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론 지겨워" "차라리 무효표"…총선 앞 토라진 2030 진짜 속내는

박소연 기자, 오석진 기자, 이병권 기자, 정진솔 기자, 천현정 기자, 한정수 기자, 차현아 기자 2024. 4. 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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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총선 캐스팅보터' 2030 표심(종합)
[편집자주] 대한민국의 운명이 2030의 손에 달렸다. 진보가 우세한 4050세대, 보수로 편향된 60대 이상과 달리 청년층은 어느 한 쪽으로도 크게 기울지 않았다.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 '스윙보터' 2030세대는 이번 4.10 총선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2030세대, 셋 중 한 명은 '무당층'...청년 표심 잡아야 총선 이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구.신촌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시스

"투표장에 나가지 않으시면 대한민국이 망한다. 미래세대는 조국과 이재명처럼 살지 않을 거라고 말씀해 주시길 바란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R&D(연구·개발) 예산 삭감 문제도 관심사고, 입틀막 당한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학생들과 함께 과학기술의 중요성, 정부 정책의 무지함도 지적하고 싶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22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 거대 양당 대표들이 찾은 곳은 이화여대 등 대학교가 몰린 서울 신촌과 카이스트가 위치한 대전이었다. 대학생 등 2030세대가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라는 판단에서다. 2030세대의 무당층 비율은 다른 세대의 3배 이상에 달한다. 20대와 30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확증편향'이 적어 정치적으로도 유연하다. 이런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진영이 의회 권력을 차지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일인 5일 오전 대전 중구 대전평생교육진흥원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카이스트 학생들과 함께 투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4.5/사진=뉴스1 /사진=(대전=뉴스1) 구윤성 기자

2030세대는 1357만여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집단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2030 청년층 유권자(18~39세)의 비율은 전체 유권자의 30.7%다. 4년 전에 비해 3.3%p(포인트) 줄었으나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게다가 60대 이상이 대체로 보수, 40~50대가 진보 성향을 가진 데 반해 2030세대는 '스윙보터'다. 확고하게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이 없이 선거마다 선택을 달리 한단 의미다.

2030 세대의 정당 지지도/그래픽=이지혜

이들은 이번 총선에서 유독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6~28일(3월 넷째 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8~29세의 38%가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으로 집계됐다. 민주당(27%), 국민의힘(25%) 지지율보다 높다.

30대도 29%가 무당층이었다. 이 역시 민주당(28%), 국민의힘(27%) 지지층보다 많다. 2030세대의 약 3명 중 1명은 무당층이란 얘기다. 다른 세대의 무당층 비중은 40대 12%, 50대 11%, 60대 7%, 70대 이상 6%로 2030에 비해 현저히 낮다.

2030 세대의 총선 투표 의향 비례대표 정당/그래픽=이지혜
올해 총선의 연령대 별 유보층 현황/그래픽=이지혜

통상적으로 무당층은 선거일이 임박하면 양 진영으로 집결하면서 급격히 줄어드는데, 이번엔 2030세대의 경우 그 속도가 느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2일간(3월31일~4월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자는 20대(18~29세) 50.3%, 30대 68.8%, 40대 81.7%, 50대 87%, 60대 89%, 70대 이상 94.6%로 집계됐다. 4년 전 총선 땐 적극적 투표 참여 응답이 20대 74.1%, 30대 82.2%였는데, 각각 23.8%p, 9.5%p 급락한 것이다.(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총선 투표 의향에 대한 유권자 설문조사/그래픽=윤선정

전문가들은 지난 대선 때 전략적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힘을 보태며 정치적 효능감을 맛본 일부 2030세대, 특히 20대 남성들이 현 정부에 실망하며 대거 무당층으로 이동했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조국 사태, 집값 급등, 일자리 상황 악화 등 때문에 청년층이 크게 실망해 급속히 우경화된 바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청년세대가 5~6년 사이 양쪽에서 뺨을 맞은 꼴인데 무당층이 많아지는 건 당연하다"고 진단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청년들 입장에선 2017년 대선과 2020년 총선 때 민주당을 밀어줬는데 별로 달라지는 게 없었다고 느낀다. 2021년 보궐선거부터 이준석(개혁신당 대표)이 등장해 2022년 대선까지 보수정당을 밀어줬더니 더 공정해지거나 살기 좋아지지 않았다. 제3지대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2030이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제도권 정치로 청년들이 담아지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총선에선 주요 정당의 아젠다, 공약, 후보 등 여러 면에서 상대적으로 2030세대가 소외됐다고 청년들은 평가한다. 이번 총선 지역구에 출마하는 686명의 후보 가운데 20대는 4명, 30대는 33명에 불과했다. 2030세대 후보의 비중은 5.4%로, 지난 총선(6.1%)에 비해 하락했다.

