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교수·전공의 총선 후 합동 회견

의협, 의대 증원 관련 의견 취합
韓총리 “정부, 유연한 입장” 강조

그간 각자의 목소리를 내 왔던 대한의사협회(의협),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및 의대생들이 한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이들은 총선 이후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2000명 증원에 대한 의사들의 입장을 밝힐 방침이다. 의사·의대생들이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면서, 정부와 협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7일 브리핑을 열고 “의협 비대위와 전의교협, 대전협, 의대생 등 각자 목소리를 내고 있던 조직들이 의협을 중심으로 모여 합동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며 “아마도 총선 이후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7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벚꽃이 핀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의협 비대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7차 비대위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 등 의사 단체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정부는 그간 전공의 등 의료계와의 대화와 관련해 “대표성을 띠는 의사 단체를 구성해 달라”고 촉구해 왔다.

김 위원장은 “그간 일부러 여러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며 “한곳에 모여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결국 의협이 중심에 있고 나머지가 힘을 합쳐 움직인다고 천명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의협은 2000명 증원 규모에 대해선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의료계의 통일된 안을 보내 달라고 하는데, 저희는 초지일관으로 ‘증원 규모 재논의’를 요청하고 있다”며 “2000명 증원과 관련해 교육부의 프로세스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의대 정원 문제를 포함한 모든 이슈에 유연한 입장”이라며 “의료계와 유연한 입장을 갖고 논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의사 단체가 한목소리를 내기로 하고 정부가 유연한 입장을 강조하면서, 총선 후 양측이 다시 마주 앉을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이번 의료 공백 사태의 키를 쥔 상당수 전공의가 박 비대위원장이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데 반발하며 대전협의 대표성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 변수다.

한편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은평구 진관사를 찾아 조계종 주요인사와 만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국민의 생명을 살리고자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에 조계종 뿐만 아니라 종교계는 한마음으로 지지하며 대국민 성명도 여러차례 냈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현 사태를) 잘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전했다.

이지민·이정우·박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