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전망대] 벌금 내도 괜찮다? 북한이 홈경기 거부한 이유
[뉴스데스크]
◀ 앵커 ▶
얼마 전 북한은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던 일본과의 월드컵 예선 경기를 취소해 몰수패를 당하고 벌금 징계까지 받았습니다.
북한은 이점이 많은 홈 경기를 왜 취소했는지, 그리고 일본을 향해서는 왜 계속 날 선 목소리를 내는지 통일전망대 김윤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21일 도쿄에서 열린 일본과의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1:0으로 진 북한 축구팀 감독은 다음 경기에서 꼭 설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신용남/북한 대표팀 감독] "우리 동포들한테 좋은 훌륭한 모습, 경기를 안겨주려고 했는데 못해서 다음 경기 결과를 좀 많이 기대해 주십시오."
하지만 다음 경기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에 따라 지난달 26일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북한은 경기 개최가 어렵다고 아시아축구연맹에 통보했습니다.
공식적인 이유도, 변명도 없었습니다.
북한은 제3의 중립지역에서 경기가 진행되길 바란다면서도 대체 경기장을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국제축구연맹 FIFA는 일방적인 경기 취소의 책임을 물어 북한에 몰수패 징계를 내리고 1만 스위스 프랑, 우리 돈 1천 5백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북한은 왜 경기를 취소했을까?
일본 매체들은 북한이 일본에서 유행 중인 전염병을 핑계로 일본 선수들 입국을 막았다고 추정합니다.
하지만 정말 감염병이 우려됐다면 지난 2월, 일본과의 여자 축구 경기를 사우디에서 치른 것처럼 미리 대체 장소를 찾았을 법하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열악한 경기장 환경을 의식해 홈 경기를 피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 또한 홈 경기의 이점을 생각하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교수] "북한 선수는 거기서 훈련을 했잖아요. 오히려 잔디가 안 좋고 시설이 안 좋다고 하면 일본 선수들한테는 불리한 조건이 될 수 있는데, 북한에게는 더 고마운 거죠."
그런 만큼 대다수 전문가는 최근 양국의 정치 외교적 행보에 주목합니다.
'못 만날 이유가 없다'며 관계 개선의 여지를 내비쳤던 북일 양국이 축구를 계기로 만났는데, 협상이 뜻대로 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 "북일 관계 관련 실세랄까, 위임을 받은 사람이 일본하고 비공개 협상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죠. 그런데 협상에서 별 진전이 없고 그러니까 평양에서 축구하는 것도 취소하고, 김여정이 담화도 발표하고 그렇게 이어진 것 같고‥"
실제로 FIFA의 공식적인 경기 취소 발표 직후 김여정 부부장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로부터 정상회담 제의를 받았지만 원한다고 만나주지 않는다", "주권행사를 간섭하고 문제시하려 드는 일본과 어떤 접촉도 거부하겠다"는 작심 발언을 잇달아 쏟아냈습니다.
북한에게 스포츠를 통한 외교는 꽤 익숙하고 선호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스포츠를 어떤 하나의 정치 외교적인 압박 수단으로도 기꺼이 희생시키는 것이 이제 북한 체제의 어떤 특징이라고 볼 수가 있는 거죠."
정치·외교적 판단에 따라 스포츠가 애꿎게 피해 본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편집 : 허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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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허유빈
김윤미 기자(yo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87011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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