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부활인가, 최고 155㎞ 강속구 뿜었다… 불펜 악몽 SD, 4월 초 콜업도 가능?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마이너리그에서 차분히 자신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구위를 끌어올릴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있는 고우석(26‧샌디에이고)이 2주 전보다는 확실히 좋아진 모습으로 올 시즌 첫 공식 경기 등판을 마쳤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의 결과와 별개로 컨디션이 좋아지면 바로 콜업해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고우석이 그 구상에 점차 다가서고 있는 가운데, 불펜 사정이 급한 샌디에이고가 고우석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도 관심이다.
현재 구단 산하 더블A팀인 샌안토니오에 배당돼 시즌 개막을 맞이한 고우석은 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아마릴로 호지타운에서 열린 아마릴로 소드푸들스(애리조나 산하 더블A팀)와 경기에 9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좋은 출발을 알렸다. 메이저리그나 트리플A보다 시즌 개막이 늦은 더블A 일정 관계로 고우석은 이날에야 첫 실전 등판을 가질 수 있었다. 전반적인 경기 결과도 좋았고, 경기 내용에서도 고무적인 대목이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거쳐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 옵션과 인센티브 포함 2+1년 최대 940만 달러에 계약한 고우석은 시즌 시작부터 큰 시련을 겪었다. 지난 3월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LA 다저스와 개막 2연전에 참가할 샌디에이고의 31인 명단에 포함돼 서울로 왔으나 끝내 26인 로스터에 등록되지 못한 채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의 컨디션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판단 하에 조금 더 장기적인 구상을 펼쳐보이기 시작했다.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엘 파소로 보내기보다는 더블A팀인 샌안토니오로 보냈다. 고우석의 기량이 더블A 수준이라는 게 아니었다. 지금은 성적보다 고우석이 정상적인 자기 컨디션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그렇다면 시즌 개막이 메이저리그와 비슷한 트리플A보다는 일주일 정도 늦어 더 조정을 할 시간이 있는 더블A로 보내는 게 맞다고 여겼다. 결과보다는 자신의 구위 자체에 더 집중하라는 배려였다.
아쉬움과 함께 서울을 떠난 고우석은 이날 첫 등판에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 1이닝 동안 16개의 공을 던졌고, 피안타나 볼넷 없이 삼진 2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투구를 했다. 16개의 공 중 10개가 스트라이크로 스트라이크 비율도 높았다. 무엇보다 고우석의 구속이 올라오는 경향이 뚜렷했다. 상대적으로 기량이 떨어지는 더블A 타자들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고우석이 이것저것 신경을 쓰지 않고 자기 투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좋은 스파링이었다.
고우석은 팀이 12-5로 앞선 9회 마지막 투수로 등판했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고우석이 익숙한 순간 등판할 수 있도록 만든 배려로 느껴졌다. 고우석은 선두 A.J 부코비치를 상대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1B-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볼 두 개를 연거푸 던져 풀카운트에 몰렸지만, 6구째 바깥쪽 커터로 루킹 삼진을 잡았다. 중계방송에 찍힌 구속은 90.16마일(약 145.1㎞)이 나왔다. 정상적인 구속 범주였다.
고우석은 후속 타자인 J.J 도라지오를 중견수 뜬공으로 정리하며 아웃카운트를 불려나갔다. 그리고 마지막 타자인 네이피 카스티요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고우석은 헛스윙으로 2S의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었고, 1B-2S에서 4구째 떠오르는 듯한 강력한 하이패스트볼을 던지며 힘없는 스윙을 유도했다. 이 공의 구속은 95.17마일(약 153.2㎞)까지 나왔다. 중계방송에서 이날 고우석의 최고 구속은 96.24마일(약 154.9㎞)이 나왔고, 패스트볼은 꾸준히 94마일(약 151.3㎞) 이상을 유지했다.
경쾌한 몸놀림이었다. 피니시 동작에서의 호쾌함도 느껴졌고, 고우석이 시범경기나 LG와 연습경기 당시보다는 몸이 훨씬 더 좋아졌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했다. 특히 마지막 순간 카스티요를 삼진으로 잡아낸 공처럼 더 적극적으로 승부하며 구위 자체에 스스로도 많이 믿음을 회복한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고우석의 시범경기 당시 최고 구속은 150~153㎞ 정도에 찍혔는데, 이날 2㎞ 정도가 더 올라온 모습으로 이제 구속적인 측면에서는 100%를 찾아가고 있음을 입증했다.
샌디에이고가 고우석을 향후 어떻게 관리할지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일단 한 경기 성과로 모든 것을 판단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1~2경기 정도는 더 지켜볼 가능성이 있고, 어쩌면 연투 테스트로 마지막을 장식할 가능성도 있다. 어차피 구위 올리기가 중요했던 만큼 굳이 트리플A에서 실험을 거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고우석이 100% 자신을 것을 다 찾았다고 한다면 곧바로 메이저리그 콜업 시점을 저울질 할 가능성이 크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고우석을 내려보낼 당시 “고우석에게 어려운 시간이 됐을 것이다. 투수진을 꾸리는 과정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불펜에서 투구하는 것을 보면서 결정을 내렸다.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할 것 같다. 아직은 빌드업이 끝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면서도 “그래도 개막 하고 나면 팀에 도움이 될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고우석이 자기 기량을 찾으면 언제든지 콜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록 올해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어 마이너리그로 내려갔지만, 고우석은 그래도 2년 보장 450만 달러, 3년 최대 940만 달러를 받는 선수다. 불펜 투수치고는 제법 비싼 금액으로 리그 평균을 넘어선다. 이런 선수를 마이너리그에 썩힐 구단은 없다. 결국 고우석이 이런 투구 내용을 2~3경기 더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더블A 코칭스태프가 주어진 미션을 다 수행했다고 판단하면 곧바로 리포트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샌디에이고의 현재 불펜 사정이 좋은 것도 아니다. 6일 현재 샌디에이고의 팀 평균자책점은 5.24로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24위에 불과하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6.20으로 역시 24위다. 선발보다 불펜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 마무리 로베르트 수아레스와 셋업맨인 완디 페랄타, 마쓰이 유키는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지만 이 선수들과 나머지 불펜 투수들간의 성적 편차가 너무 크다. 수아레스-페랄타-마쓰이를 뒷받침하고, 이들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날은 이들의 몫을 대체할 만한 선수가 더 필요하다. 샌디에이고의 원래 구상에서 이 몫을 할 선수가 바로 고우석이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4월 중순이 오기 전 메이저리그 콜업도 가능할 수 있다. 고우석으로서도 더블A에서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제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면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서는 안 된다. 올해 재차 강등은 고우석 팀 내 입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까닭이다. 만약 시범경기 당시 보여줬던 구위 그대로 메이저리그 개막에 임했다면 더 고전할 수도 있었다. 차라리 이 상황이 낫고, 최대한 빨리 올라가면 모든 게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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