청년들의 표심은 전국 약 50여곳 박빙 지역구에서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박근혜·문재인 정권을 지나면서 2030세대의 투표율이 크게 올랐다. 이들은 후보가 마음에 안 들어도 최악을 피하기 위해 투표장에 가려고 한다"며 "수도권 격전지에선 이들의 표심이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의힘 민주당 다 싫고, 심판론도 지겹다"…2030세대 16명의 속내
2030 유권자 심층인터뷰 참여자/그래픽=조수아

"최근 여당과 야당 모두에 실망하고 정치에 많이 무관심해진 건 사실이다. 그래도 투표는 무조건 해야지. 나도 대학 나온 지성인인데."(35세 직장인 성종원씨(이하 가명)·자칭 진보 성향)

"나는 (정치에) 관심은 있으니 유관심 무당층이다."(27세 직장인 김도훈씨·자칭 보수 성향)

정치에 무관심하지만 투표는 할 예정이고, 정치에 관심은 있지만 무당층이라는 2030 세대. 이들은 진영 논리에 정치성향이 맞춰진 40대 이상 기성세대와는 다른 사고 방식을 지녔다. 2년 전 대선에서 이준석(개혁신당 대표)이라는 청년 정치인이 주도한 '세대연합론' 전략 등으로 한껏 주목받았던 세대지만, 이번 총선에선 스스로 소외됐다고 느낀다고 한다.

유권자의 약 30%에 달하지만 중도 무당층 비중은 어느 세대보다 높은 2030세대의 표심은 이번 4·10 총선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2030세대 남녀 16명과의 심층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마음이 어딜 향하고 있는지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 "정권에 경고 필요하지만, 이재명도 싫어"

${IC23}이들은 정치성향과 관계 없이 대체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모두에게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에 실망해 윤 대통령에게 투표했지만 후회한다는 이들도 있었다. 거대 양당 사이에서 우열을 가리다가 마음의 결정을 못한 이들, 정치성향 구분 자체를 부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자신을 진보성향이라 밝힌 진예솔씨(25·여)는 윤 대통령에 대해 "정치를 그렇게 오래 본 건 아니지만 불통이란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는 "의대 정원 증원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증원만이 답이 아니라 필수과에 쿼터를 준다든가 지방 쿼터를 의무화해야 하는데. 그리고 의사들이 저렇게 강력하게 나오면 좀 협의해보려는 의향이라도 있어야 되는 게 아니냐"고 했다.

민주당에 대해선 "이 대표를 지지해서 뽑는다기보다는 그냥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 파면 팔수록 새로운 비리가 나오는 게 실망스럽긴 하다"고 했다.

보수성향인 김도훈씨는 "윤 대통령은 초반엔 도어스테핑도 하고 검찰 이미지와 정반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지만 각종 인사나 측근 의혹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는 점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교체를 원하진 않지만 경고는 필요할 것 같다"며 "그런데 이재명 대표가 의기양양한 것도 보기 싫은데 어찌 해야 하나"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를 방문, 의료진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4.05. /사진=뉴시스

◆ "보수·진보 구분이 무슨 의미, 이분법적 구분 싫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5일 오전 충북 옥천공설시장에서 이재한(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군)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구민지씨(23·여)는 "수학과 전공생인데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에 실망해서 현 정부는 아니다 싶었다"며 "그래서 국민의힘보다 민주당을 더 지지하긴 하는데 그렇다고 중국이 좋은 것도 아니라서, 진보 보수 중에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무효표라도 찍어서 의사표현을 해야 할지 고민이다. 투표를 안 하면 민주시민이 아니란 소리를 들을까 봐 켕기는 마음이 있다"고 했다.

