 “오베론 왕의 낮은 음정을 잘 소화하는 게 정말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제임스 랭이 “(1960년 초연 후) 언젠가 브리튼이 ‘오베론 파트를 다시 작곡해야겠다(음역대를 조금 높여야겠다)’ 마음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며 “그걸 다시 썼더라면 어땠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잉글리시 내셔널 오페라 등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며 지금까지 ‘한여름 밤의 꿈’에 7차례 출연한 제임스 랭은 한국 데뷔 무대가 여덟 번째다. 그는 “(자주 해봐서) 정말 잘 아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새로 할 때마다 매번 배울 게 생긴다”며 “길을 찾아가는 하나의 여정 같다”고 했다.
카운터테너의 꿈을 키운 계기는 서로 달랐다. “어려서부터 노래하는 걸 좋아했는데 목소리 톤 자체가 높아서 테너와 바리톤 소리를 낼 수가 없었어요. 카운터테너를 알게 돼 공부하기 시작했죠.”(장정권)
제임스 랭은 “(현대 오페라라고) 두려워하지 말고 편안하게 보러 오시라. 인간적인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기고 많이 웃게 될 것”이라며 “이 작품과 사랑에 빠져서 한국에서도 (유럽처럼) 카운터테너의 공연들을 더 원하는 때가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정권도 “셰익스피어의 이야기 전개가 완벽하고 음악도 너무 아름다운 오페라여서 재미있게 보실 수 있다”며 많은 관객이 찾아와주길 기대했다.
오베론의 아내로 두 사람과 호흡을 맞출 티타니아 역에는 소프라노 이혜정과 이혜지가 출연한다. 라이샌더는 테너 김효종, 디미트리어스는 바리톤 최병혁, 헤르미아는 메조소프라노 정주연, 헬레나는 소프라노 최윤정이 각각 맡는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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