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차도 아닌데 “신호위반입니다, 차 세우세요”…정체 알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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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우측에 정차하세요. 신호위반했습니다."
지난 4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불법 유턴을 한 택시를 한 차량이 경광등을 번쩍이며 사이렌 소리를 내자 택시 운전자는 물론 인근 시민들도 놀란 표정이었다.
서울경찰청이 지난해 4~7월 암행순찰차와 교통순찰차의 교통법규 위반차량 단속 건수를 분석한 결과 암행 순찰차는 1대 평균 7998건을 잡아낸 것으로 집계됐다.
교통순찰차가 같은 기간 3182건의 위반 차량을 단속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151% 높은 단속률을 기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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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유턴 보자마자 “차 세우세요”
일반순찰차보다 단속율 151% 높아
“이륜차 단속시 도주 위험 덜어”
경찰서끼리 2~3달마다 바꿔 운용
지난 4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불법 유턴을 한 택시를 한 차량이 경광등을 번쩍이며 사이렌 소리를 내자 택시 운전자는 물론 인근 시민들도 놀란 표정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승용차와 다를 바가 없는 이 차량이 갑자기 경찰차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차에서 내린 사람들도 경찰 제복을 입고 있었다. 이 차량은 경찰이 교통신호 위반차량을 집중 단속하기 위해 운영하는 암행순찰차다.
이날 단속에 나선 이대국 동대문서 교통안전계 경위(32)는 “적발되면 대부분 위반 건인지 몰랐다고 말하거나 벌금이 저렴한 건으로 바꿔달라고 말한다”며 “위반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증거용 블랙박스를 항상 켜고 다닌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취재진이 이날 서울 동대문경찰서 소속 암행순찰차에 동승해 취재했다. 암행순찰차에는 순찰차의 상징과 같은 경광등이 차량 지붕에 달려있지 않다. 대신 앞뒷면 유리에 평소에는 소등한 상태로 다니다 필요시 점등한다. 필요할 때는 ‘암행 경찰’이라는 발광다이오드(LED)판을 점들할 수 있다. 그제야 단속 차량임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경광등과 LED가 꺼진 상태로 멀리서 봤을 때는 단속 차량임을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암행순찰 단속팀은 2인 1조로 이뤄진다. 일반 시민과 직접 접촉하는 일이다 보니 민원에 대응할 일이 많고, 운전자를 단속하는 동안 다른 경찰관이 주변 교통정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암행순찰차는 시민들의 교통법규 준수 의식을 높이고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2016년 9월 서울시에 도입됐다.
이후 법규를 위반하는 얌체 운전자 단속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서울경찰청이 지난해 4~7월 암행순찰차와 교통순찰차의 교통법규 위반차량 단속 건수를 분석한 결과 암행 순찰차는 1대 평균 7998건을 잡아낸 것으로 집계됐다. 교통순찰차가 같은 기간 3182건의 위반 차량을 단속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151% 높은 단속률을 기록한 것이다. 김동규 동대문서 교통안전계 경장(29)은 “암행순찰차는 이륜차 단속 시 안전하게 접근해 단속이 가능하고 도주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6대의 암행순찰차가 서울시에서 운영되고 있다. 올해 3월부터는 동대문서·관악서·강서서·구로서·수서서·송파서가 암행순찰차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관할지역 사망사고, 이륜차 통행량 등을 주기적으로 분석해 암행순찰차 운용 경찰서를 지정한다. 또한 통계 분석을 통해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지역을 집중 단속한다.
서울시의 암행순찰차 6대는 모두 차종이 다르다. 암행순찰차가 노출되면 단속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2~3달에 한 번씩 각 경찰서에서는 암행순찰차를 교환한다. 임지민 동대문서 교통안전계 경장(29)은 “암행순찰차의 정보가 많이 노출되면 암행순찰차로서의 의미가 퇴색되기에 경찰서들끼리 암행순찰차를 바꿔 운용한다”고 설명했다.
단속에 효과가 있다고 본 서울경찰청은 2024년 10월께 2대 추가 배정해 총 8대로 암행순찰차를 늘릴 계획이다. 단속은 개인형 이동장치(PM)부터 이륜차, 화물차 등 모든 차종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헬멧 미착용 또는 무면허 상태로 PM을 타거나, 이륜차를 탑승한 채로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신호위반·안전띠 미착용·중앙선 침범·음주운전 등이 주요 단속 대상이다. 시민 이다은 씨(28)는 “서울시내에도 암행순찰차가 있는 줄 몰랐다”며 “앞으로 운전할 때 더 주의를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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