윤수민씨(27·여)는 "효능감이 사라진 청년들에게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를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모두 그저 이권에 미친 정치인들일 뿐"이라며 "나도 보수라고 말하지만 이분법적으로 구분당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지지 대상을 결정하지 못했을 뿐 결코 정치 '무관심층'은 아니었다. 16명 모두 무효표를 찍는 한이 있어도 투표장에는 꼭 가겠다고 했다. 박철우씨(28)는 "무관심층이 늘어났다는 건 모르겠고 무당층은 늘어났다고 본다"며 "이준석 대표의 등장으로 2030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 자체는 높아졌다. 아젠다가 다양해지고 개인의 이익투표 성향이 나타나면서 부모님의 성향을 따르지 않고 본인 기준대로 판단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라고 했다.

일부는 제3지대로 눈을 돌리고 싶지만 사표가 고민이다. 자신을 무당층이라 밝힌 안민준씨(26)는 "예전에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찍은 적이 있는데 아무 효력이 없는 사표가 되니까 쓸모없는 표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좀 그랬다"며 "무효표를 던질 수도 있는데 고민"이라고 했다.

◆ "심판론 너무 지겨워"

올해 총선의 연령대 별 유보층 현황/그래픽=이지혜

2030은 대체로 이번 총선 판을 휩쓸고 있는 '정권 심판론'과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 모두에 부정적이었다. 취업과 직장 적응 등으로 하루하루 바쁜 청년들에겐 자신들의 삶과 무관한 주제일 뿐이다.

안씨는 "심판론 자체가 너무 지겹다. 양쪽에서 자꾸 심판한다는데 솔직히 대한민국 정치 역사에서 맨날 심판한다고 하고 뭐가 제대로 된 적이 있나"라며 "우린 이런 정책으로 이렇게 변화시키겠다고 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김진경씨(37·여)는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균형을 위한 견제는 필요하지만 A가 못한다고 B가 잘 한다는 보장이 있나? 거대 양당 중 한 쪽을 벌하려고 다른 쪽을 뽑는다는 논리에 동의를 못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030은 성장은 없고 변화는 빠른 시기에 살고 있잖나. 먹고살기 힘든 마당에 정치인들끼리 세력 싸움 하는 거 보면 되게 피곤하다. 그래서 공정, 경쟁 이런 키워드에 더 반응하는 것 같다"고 했다.

윤씨는 "지금의 정치는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매번 반대편을 향해 총질하기 바쁜 것 같다"며 "분노가 정치를 뒤덮으면 실제 민생에 필요한 정책들은 후순위로 밀려나 실용적인 정책을 위해 고민하고 피드백하는 활동들이 국민의 관심을 받지 못하게 된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제22대 총선 사전투표일인 5일 서울 동작구 ‘국민의힘으로 동작살리기' 지원유세에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 정당·진영 충성도 낮은 2030…"합리적·민생 정책입법 희망"

정치권을 향한 2030세대의 요구는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기성세대보다 까다롭다. 전반적인 교육수준이 높은 데다 군부독재, 학생운동 등 공통의 경험이 적어 한 세대 내에서도 성별, 직업, 계층별로 분화돼 있다. 이념보단 실용적인 이익에 반응하지만, 지지하던 정당이라도 합리성이 떨어지는 정책이나 주장엔 거부 반응을 보인다.

전민우씨(32)는 "우리 세대는 진보나 보수 이런 정치적 성향이 센 사람이 많이 없다"며 "그러니 합리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많은 사람들의 삶을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입법이나 정책들을 잘 낸다면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씨는 "나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게 아니고 가치관이 조금씩 변하면서 그에 맞는 정당을 선택하게 됐다. 진영, 정당만 보고 난 여기를 지지해야겠다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A라는 정당이 B라는 발언을 했을 때 그 발언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게 내 가치관과 맞는 정당이더라도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도훈씨는 "정치권은 언제까지 시장 가서 쌈 한 번 얻어먹는 일로 표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건가"라며 "시장, 대학가 다니는 쓸데없는 시간 허비하지 말고 그렇다고 탁상공론만 하지 말고"라고 했다. 이어 "(공약이) 구체적인 중장기적 로드맵을 제시하는 데가 없다"며 "공수표가 돼도 좋으니 던지려면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생각해보고 말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 2030이 원하는 공약은…"저출생 해결한다면 표 준다"

