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 없는 AI 실험실 … 나노소재 직접 개발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4. 4. 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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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실험실에까지 인공지능(AI) 로봇이 침투하고 있다.

인간만 할 수 있다고 믿어온 연구와 실험을 AI 로봇이 척척 알아서 한다.

사람과 달리 365일 24시간 실험을 수행하고 최근 오픈AI 챗GPT-4 같은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로봇이 자율적으로 연구하는 수준에까지 올랐다.

약 4600㎡ 규모 시설에 실험 시설 수백 개를 갖춰놓고, 대학이나 기업 등의 연구자가 비용을 내고 실험실을 이용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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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스마트연구실
"연구자가 1만번 걸릴 실험을
200회 시도만으로 결과 얻어"
사람 대신 위험한 실험 가능
R&D 계획 세우는 AI도 등장

과학 실험실에까지 인공지능(AI) 로봇이 침투하고 있다. 인간만 할 수 있다고 믿어온 연구와 실험을 AI 로봇이 척척 알아서 한다. 사람과 달리 365일 24시간 실험을 수행하고 최근 오픈AI 챗GPT-4 같은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로봇이 자율적으로 연구하는 수준에까지 올랐다. 과학계에서는 무인 실험실이 과학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7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최근 맞춤형 나노 소재를 스스로 개발하는 스마트연구실을 구축했다. 이 연구실에서는 로봇이 실험실을 돌아다니며 나노 입자를 합성한다. 연구자가 원하는 소재의 물성을 입력하면 나노 입자 합성에 나서고, 정확히 입자의 광학적 특성까지 측정해 요구 물성을 정확히 충족한다.

KIST 연구진은 "사람이 1만번 시도해 내놓을 결과를 스마트연구실은 200회 정도면 도출이 가능하다"며 "사람이 하는 실험은 연구 환경이나 연구자에 따라 결과가 달라져 재현성 있는 결과를 얻기 힘든 사례가 많지만, 스마트연구실은 일관성 있는 양질의 데이터를 대량으로 생산한다"고 말했다.

스마트연구실이 이런 획기적 역량을 선보일 수 있는 비결은 '베이지안 최적화'와 '얼리 스타핑' 전략이다. 베이지안 최적화는 특정 목적의 결과를 최적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반복적인 전략이다. 특정 목적의 결과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사용해 다음에 시도할 후보 지점을 고른다. 이전 시도 결과에 대한 확률적 모델을 구축하고, 이 모델을 이용해 다음 시도에서 가장 유망한 후보 지점을 선택하는 것이다.

얼리 스타핑은 기계학습 모델의 훈련을 일찍 중지시키는 방법이다. 기계학습 모델이 학습 데이터에는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 하지만 새 데이터에는 성능이 저하되는 현상을 '과적합'이라고 하는데, 얼리 스타핑은 이 문제를 방지해준다.

KIST 연구진은 스마트연구실을 통해 촉매나 반도체, 배터리 등에 적용할 신소재 후보물질을 이미 개발했다. 연구진은 "개발 과정에서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화학 지식도 얻었다"며 "스마트연구실은 새로운 연구개발(R&D) 패러다임"이라고 말했다.

무인 과학 실험실이 과학계에서 각광받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효율성 때문이다. 사람이 수행하는 것보다 결과 도출에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비용 또한 절감된다. 인건비 대신 전기만 공급해주면 된다.

사람이 실험을 수행할 때 발생하는 안전 사고도 막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저출생에 따른 연구 인력 감소에 대비한다는 취지도 있다.

국외에서는 무인 과학 실험실 구축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아예 사람 과학자의 지시 없이도 알아서 과학 지식을 학습하고 연구를 수행하는 AI까지 등장했다. 미국 카네기멜런대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AI '코사이언티스트'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코사이언티스트는 챗GPT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모르는 화학 반응을 온라인에서 스스로 찾아 배우고, 로봇에 명령해 목표한 화합물을 만들어낸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에 널리 쓰이는 '팔라듐 촉매 반응' 실험을 수행하라고 했더니, 각종 논문을 검색해 4분 만에 실험 계획을 세우고 합성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코사이언티스트를 바탕으로 사업도 시작했다. 약 4600㎡ 규모 시설에 실험 시설 수백 개를 갖춰놓고, 대학이나 기업 등의 연구자가 비용을 내고 실험실을 이용하도록 했다. 실험 시설에 사람은 없다. 그 대신 에메랄드 클라우드랩 시스템에 접속해 24시간 어디에서든 실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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