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美 궐석 민사재판서 패소…“투자자에게 테라 안정성 속여”

김보라 기자 2024. 4. 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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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3)가 미국 증권당국의 고발로 인한 민사소송에서 패소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5일(현지 시간) 뉴욕 남부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이날 열린 재판에서 "권 씨와 테라폼랩스가 테라가 안전하다고 속여 투자자에게 거액의 손실을 입혔다"는 원고 측 주장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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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각)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의 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후 경찰관들에게 이끌려 나오고 있다. 2024.03.24. 포드고리차=AP/뉴시스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3)가 미국 증권당국의 고발로 인한 민사소송에서 패소했다. 이번 판결은 향후 그가 미국에서 형사재판을 받을 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5일(현지 시간) 뉴욕 남부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이날 열린 재판에서 “권 씨와 테라폼랩스가 테라가 안전하다고 속여 투자자에게 거액의 손실을 입혔다”는 원고 측 주장을 인정했다. 앞서 원고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1년 테라폼랩스가 테라의 안정성에 관해 투자자들을 속였고 약 400억 달러(약 5400억 원)에 가까운 손실을 입혔다며 2021년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평결은 형사재판과 별도로 제기된 민사재판에서 이뤄진 것이다. 권 씨가 지난해 3월부터 동유럽 발칸반도의 몬테네그로에 구금된 상태인 탓에 피고인이 직접 출석하지 않아도 되는 궐석 재판이 먼저 진행됐다.

한국과 미국 양국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을 때부터 범죄인 인도 청구 경쟁을 벌였다. 당초 몬테네그로 법원은 그를 미국으로 보내기로 결정했지만 이후 항소법원이 한국 송환으로 바꿨다. 5일 현지 대법원이 권 씨의 한국행을 무효화하면서 다시 미국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권 씨는 금융 사기에 대한 형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행을 원하고 있다.

권 씨는 2018년 테라폼랩스를 설립해 코인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테라, 자매 코인 루나를 발행했다. SEC는 테라폼랩스가 테라의 가치가 2021년 5월 1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가격 부양을 위해 제3자에게 다량의 테라를 매수하도록 하는 등 시세 조작에 관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 씨와 테라폼랩스가 거액의 징벌적 배상금을 납부해야 하며, 이들이 거둔 불법 이익 또한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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