청년들이 최우선으로 원하는 정책은 실효성 있는 출생율 대책이었다. 16명 중 무려 4명이 출생율 문제만 해결하면 어느 정당이든 관계 없이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결혼·출산을 앞뒀거나 진행 중인 2030세대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이면서 국가의 미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고운씨(27·여)는 "요즘 들어 어떤 정당이어도 상관 없으니 저출생 문제를 해결해줄 인재가 나타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성철씨(27)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급한 것 먼저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며 "맨날 출산율 낮다고만 얘기하고 어떻게 해야 한다고는 말을 안 하지 않나. 출산율이 지원금 갖고는 해결이 안 될 거라 생각하는데, 당장 3년, 5년만 지나면 광역시 하나가 초등학교 한 두 개로 커버된다고 하지 않나"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차라리 무효표 찍고 올까"…'청년 홀대' 총선에 토라진 203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각각 서울과 인천에서 주말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2024.3.30/사진=뉴스1

"얼어붙은 취업 시장, 낮은 연봉 상승률, 힘들어지는 내집 마련, 늦어지는 결혼과 출산. 현재 2030 청년들 앞에 산재한 문제들 중에 양당이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사안이 없지 않나요?"

이번 4·10 총선을 바라보는 직장인 윤수민씨(여·27·이하 가명)의 평가다. 그는 "어느 정당을 뽑든, 누구를 뽑든 청년들이 처한 힘든 현실은 변하지 않는데 정치에 관심을 갖고 투표를 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전했다. 또 "나는 원래 정치에 무관심하지 않았는데 점차 무관심해지는 것 같아 마음이 썩 좋지 않다"고 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2030세대 남녀 16명을 심층인터뷰한 결과, 총선 투표 의향은 있지만 마음 둘 곳이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투표장에 가 무효표를 찍고 오겠단 이들도 2명 있었다.

사전 투표 첫날인 5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각각 이화여대 앞 신촌과 대전에서 사전투표를 하며 막바지 2030 표심 공략에 나섰다. 아직 지지 정당을 정하지 않은 무당층이 2030세대에 특히 많아서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도 청년들은 선거 공약, 인물(공천), 아젠다 등의 측면을 볼 때 자신들이 소외됐다고 느낀다고 했다.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주요 청년공약/그래픽=이지혜

정당별로 청년 공약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은 청년들을 위해 △청년 기준 상한을 39세로 상향해 지원 대상을 늘리고 △도심철도 지하화와 구도심 재개발을 통해 청년 주택을 공급하고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대출 소득요건을 완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공공건물과 폐교를 활용해 월 20만원대 대학기숙사 5만호를 공급하고 △월 3만원대 교통권 '청년패스'를 도입하고 △취업단계별 지원을 강화하는 등의 청년 공약을 내놨다. 이 밖에 양당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각종 지원책도 마련했다.

조국혁신당은 토익(TOEIC) 등 어학시험 유효기간 5년 연장을 민간기업 채용에까지 확대하고 한국사능력시험 등 자격증 시험 유효기간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청년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직장인 김도훈씨(27)는 "총선 공보물이 와서 살펴보니 자세히 읽어봐야 겨우 청년 정책이 얼마나 있고 뭐가 있는지 알겠더라"며 "선거 운동을 하면서 주로 장년층이나 노년층에 초점이 집중되고 청년들을 위한 공약 등이 노출이 잘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2030 세대가 말하는 각 당이 청년을 사로잡지 못하는 이유/그래픽=윤선정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이번 선거는 공천이든 정책에서든 '청년이 실종된 선거"라며 "양당이 그저 퍼주기식으로 그저 서로 비슷비슷한 선심성 공약들을 쏟아내는데 고민이 얕고 철학의 빈곤을 보여줄 뿐"이라고 했다. 이어 "보수당은 반공 문제를 계속 내세우면서 최근에는 86 운동권 청산까지 갔고, 진보당은 친일 청산이나 검찰 독재만 외치는데 청년들 입장에서는 관심이 없는 주제"라며 "양당 중에 진짜 청년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부동산 격차, 결혼과 출산 문제에서 어젠다를 제시하거나 선점하는 당이 없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공약 잘못 내놨다가 견인(지지층 증가) 효과보다 배출(감소)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 이들은 성별로도 예민해서 타깃을 명확히 두기보다 두루뭉술하게 내놓는 것"이라고 했다. 청년 정책이 정당 입장에서 표를 얻기에 '가성비'가 떨어진단 뜻이다.

