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日 캠프 합류 불발→1군 복귀 3G 0.444…"부끄럽지 않도록 다 보여주자"는 스스로 만든 동기부여의 결실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부끄럽지 않도록 가진 것을 다 보여주자"
롯데 자이언츠 이정훈은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2차전 홈 맞대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 팀의 8-1 완승에 큰 힘을 보탰다.
지난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전체 94순위로 KIA 타이거즈의 선택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타격 재능 만큼은 확실한 선수로 평가 받았는데, 수비에서 약점을 보인 까닭에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었다. KIA는 포지션 전향을 통해 이정훈의 장점을 살려보기 위해 애썼지만 끝내 꽃을 피우지 못했고, 2023년 KIA와 동행이 종료됐다. 이에 롯데도 이정훈의 타격 능력을 활용하기 위해 움직임을 가져갔고, 이정훈은 2023년부터 본격 롯데 유니폼을 입기 시작했다.
지난해 이정훈의 활약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이정훈은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경기인 59경기에 출전했고, 45안타 1홈런 17타점 타율 0.296 OPS 0.719로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이에 미국 괌에서 열린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승선했고, 쉴 틈 없이 구슬땀을 흘렸다. 그런데 캠프 기간 동안 새롭게 부임한 김태형 감독의 눈에 들지 못했고, 결국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2차 캠프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군으로 내려간 이정훈은 시범경기 기간 중에도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고, 결국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1군 콜업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정훈은 퓨처스리그 5경기에서 8안타 3타점 타율 0.471 OPS 0.900으로 무력시위를 펼쳤고, 전체적으로 타격 페이스가 떨어져 있었던 롯데는 지난 4일 경기에 앞서 이정훈을 전격 콜업했다.
이정훈은 콜업 직후 한화 이글스와 맞대결에서 결기 막판 대타로 출전해 2루타를 터뜨리며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이튿날(5일) 곧바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6번 타자로 출전한 이정훈은 첫 두 타석에서는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생산하는 등 4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6일 경기에는 타순이 조금 더 앞당겨진 5번에 배치됐다. 사령탑의 이 선택은 완벽히 적중했다.
이정훈은 이날 첫 번째 타석에서 두산 '토종 에이스' 곽빈을 상대로 2루수 땅볼을 기록하며 경기를 출발했는데, 두 번째 타석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이정훈은 3-0으로 앞선 3회말 2사 2루에서 곽빈의 5구째 148km 직구를 공략, 좌중간 방면에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이후 세 번째 타석에서 다시 한번 2루수 땅볼에 머무른 이정훈은 6-1로 크게 앞선 7회말 2사 2, 3루에서 두산의 바뀐투수 최종인을 상대로 7구째 126km를 받아쳐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고, 승기에 쐐기를 박았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이날 마운드에 올랐던 투수들과 타선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칭찬하는 과정에서 "특히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정훈의 활약이 돋보였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미국 괌 캠프 이후 이정훈은 어떻게 시즌을 준비했을까. 그는 "괌 캠프 후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하지 못했을 때 가장 먼저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생각했다. 퓨처스에 합류했을 때 김용희 감독님을 비롯해 김평호, 이병규, 이성곤, 나경민 코치님이 진심으로 많이 도와주셨다. 코치님들께서 '많이 괴롭혀 달라'고 말씀하셨는데, 퓨처스에 있는 동안 오랜 시간을 투자해 주셨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정훈은 퓨처스에 머무르는 동안 스스로 동기부여까지 만들었다. 그 점이 일찍 1군으로 돌아올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정훈은 "퓨처스에 있을 때 개인적으로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하자. 부끄럽지 않도록 가진 것을 다 보여주자'는 생각이었다. 동기부여가 있었기 때문에 늦지 않게 1군에 올라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안타 3타점. 이날 경기를 돌아보면 어땠을까. 이정훈은 "오늘 경기를 돌아봤을 때 안타를 쳤던 타석보다는 세 번째 타석에서 2루수 땅볼을 친 것이 아쉬웠다. 조금만 앞에서 맞았으면, 좋은 타구를 생산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도 "오늘 승리를 계리로 팀이 더 잘 뭉쳐서, 팬분들께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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