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탐욕 집단에서 너그러운 행위가 나올 수 있을까

이규화 2024. 4. 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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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세계 최대 B2C기업이다.

일반 개인 소비자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30%(2023년 회계연도 29.8%)라는 것은, 과도한 이익을 남기며 소비자 지갑에서 이 회사 계좌로 현금을 이전했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이 두 사람이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가 구현되기까지 행해졌던 수많은 의사결정들을 칭찬하는데, 사실 현재의 애플 모습은 잡스가 세워놓은 토대 위에서 약간의 변주만 한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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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스티브 잡스
트립 미클 지음/이진원 옮김/더퀘스트 펴냄

애플은 세계 최대 B2C기업이다. 일반 개인 소비자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30%(2023년 회계연도 29.8%)라는 것은, 과도한 이익을 남기며 소비자 지갑에서 이 회사 계좌로 현금을 이전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자본주의에서 '과도한 이익'이 어디까지를 말하는지 정해진 선은 없다. 협력사나 근로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면서도 큰 이익을 남긴다면 과하다고 비난하긴 어려울 것이다. 반면 협력사와 근로자의 기여에 상응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채 주주들의 이익만 천문학적으로 챙긴다면,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다. 애플은 어느 쪽일까.

책은 애플을 다루면서도 애플의 두드러진 특징이랄 수 있는 '엄청난 영업이익률'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 사후 흔들릴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지속 성장한 배경에만 시선을 맞추고 있다. 어떤 독자들 입장에선 맥 빠진 소리일 뿐이다. 저자는 잡스 사후 애플의 향방을 결정한 두 인물인 조너선 아이브와 팀 쿡이 어떻게 창업자의 그늘에서 벗어나 현재의 애플을 만들게 되었는지 애플 전현직 직원들을 만나 들어본 내용을 정리했다. 저자는 이 두 사람이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가 구현되기까지 행해졌던 수많은 의사결정들을 칭찬하는데, 사실 현재의 애플 모습은 잡스가 세워놓은 토대 위에서 약간의 변주만 한 것일 뿐이다.

책은 현재 미국 법무부로부터 제기된 애플의 반독점법 위반 행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미국 법무부는 애플의 폐쇄적 생태계를 특히 지적했다. 책에서는 그것을 혁신이라고 했다. 타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배제하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뒷주머니를 챙겼다는 비판을 받는 그 '혁신'이 이제 심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탐욕스러운 집단에서 너그러운 행위가 나올 수 있을까. 없다. 이규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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