일단 청년 유권자가 과거보다 크게 줄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총선 2030 청년층 유권자(18~39세)의 비율은 전체의 30.7%로 4년 전 총선(34%)에 비해 3.3%p(포인트) 감소했다. 청년층 인구의 절대 규모도 1494만여명에서 1357만여명으로 줄었다. 반대로 60대 이상 선거인 수가 1411만여명(31.9%)으로, 사상 처음 2030 세대를 앞질렀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과거엔 2030 세대가 50~60%에 육박해서 이들이 으쌰으쌰 하면 정치판이 뒤집혔다"며 "일단 숫자가 어느 정도 돼야 정치세력화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2030 세대는 여전히 캐스팅보터로서 중요하다. 홍 소장은 "60대 이상은 4050대보다 훨씬 수가 적은데 국민의힘이 2030(정치인)을 싸가지 없다며 쫓아낸 것은 전략적으로 가장 큰 실수"라고 했다.

가뜩이나 정치권에 청년이 적은데 국회의원 후보에서마저 청년 비중이 줄었다. 청년이 양당은 이번 총선을 앞둔 공천 과정에서 개혁과 쇄신을 강조했지만 2030 청년층 후보 비율은 오히려 지난 총선에 비해 감소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 지역구에 출마하는 총 686명의 후보들 중 20대 후보자는 4명, 30대 후보자는 33명이다. 2030 청년층 비율은 5.4%로 지난 총선(6.1%)에 비해 하락했다.

궁극적으로는 2030세대가 진짜로 바라는 목소리를 정치권에서 낼 청년 정치인들을 길러내야 한단 지적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결국 (청년 정치인의) 절대적인 숫자가 늘어야 한다. 임계값(critical mass)이란 말이 있지 않나"라며 "정당별로 청년 정치인이 20명 정도씩은 있어야 두 세력이 뭉쳐서 지도부 눈치도 덜 보고 뭔가 할 공간이 생기지, 지금처럼 두 세명씩 있으면 세력화가 어렵다"라고 했다.

"측은지심? 도대체 어떤 심리냐"… '조국 열풍'에 2030은 당혹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0일 오후 광주 서구 풍암호수공원을 찾아 지지자들의 응원에 화답하고 있다. 2024.03.30. leeyj2578@newsis.com /사진=

"정치인을 팬심으로, 불쌍하다는 '측은지심'으로 지지하는 심리 자체가 이해가 안 가요. 도대체 어떤 논리가 작용하는 거예요?" (스스로 중도진보 성향이라고 밝힌 27세 직장인 서고운씨, 이하 가명)

4·10 총선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국 열풍'을 바라보는 2030 세대 유권자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를 향한 4050 세대의 열광적 반응과 달리 2030세대는 조 대표를 지지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는 냉담한 분위기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20·30대 청년 16명에게 '조국 열풍'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조 대표에 대한 2030 세대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2030 세대 유권자들은 입시비리 혐의를 받는 조 대표는 치열한 입시 경쟁을 거치며 공정이라는 가치에 민감해진 자신들 입장에서 '타협 불가능'한 대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부 2030 유권자에게서는 조 대표를 선명한 '정권 심판자'로 인식하는 등 조 대표를 지지하는 4050세대와 비슷한 심리가 읽히지만, '조국 열풍'은 정권심판론에 잠시 편승한 것일 뿐이란 회의적 의견도 많았다.

