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시우스의 눈물 [유레카]

김창금 기자 2024. 4. 7. 16: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경기장 안팎에서 인종차별이 존재한다. 뻔히 보이는 차별, 불합리한 행동을 하면 다 뒤집어엎었다. 흥민이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굴하지 않고 붙었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이 한 말은 유럽 축구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아시아 선수들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손흥민이나 이강인이나 다를 바 없는데, 그게 '변방' 선수들이 살아남는 법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기장 안팎에서 인종차별이 존재한다. 뻔히 보이는 차별, 불합리한 행동을 하면 다 뒤집어엎었다. 흥민이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굴하지 않고 붙었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이 한 말은 유럽 축구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아시아 선수들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아버지의 교육 덕인지, 손흥민은 늘 당당하게 맞선다.

2020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토트넘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면, 당시 주장 위고 요리스가 전반전 뒤 라커룸에서 “더 뛰라”고 손흥민에게 화를 내며 고함 지르는 장면이 나온다. 손흥민은 요리스를 노려보며 “내게 존중심은 있는 거니?”라며 주눅 들지 않고 정면으로 맞받아친다.

경기 뒤에는 웃고 화해할 수 있지만, “기에서 밀리면 끝”이라는 아버지의 교훈이 몸에 배었다. 손흥민이나 이강인이나 다를 바 없는데, 그게 ‘변방’ 선수들이 살아남는 법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지난달 말 마드리드에서 열린 브라질과 스페인 평가전 전날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였다. 브라질 대표팀은 그의 반인종주의 행동을 지지하는 의미로 스페인을 방문했는데, 경기 슬로건도 ‘하나의 피부’인 만큼 팀의 주장 비니시우스는 울먹이며 스페인에서 자신이 겪은 고통을 극적으로 알렸다.

비니시우스는 그라운드 안팎의 차별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한다. 지난해 5월 발렌시아 방문 경기 도중에 상대팀 팬과 맞서 싸웠고, 올해 3월3일 다시 찾은 발렌시아 경기장에서 골을 올린 뒤 주먹을 하늘로 뻗는 제스처를 취했다. 1968년 멕시코올림픽 육상 200m 1, 3위 입상자인 미국의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가 시상대에서 했던 반인종주의 동작을 따라 한 것이다.

비니시우스의 저항은 비유럽 출신 선수들의 이해와 맞닿아 있다. 일부 팬은 눈을 찢는 듯한 행위로 한국과 일본에서 온 선수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있다.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이재성은 초기 “마늘 냄새가 난다”는 동료의 말에 기가 꺾였다고 고백한 바 있다.

비니시우스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반인종주의 특위를 이끌고 있고, 넷플릭스는 비니시우스의 싸움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고 있다. 눈물의 기자회견장에 넷플릭스 카메라가 있었지만, 방송 상업주의와 별개로 그의 눈물은 다시 한번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김창금 스포츠팀 선임기자 kimck@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