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향산 현신규 박사 [앵커人]
[앵커]
어제(5일)가 식목일이었죠.
앵커인, 오늘(6일)은 우리나라 산림녹화에 크게 기여한 분을 소개합니다.
고 향산 현신규 박삽니다.
고인의 생전 육성 등을 토대로 업적을 김현경 앵커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수원의 조림집니다.
수십 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가 즐비합니다.
이 소나무의 수종은 리기테다 소나무, 세계적인 산림학자 고 향산 현신규 박사가 개발한 것입니다.
[김인식/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리기테다 소나무 같은 경우는 당시 척박한 우리나라 산림에 녹화를 빨리하기 위해서 생장도 빠르고 추위에 강하면 곧게 자라는 나무를 만든 것이고요."]
1912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난 현 박사는 고등학생 때 한 사상가의 글을 읽고 산림학을 평생의 소명으로 받아들입니다.
[故 향산 현신규 박사/1981년 인터뷰 : "지금 주어진 그 자리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길이 곧 자기의 사명을 발견하는 길이요. 자기의 사명을 성취하는 길이라고 하는 그러한 글귀에 내 마음에 큰 광명이 비춰서..."]
대한민국 최초의 산림학자로 기록돼 있습니다.
6.25 전쟁으로 민둥산이 된 대한민국에 나무를 심는 데 앞장섰습니다.
[김인식/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현 박사님은 나무를 키우는 것이 곧 애국하는 길이라는 그런 사명을 갖고 계셨습니다. 우수한 나무를 만들어서 조림하는 쪽으로 기여를 해야되겠다는 생각을 가지셨고."]
리기테다 소나무는 이런 노력의 과정에서 탄생했습니다.
[故 향산 현신규 박사/1981년 인터뷰 : "우리나라가 제일 많이 조림하고 있는 리기다 소나무에다가 미국에서 제일 우수하다고 하는 테다 소나무의 꽃가루를 줘서 교배를 시켜가지고 그것을 리기테다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짧은 기간에 푸르게 변한 우리 숲을 보고 해외에선 기적의 소나무라고 했습니다.
업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 토양에 맞는 현사시 나무를 개발했습니다.
이태리 포플러 나무도 도입했습니다.
불철주야 연구에 매진했습니다.
[故 향산 현신규 박사/1981년 인터뷰 : "밤 1시, 2시 될 때까지 고단한 줄도 모르고 연구를 한 그때의 생각은 지금도 즐거운 회상이 되고 있습니다."]
1973년부터 시작된 산림녹화 10개년 계획에도 기여했습니다.
[김인식/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치산 녹화계획을 수립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셨고 그게 실행될 수 있도록 산림청 개청하는데에도 많은 도움을 주셨던 걸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산림학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대한민국에서 나무의 가치를 알아본 사람이었습니다.
[故 향산 현신규 박사/1981년 인터뷰 : "산림이라는 것은 그 나라의 국토를 보전해주는 목재를 생산해주고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가지 공익적인 후생적인 기능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어디를 가나 울울창창한 우리의 산림, 이는 저절로 된 게 아니었습니다.
[김인식/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우리나라 산림이 현재 약 6백30만 헥타르라는걸 감안했을 때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15%에 해당하는 면적을 현신규 박사님이 만드신 나무로 식재했던 그런 성과가 있습니다."]
[故 향산 현신규 박사/1981년 인터뷰 : "내 몸과 마음은 끝까지 생명이 끝나는 그 날까지 우리나라의 산림이 하루바삐 개량종자에 의해서 울울창창한 산림이 이루어는 것을 염원할 것입니다."]
KBS 뉴스 김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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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기자 (hk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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