조국혁신당에 대한 세대 별 지지율/그래픽=이지혜

2030세대는 조 대표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가장 큰 흠결로 꼽았다. 조 대표의 '내로남불', '이중성'을 보여준다는 시각에서다. 자신이 보수 성향이라 밝힌 윤수민씨(27·여)는 "잘못을 저질러 유죄를 받은 조 대표를 마치 영웅처럼 떠받드는, 심판과 네거티브를 위해 많은 것들이 뒤틀리고 있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며 "(자녀 입시비리 의혹은) 조 대표의 이중성을 보여준 사건이자 입시 고통에 시달려온 청년 세대에게 큰 박탈감과 분노를 안겨준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윤씨는 "4050세대의 현 정권에 대한 분노가 조 대표의 존재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작 투표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후보 개인의 도덕성, 능력 검증을 모두 잡아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도 성향의 김진경(37·여)도 "평균적으로 부모 세대는 당을 보고 뽑는 경향이 있고 유명세가 있는 인물이라면 개인적 허물은 좀 덜 보는 것 같다"며 "(조국 열풍도) 전형적인 심판론식 접근에 '네임드' 인물이니 지지하자는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보수 성향의 직장인 김도훈씨(27)는 "자의든 타의든 조 대표는 죗값을 치렀고 법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그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죗값을 치렀다고 다시 국민을 대표하는 자리에 오르려고 하는 것이 공감은 가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진보 성향 2030 유권자 일부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조 대표가 민주당 대신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줄 것이란 기대감도 읽혔다.

자신이 진보 성향이라고 밝힌 직장인 성종원씨(35)는 "(조국 열풍은) 민주당에 대한 실망과 반발 아니겠나"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대선에서 패배했고 최근엔 자기 사람만 챙기는 등 문제가 많은데, 이 와중에 진보진영 내에 윤 대통령에 대한 '대항의 아이콘'이 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을 준비 중인 진보 성향의 진예솔씨(25)는 "아무래도 조 대표는 본인이 직접 (수사의) 표적이 됐고 겪었던 일들이 있어서 진짜 악바리 같은, 자기들이 힘을 받으면 진짜 뭔가 뒤집어놓을 것 같은 그런 게 느껴진다. 그런 맥락이 보인다"면서도 "민주당은 항상 (윤석열 정부에) 반대해왔으니까 또 반대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럼에도 조 대표에 대해 '열풍' 이라는 데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민주당을 지지했으나 지금은 자신을 '무당층'이라고 설명한 취업준비생 박철우씨(28)는 "민주당 내 강성 지지자들이 (자신의 정치적 지향을) 표현할 수 있는 '조국'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생겼고, 이들의 억눌렸던 뭔가가 조 대표를 통해 표출된 것일 뿐"이라며 "(조국 현상은) 열풍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030세대 유권자의 이러한 인식에 대해 "2030세대는 조 대표의 입시비리 의혹을 계기로 조 대표에 대해 이미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고 다시 조 대표가 뜬다고 해도 반응이 달라질 이유가 없다"면서 "반면 4050세대는 진보 성향이 강한 편이고, 윤석열 정부 심판은 해야 하는데 이 대표보다는 조 대표가 리스크가 덜하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제 곧 40대인데"...'위기의 기린아' 이준석, 2030의 엇갈리는 시선
이준석 개혁신당 경기 화성을 후보가 17일 경기 화성시 동탄에 마련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개혁신당 제공) 2024.03.17. /사진=뉴시스

대한민국의 가장 대표적인 청년 정치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운명이 4·10 총선에 달렸다.

2년 전 대선에서 국민의힘 대표로서 2030세대를 활용한 '세대포위' 전략으로 정권교체를 이룬 그다. '안티페미'(반 여성주의)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청년세대가 그 때만큼 정치적 효능감을 느낀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정당인 개혁신당을 창당, 홀로서기에 나선 이후 그가 거둔 정치적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친단 평이다. 본인이 출마한 경기도 화성을에선 정치 신인인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맹추격 중이지만 여전히 밀리고, 그가 이끄는 개혁신당의 비례대표 지지율은 조국혁신당에 한참 못 미치는 상태다.

촉망받던 '정치권의 기린아' 이준석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고전하는 이유가 뭘까.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2030세대 16명을 상대로 심층인터뷰를 통해 이 대표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 2030에게 이준석이란…"믿음직스럽지 않아" vs "청년세대 대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5일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공영운(왼쪽사진부터) 더불어민주당 후보,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각각 동탄4동, 6동, 7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표에 대해 정지훈씨(23·이하 가명)는 "이제 40대가 되어가는데, YS(김영삼)와 DJ(김대중)가 40대부터 대권주자였던 점을 생각해보면 정치에 대한 욕심과 상징성은 있지만 능력은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구민지씨(23·여)는 "젊은 꼰대 같은 생각일지 모르지만 여당 대표가 되고 나서 자꾸 불협화음을 내는 걸 보고 신뢰를 상실하게 됐다. 믿음직스럽지 않다"고 했다.

