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민심’ 마주한 날…韓 “흩어지면 죽는다” vs 李 “더는 못견뎌”

이혜영 기자 2024. 4. 6.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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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간 사전투표율 31.28% 기록…전국 1384만 명 참여
한동훈, PK·대구서 이조 심판 부각하며 “범죄자 안돼”
이재명, 수도권서 ‘대파 논란’ 난타 “파틀막, 국민 우습나”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4월5일 사전투표에 참여하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연합뉴스

제22대 총선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31.28%'를 경신하며 마무리됐다. 여야는 사전투표에 실린 민심을 '정권 심판', '거야 심판'으로 상반된 해석을 내놓으며 막판 표심몰이에 총력전을 벌였다. 

유권자 3분의1 사전투표 참여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틀간 진행된 총선 사전투표율은 31.28%로 집계됐다. 역대 총선에서 사전투표율이 30%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유권자 4428만11명 가운데 1384만9043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이는 2020년 열린 21대 총선(26.69%)보다 4.59%포인트(p) 높은 것으로, 사전투표가 적용된 역대 총선 중 최고치다.

ⓒ 시사저널 양선영 디자이너

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41.19%)으로 40%대를 돌파했고 전북(38.46%), 광주(38.00%), 세종(36.80%)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은 32.63%, 인천은 30.06%를 기록했다.

사전투표가 가장 저조했던 곳은 대구로 25.60%로 나타났다. 제주(28.50%)와 경기(29.54%), 부산(29.57%) 등도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한동훈 "범죄자에 미래 못 맡겨"…이재명 "악어의 눈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주말이자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6일 부산·울산·경남(PK)과 대구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마지막 유세지인 대구가 사전투표율 최저를 기록한 것을 의식한 듯 "오늘 사전투표율이 대단히 높아진 것을 보셨느냐"며 "서로가 결집하고 있다. 이럴 때 우리가 결집하지 않으면 진다"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이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것이 굉장히 오래된 말이지만 제가 여기서 말하게 될 줄은 몰랐다. 국민의힘으로 뭉쳐달라"며 "대한민국이 범죄자에게 미래를 맡길 수는 없지 않으냐"고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을 꺼내들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4월6일 부산 북구 화명역 앞에서 박성훈 후보, 서명수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 위원장은 이날 PK 지역 유세에서 김준혁 민주당 수원정 후보의 '막말' 논란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한 위원장은 경남 거제시 고현사거리 유세에서 "김 후보와 이재명 대표와 같은 분들은 확신범"이라며 "그분들은 머릿속에 변태적이고 도덕을 무너뜨리고 인간을 혐오하는 생각들로 머리에 가득 차 있다. 이런 사람들이 국회로 가면 김 후보, 이 대표가 한 얘기 정도는 대한민국 표준이 된다"고 지적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소 '대파 반입 금지' 결정에 대한 야권의 비판에도 맞불을 놨다. 한 위원장은 부산 사하구 유세에서 "이런 식이라면 일제 샴푸, 위조된 표창장, 법인카드 등을 들고 투표장에 가도 되겠느냐"고 힐난했다.

부산 해운대구 유세에서 한 위원장은 역대급 사전투표 열기와 함께 격전지가 된 부산 상황을 의식한 듯 "(여론조사를) 무시하시라. 의미 없다"며 "지금까지 총선에서 맞았던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월6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사거리에서 지원 유세를 하던 중 대파 헬멧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수도권 주요 격전지를 찾아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꺼내들며 파상공세를 펼쳤다. 특히 '대파 논란'을 적극 파고들며 화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한 박성준 후보 지지 유세 현장에서 "칼틀막, 입틀막도 부족해 이제는 파틀막까지 한다"며 "황당한 정부 아니냐. 왜 이렇게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대표는 부승찬 경기 용인병 후보 지원 유세에서 대파와 쪽파를 붙인 헬멧을 건네받자 이를 들어올리며 "투표소에 들어갈 때 대파는 안 된고 쪽파는 된다. 나중에 사전투표를 가면 쪽파만 붙여서 가라"고 꼬집었다.

정부와 여당을 향해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며 "엎드려 큰절하면서 '반성한다, 사과한다' 외치기 시작했다. 그들의 눈물은 강자들이 권력을 누리다 권력을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악어의 눈물"이라고 쏘아붙였다.

경기 여주·양평 유세 현장에서 이 대표는 김건희 여사 일가 연루 의혹이 불거진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을 파고들었다. 이 대표는 "1조원 가까이 드는 그 엄청난 사업을 갑자기 누가 땅 가지고 있다는 그쪽으로 획 바꾼다는 게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느냐"며 "어쩌다가 국민을 이렇게 우습게 보고 국민들을 억압하는데 권력을 사용하게 됐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경기 포천시·가평군 유세에서는 지난 대선 결과를 언급하며 "0.73% 간발의 차이로 대선에서 결론이 바뀌는 바람에 지금 우리가 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더이상 이런 폭정과 무능을 견딜 수 없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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