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은 심정"…직장인 10명 중 3명 직장 내 괴롭힘 경험

장영준 기자 2024. 4. 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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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30.5% 1년 내 괴롭힘 경험...직장갑질119 조사
괴롭힘 피해자 15.6% "극단 선택 고민"
"정신건강 보호 방안 마련·조직문화 개선 필요"
해당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이미지투데이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고, 이들 가운데 일부는 삶을 포기하는 선택까지 고민했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월 14일부터 23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난 1년간 직장내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30.5%였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조사 결과(30.1%)와 비슷한 수치다.

이들이 경험한 괴롭힘 유형은 '모욕·명예훼손'(17.5%), '부당지시'(17.3%), '업무 외 강요'(16.5%), '폭행·폭언'(15.5%), '따돌림·차별'(13.1%) 순이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상대적으로 많이 경험한 52시간 초과 근무자들의 경우 부당 지시 경험률이 29.4%로 평균보다 12.1%포인트 높았다. 그 밖에 모욕·명예훼손(26.6%), 업무 외 강요(23.9%), 폭행·폭언(22%) 역시 평균보다 모두 6%포인트 이상이었다.

고용 형태별로 보면 비정규직은 정규직보다 모욕·명예훼손(20% VS 15.8%)과 폭행·폭언(19.3% VS 13%), 따돌림·차별(16.8% VS 10.7%)을 더 많이 경험했다.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 중 46.6%는 괴롭힘 수준이 '심각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특히 비정규직(56.8%), 중앙 및 지방 공공기관(61.1%), 5인 이상 30인 미만(55.8%), 5인 미만(48.7%)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령별로는 20대의 응답이 61.2%로 평균보다 14.6%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자해 등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적이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15.6%가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1분기 10.6%에서 1년새 5%포인트 증가했다.

실제로 한 직장인은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이후 다른 방식의 괴롭힘이 이어져 죽고 싶은 감정과 불안한 감정, 불면증으로 약 복용 중"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괴롭힘 행위자는 ‘임원이 아닌 상급자’가 38.4%로 가장 높았다. 이어 비슷한 직급 동료(26.2%), 사용자(17%) 순이었다. 반면 하급자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했다는 응답은 3.3%에 그쳤다.

대응 방법으로는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가 57.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10명 중 2명(19.3%)은 회사를 그만뒀다.

이들이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는 47.1%가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 신고를 포기했다는 응답은 비정규직(52.3%), 5인 미만(61.1%)에서 높게 나타났다.

신고 이후 지체 없이 객관적 조사, 피해자 보호 등 회사의 조사 조치 의무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물어보자 58%가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신고했다는 응답자 중 '신고를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경험했다'는 답변은 47.8%에 달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일하는 직장에서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를 묻자, ‘괴롭힘이 줄어들었다’는 응답이 61.1%였다. 관련 교육을 받았다는 응답자는 50.7%였다.

직장갑질119 대표 윤지영 변호사는 "고용형태가 불안정하고 노동조건이 열악한 일터의 약자들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우며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하게 된다"며 "괴롭힘 금지법 적용 범위 확대, 교육 이수 의무화, 실효적인 조사·조치의무 이행을 위한 제도 개선과 더불어 작은 사업장 노동자, 비정규직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지위를 보장하는 전반의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장영준 기자 jjuny5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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