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 평가, 좀 그렇다”라고 했지만…그렇게 나갈 수도 있는 운명, 한화 미래의 파이어볼러 클로저니까[MD고척]

고척=김진성 기자 2024. 4. 6.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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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키움의 경기.한화 김서현이 6회말 무사 1루에서 임지열을 병살로 잡은 뒤 수비수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고척=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어제 경기 김서현은 평가하기가 좀 그렇다.”

한화 이글스 최원호 감독도 당황스러웠던 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4회까지 56구로 키움 타선을 압도하던 류현진이 5회에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최원호 감독은 솔직하게 “바꿀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라고 했다.

한화 김서현의 역투 / 마이데일리 DB

사실 그랬다. 에이스가 4회까지 퍼펙트에 가까운 투구를 했는데, 5회에 갑자기 7타자 연속안타를, 심지어 첫 타자를 제외한 6타자 연속 초구와 2구에 적시타를 내줄 것이라고 누가 상상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경기가 빠르게 진행되면, 벤치에서도 대응하기 어려운 게 맞다.

최원호 감독은 5일 경기 5회말을 수습하면서, 우선 류현진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불펜을 쳐다봤다. 김서현, 이태양, 김기중이었다. 그런데 김기중은 같은 좌완이라 내세우기 좀 그랬다. 이태양은 몸 푸는 시간이 충분히 필요한 타입이라는 게 최원호 감독 설명. 

그렇다면 남은 카드는 김서현이 유일했다. 김서현이 몸이 빨리 풀리는 타입이라기보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게 최원호 감독의 회상. 정확하게는 이태양이 나가야 했으며, “김서현이 나갈 타이밍은 아니었다”라고 했다.

그렇게 마운드에 올라간 김서현은 ⅔이닝 1피안타 1탈삼진 2사사구 1실점(비자책)했다. 김서현 역시 정신이 없었던 게 확실하다. 올라가자마자 이형종에게 초구 패스트볼을 넣다 적시타를 맞았다. 송성문을 삼진 처리했으나 김재현에게 사구를 기록했다. 결국 임지열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고, 이주형에겐 1루수 실책으로 또 피출루. 로니 도슨을 패스트볼로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고 겨우 이닝을 마쳤다.

알고 보면, 김서현이 앞으로 이런 비슷한 상황을 맞이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불펜 투수가 가장 어려운 게, 등판 시점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대다수 감독은 되도록 불펜들도 등판 시점, 상황을 비교적 명확하게 설정해 미리 인지시킨다. 쉽지 않지만 1년 내내 그 역할을 고정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야구에선 5일 한화 마운드처럼 그런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전문 불펜으로 커리어를 쌓기로 한 김서현에겐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런 김서현은 6일 고척 키움전에도 나갔다. 6회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2-6으로 뒤진 상황. 김서현은 선두타자 김재현에게 체인지업을 던지다 우선상 안타를 맞았으나 임지열을 패스트볼로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했다. 이후 잘 나가는 이주형도 체인지업으로 중견수 뜬공 처리했다. 단 9개의 공으로 1이닝 순삭. 전날과 달리 준비된 상황이었고, 계산된 투구를 선보였다.

김서현은 150km를 상회하는 패스트볼을 지닌 스리쿼터다. 장차 한화를 대표하는 파이어볼러 클로저로 성장 코스를 밟는 게 최상이라는 평가. 지난 2년간 제구 이슈가 있었다. 그러나 전문 불펜으로 돌아선 올 시즌, 3경기서 3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사사구는 5일 경기서 범한 2개에 불과하다.

한화 김서현의 역투/ 마이데일리 DB

한화는 시즌 첫 연패했지만, 그 와중에 김서현의 오늘과 미래를 확인하는 수확도 있었다. 자꾸 이런 경험을 쌓고, 해결하고, 극복하며 발전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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