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안경 에이스!"…김태형 감독이 불렀다, 'KKKKKKKKK' 박세웅이 화답했다
[스포티비뉴스=사직, 김민경 기자] "야 안경 에이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6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 도중 6회 등판을 준비하던 박세웅(29)을 불러세웠다. 모처럼 초반부터 타격이 화끈하게 터진 덕분에 6-1로 리드하고 있었고, 박세웅은 5회 홈런 하나를 맞긴 했으나 1~2이닝은 더 던질 수 있을 정도로 페이스가 좋았다. 박세웅은 김 감독 곁으로 가면서 '왜?'라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의문은 금방 풀렸다. 박세웅은 "감독님께서 내가 6회 올라갈 대 '야 에이스! 안경 에이스!'라고 부르셨다. 감독님께서 '저기(마운드) 가서 부담 없이 던지고 와'라고 하셨다. 그렇게 감독님께서 믿어주시니까 보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께서 그런 말씀을 해 주시는 것 자체가 내가 마운드에서 던지는 것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끔 하니까. 감독님의 한마디가 있어서 더 힘이 났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박세웅은 시즌 최고의 투구로 부응했다. 7이닝 103구 5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9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첫승(1패)을 신고했다. 직구(44개)에 커브(25개), 슬라이더(21개), 포크볼(13개)을 섞어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까지 나왔다. 103구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70개에 이를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가 빛을 봤다.
직전 경기에서 부진한 직후였기에 이날 호투는 더더욱 의미가 있었다. 박세웅은 지난달 30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에서 3⅓이닝 9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8실점(5자책점)으로 무너지면서 시즌 첫 패를 떠안아야 했다.
박세웅과 호흡을 맞춘 포수 정보근은 "지난 경기 때 너무 도망가고 피해 다니는 피칭을 해서 오늘(6일)은 조금 공격적으로 가자고 했다. 타자들도 공격적이다 보니까. (박)세웅이 형 공이 좋으니까 우리가 역으로 더 공격적으로 가보자고 한 게 주효했던 것 같다. 빠지는 볼은 버리고 최대한 박스(스트라이크존) 안에 넣으려고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경기보다 확실히 구위도 더 좋았고, 일단 세웅이 형한테 너무 안 맞으려고 던지지 말고 조금 더 크게 보고 던지라고 했다. 나 믿고 그냥 그렇게 던지라고 했는데 잘 따라줬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세웅은 "작년보다는 (승리를) 빨리 한 것 같은데, 지난 경기가 안 좋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사이에 공부도 많이 하고, 컨디션 관리를 또 하면서 오늘 첫 승을 하게 돼서 기쁜 마음이 크다. 초반에 타자를 상대할 때 타자를 속여서 잡는다기보다는 그냥 붙어서 잡는다는 생각을 조금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직전 경기처럼 아쉬움 또는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박세웅은 "지난 경기에서는 내가 구위보다 제구로 타자를 잡으려 했던 게 볼이 되고, 볼이 많아지면서 아쉬운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제구로 타자를 잡는 투수가 아니라 구위로 타자를 잡는 투수였던 것을 다시 되뇌면서 오늘 피칭을 했다. 우리가 연패 기간이기도 했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야구장에서 최대한 많이 발휘해서 팀이 이기는 데 기여하고 싶었다"고 했다.
옥에 티가 있었다면 5회초 박준영에게 홈런을 맞은 장면이었다. 2사 후였는데 박준영에게 좌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슬라이더를 선택했는데, 박준영의 방망이에 제대로 걸렸다. 타구 속도 152.7㎞, 비거리 120m에 이르는 대형 홈런이었다.
박세웅은 "분석지를 봤을 때는 실투는 아니었다. 타자가 잘 친 것이니 실투는 아니라서 인정해야 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원했던 코스에 잘 들어갔는데 타자가 잘 쳤다고 생각한다"고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박세웅은 이날 탈삼진 9개를 기록하면서 김 감독의 기대에 화답했다. 그는 "물론 좋은 경기에서 삼진이 많이 나오는 투수이기도 하지만, 오늘 초반에 비슷비슷하게 가다가 점수가 나면서 경기를 편하게 할 수 있었다. 또 무엇보다 감독님께서 6회 올라갈 때 '야 안경 에이스, 저기 가서 부담없이 던지고 와'라고 하셔서 감독님께서 믿어주시는 것에 보답하고 싶었다. 감독님께서 그런 말씀을 해 주시는 것 자체가 내가 마운드에서 던지는 것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해주니까. 그런 감독님의 한마디가 힘이 됐다"고 밝혔다.
6회까지 92구를 던진 박세웅은 7회에도 등판하며 불펜 소모를 줄였다. 덕분에 롯데는 8회 전미르, 9회 김원중까지 불펜 2명으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박세웅은 7회 등판과 관련해 "코치님께서도 물어보셨고, 한 이닝 더 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셨다. 나도 내가 던지면 투수들이 쉴 수 있으니까. 왜냐면 지난 경기에서 (나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웃음), 중간투수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길이 선발투수로서 많은 이닝을 던져서 하루라도 휴식을 더 주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던졌던 것 같다. 투수코치님께서도 한 이닝 더 던지는 것을 원하셨기 때문에 올라갔던 것 같다고 했다.
롯데 팬들은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박세웅의 이름을 크게 연호하며 호투에 박수를 보냈다. 박세웅은 "오랜만에 들어보는 것 같다"고 답하며 웃은 뒤 "이렇게 많은 팬분들이 오셔서 응원해 주신 만큼 이제 4월이 시작됐으니까. 우리가 3월에 했던 것을 만회해서 이제 (승패 마진) 마이너스를 플러스로 만드는 그런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롯데는 박세웅의 호투에 힘입어 두산을 8-1로 꺾고 시즌 3승(8패)째를 챙겼으나 상위권까지 올라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박세웅은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 내가 제일 중요한 키(플레이어)인 것 같다. 내가 마운드에서 오늘처럼만 던지면 우리는 플러스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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