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괴롭혀 주십쇼" 캠프 중도 탈락에 칼 갈았다…돌아온 방출생 거포, 배배 꼬인 매듭 풀었다 [오!쎈 부산]
[OSEN=부산, 조형래 기자] 풀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배배 꼬인 실타래를 푼 장본인이 됐다. 롯데 자이언츠 이정훈이 올해 첫 1군 콜업 이후 맹타를 휘드르고 있고 팀 타선의 막힌 혈을 뚫었다.
이정훈은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하면서 팀의 8-1 대승을 이끌었다.
롯데는 개막 이후 타선의 침체로 골머리를 앓았다. 기회를 잡는 것도 부족했고 해결 능력도 떨어졌다. 중심 타선에 포진된 3번 빅터 레이예스와 4번 전준우가 고군분투했지만 두 선수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두 선수를 뒷받침 해줄 5번 타순에 들어설 선수가 마땅치 않았고 어느 선수도 만족스러운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모든 수를 써야 했다. 결국 김태형 감독은 지난 4일 2군에서 이정훈을 콜업했다. 2022시즌이 끝나고 KIA에서 방출된 이정훈은 지난해 롯데의 부름을 받고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타격에 강점이 있었지만 본래 포지션인 포수 수비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후 1루와 외야 등 여러 포지션을 전전했지만 결국 제 포지션을 찾지 못했다.
롯데에서도 타격 하나 만큼은 인정했지만 끝내 포지션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롯데 유니폼을 입고 59경기 타율 2할9푼6리(152타수 45안타) 1홈런 17타점 17득점 OPS .719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겼지만 결국 레귤러 멤버로 도약하지 못한 것은 수비 때문이었다.
올해 이정훈은 다시 외야와 1루를 오가며 포지션 획득을 위해 노력했다. 괌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했다. 그러나 이정훈은 괌 스프링캠프 이후 실전 경기가 펼쳐지는 2차 오키나와 캠프로 넘어가지 못했다. 중도 탈락했다.
결국 이정훈은 2군에서 개막을 준비했고 1군 타격이 풀리지 않자 이정훈은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이정훈은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 4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콜업되어 대타로 등장해 2루타를 뽑아냈다. 5일 사직 두산전에서도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예열을 했다.
그리고 이날 이정훈은 해결사 역할을 하면서 타선의 막힌 혈을 뚫고 지독히도 풀리지 않던 매듭을 풀어냈다. 3회 2사 2,3루에서 레이예스의 2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은 롯데. 이후 전준우의 우측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적시 2루타로 1점을 더 뽑았다. 3-0의 리드. 하지만 추가점이 반드시 필요했다. 확실한 기선제압을 위해서는 다음 타석의 이정훈이 중요했다.
이정훈은 2사 2루에서 팀이 원하던 추가점까지 올렸다. 2사 2루에서 좌중간 적시 2루타를 뽑아내며 팀에 4-0 리드를 안겼다.
아울러 5회 1사 1,2루에서는 2루수 땅볼을 때리면서 진루타에 만족했지만 6-1이던 7회 1사 2,3루 기회에서는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뽑아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정훈이 팀에 필요한 타점을 모두 올려주면서 마음 졸이며 경기 후반을 지켜보지 않아도 됐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도 “타선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좋았고 베테랑 선수들 및 레이에스 선수의 활약이 좋았다”라면서 “특히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정훈 선수의 활약이 돋보였다”라고 칭찬했다.
이정훈은 “ 괌 캠프 후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 못했을 때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가장 먼저 생각했다. 퓨처스에 합류했을 때 김용희 감독님을 비롯해서 김평호, 이병규, 이성곤, 나경민 코치님이 진심으로 많이 도와 주셨다”라면서 “코치님들께 많이 괴롭혀 달라고 말씀하셨는데, 퓨처스에 있는 동안 오랜 시간을 투자해주셨다”고 퓨처스 코칭스태프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퓨처스에 있을 때 개인적으로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하자. 부끄럽지 않도록 가진 것을 다 보여주자.”고 생각했다. 동기부여가 있었기 때문에 늦지 않게 1군에 올라올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면서 마음가짐을 독하게 먹었다고 전했다.
이날 2안타 3타점의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쳤지만 6회 1사 1,2루에서 때린 2루수 땅볼에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오늘 경기를 돌아봤을 때 안타를 쳤던 타석 보다는 세번째 타석에서 2루 땅볼 친 것이 아쉽다. 조금만 더 앞에서 맞았으면, 좋은 타구를 생산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이정훈은 지금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 팀의 반등에 동력이 되고자 한다. 그는 “오늘 승리를 계기로 팀으로 더 잘 뭉쳐서 팬분들께 좋은 경기력 보이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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