전민우씨(32)는 "잘 모르고 관심 없다. 하버드대 나오고 엘리트 중 엘리트인 이준석이 진짜 국민을 대표할 수 있나 싶긴 하다"며 "인지도를 더 높이려면 실제 당선됐을 때 서민들 마음, 다수 노인들의 마음도 대변할 수 있단 걸 증명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IC21}반면 그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단 평가도 많다. 박철우씨(28)는 "어떤 정치인이든 특정 세대를 완전히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청년세대가 무시당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확실히 지적해준 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에서의 행보엔 "양당 구도를 깰 만한 확실한 아젠다를 못 가져오고 있다. 이준석의 장점을 못 살린다고 느끼는데 신당의 한계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도훈씨(27)는 "지극히 합리적이고 자신의 팬층의 니즈를 정확히 반영할 줄 아는 논리적인 사람"이라며 "그 정신이 끝까지 지속되길 바랬지만 그러진 못했다고 생각한다. 몸집 키우려고 대척점의 가치관을 갖고 있는 사람(이낙연)이랑 억지 웃음을 지으며 (새로운미래와) 합당을 해서 신뢰를 잃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준석이 추진하고자 하는 방향성과 토론에서 말하는 논지들을 살펴보면 청년세대를 대표하면서 정책에 대한민국의 거시적인 미래를 반영하려고 하는 몇 안 되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민준씨(26)는 "택시 운수업에 뭔가 문제가 있었을 때 실제 택시를 운영한 적이 있는데 말만 하는 정치인은 아니구나 느꼈다"고 했다.

◆ 양극화 정치구도 속 이준석의 도전…전문가들 "전략 실패"

${IC22}전문가들은 대체로 이 대표의 '고전'이 그의 개인 역량 부족보다 양극화된 정치구조에서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총선에서 이 대표의 전략이 다소 빗나갔다는 것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은 거대양당 간 양극화 구도의 선거라 모든 게 정당 논리로 가고 있다. 모든 선거가 정권심판론이냐, 야당 견제론이냐로 가는데 개인 역량을 발휘할 공간이 있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향이자 계속 활동했던 (서울) 노원을 두고 왜 화성에 갔는지가 이해 안 된다. 화성 평균연령이 34.7세라는데 다른 말로 민주당 지지하는 40대가 많단 뜻으로 유리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2년 전 대선 땐 2030에게 이준석이라는 정치의 중심축이 있었고 그가 2030의 힘을 어떻게 쓸지 전략도 제시를 했다"며 "지금은 이준석이 그 역할을 못 한다. 세대포위론으로 연대했던 세력과 대척점에 섰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상태에서는 2030이 전략적으로 자기의 힘을 투사할 전략적 로드맵이 안 나오니 이번 선거를 관망하며 분산된 상태로 지켜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전략 차질이 일부 2030의 무당층화에 영향을 미쳤단 것이다.

홍 소장은 개혁신당이 조국혁신당 만큼의 지지율을 얻지 못하는 데 대해 "힘을 실어줘서 의석 수가 10석 정도 나오면 (개혁신당에 투표하러) 가겠지만 해봤자 5석 정도 나올 것 같아서"라며 "주류가 안 되면 레버리지(지렛대) 역할이라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 뭉칠 의욕이 덜 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이준석은 정확히는 셀럽(유명인)이다. 셀럽이 거대양당 한쪽에 있을 땐 일부 지지층을 끌어오는 플러스 알파 효과, 시너지를 낸다"며 "그래서 이대남(20대 남성)을 데려와 스타가 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근데 독자적 영역을 개척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초반에 지지율이 9%까지 올랐을 때 지금 조국 대표가 하듯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바람몰이, 공중전을 했어야 하는데 동탄(화성을)에 매몰돼 지상전을 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천현정 기자 1000chyunj@mt.co.kr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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