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이닝 9K 첫승' 안경 에이스의 귀환, 레이예스 또 미쳤다…롯데 2연패 탈출, 두산 완파[사직 게임노트]

김민경 기자 2024. 4. 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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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경 에이스의 완벽한 귀환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이 7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탈삼진 9개를 뺏는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고, 팀을 2연패에서 구했다. ⓒ 롯데 자이언츠
▲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최근 타격감이 떨어져 있은 주전 포수 유강남을 벤치에서 쉬게 하고, 이날 정보근을 선발로 투입했다. 정보근은 박세웅의 7이닝 1실점 호투를 합작하고, 타석에서도 맹타를 휘두르는 등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사직, 김민경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2연패에서 탈출하면서 두산 베어스에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롯데는 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과 팀간 시즌 2차전에서 8-1로 이겼다. 롯데는 경기 초반부터 두산 선발투수 곽빈을 두들기면서 승기를 잡았다. 롯데는 시즌 성적 3승8패를 기록했고, 두산은 5일 롯데전 4-3 승리로 4연패에서 탈출하자마자 다시 패배하면서 시즌 성적 5승8패가 됐다.

안경 에이스의 완벽한 귀환이었다. 롯데 선발투수 박세웅은 7이닝 103구 5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9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첫승(1패)을 신고했다. 직구(44개)에 커브(25개), 슬라이더(21개), 포크볼(13개)을 섞어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까지 나왔다. 103구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70개에 이를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가 빛을 봤다.

롯데는 윤동희(중견수)-정훈(1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좌익수)-이정훈(지명타자)-손호영(3루수)-노진혁(유격수)-정보근(포수)-최항(2루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타격감이 좋지 않은 유강남과 박승욱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이 고민 끝에 내린 결단이었다. 유강남은 타율 0.148(27타수 4안타), 박승욱은 타율 0.083(24타수 2안타)으로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 있었다. 하위 타선에 둬도 공격 맥이 뚝뚝 끊기니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시즌 초반 팀의 부진과 관련해 "유강남, 노진혁, 박승욱 등의 타격 부진이) 제일 크다"고 냉정히 짚으면서 "확 (분위기를) 잡아서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방법은 도움이 안 된다. 어린 선수들은 연습량을 많이 늘려서 아예 뭐 아무 생각을 안 하게 연습량으로 밀어붙이는 방법도 있는데, 경험이 많은 선수의 경우는 아무래도 멘탈의 문제다. 본인이 조금 더 연습량을 늘리고 그런 방법이 있지만, 그 방법이 정답은 아니니까. 이럴 때는 뭐를 하면 된다는 정답이 없지 않나"라며 선수들도 답답할 것으로 바라봤다.

레이예스는 또 한번 미친 타격감을 증명했다. 레이예스는 2타수 2안타 2볼넷 2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하면서 시즌 타율을 종전 0.390에서 0.419까지 끌어올렸다. 전준우는 4타수 2안타 2타점, 이정훈은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하며 타선에 불을 붙였다. 정훈과 최항도 멀티히트 경기를 하면서 모처럼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두산은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김인태(좌익수)-박준영(유격수)-조수행(우익수)으로 맞서며 연승 흐름을 타고자 했다. 선발투수는 국내 에이스 곽빈이었기에 기대를 걸어볼 만도 했다.

▲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또 한번 미친 타격감을 보여줬다. 이날은 결승타를 장식했다. ⓒ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자이언츠 캡틴 전준우는 빅터 레이예스와 함께 이날 타점 먹방을 제대로 했다. ⓒ 롯데 자이언츠
▲ 빅터 레이예스, 전준우와 함께 타선에 불을 붙인 롯데 자이언츠 이정훈 ⓒ 롯데 자이언츠

팽팽한 흐름은 3회말 깨졌다. 정보근이 김 감독이 원했던 바로 그 몫을 해줬다. 정보근이 선두타자로 나서 좌전 안타를 쳤다. 이어 최항까지 좌전 안타를 치면서 무사 1, 2루로 연결했다. 곽빈은 8번 정보근, 9번 최항까지 하위 타선에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정신을 바짝 차렸다. 다음 타자 윤동희가 3루수 병살타로 출루할 때 선행주자 2명을 누상에서 모두 지우면서 고비를 잘 넘기는 듯했다.

이때 정훈이 흐름을 이어 갔다. 2사 1루에서 좌익수 왼쪽 2루타를 쳐 2사 2, 3루 기회로 연결했다. 다음 타자는 현재 롯데에서 타격감이 가장 뜨거운 레이예스였다. 레이예스는 경기 전까지 타율 0.390으로 리그 3위에 올라 있었다. 두산 배터리는 당장 레이예스를 걸러도 4번타자 전준우가 버티고 있어 레이예스와 승부를 피할 수 없었다. 경기 전까지 전준우의 시즌 타율은 0.325였다.

레이예스가 레이예스 했다. 곽빈에게 중전 2타점 적시타를 뺏어 2-0 선취점을 뽑았다. 실점한 곽빈은 휘청이기 시작했고, 전준우가 우월 적시 2루타를 날려 3-0으로 거리를 벌렸다. 이어 이정훈까지 좌중간 적시 2루타로 힘을 보태면서 순식간에 4-0까지 거리를 벌렸다.

순항하던 박세웅은 5회초 박준영에게 일격을 당했다. 2사 후였는데 박준영에게 좌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슬라이더를 선택했는데, 밋밋하게 들어가는 실투가 되면서 박준영의 방망이에 제대로 걸렸다. 타구 속도 152.7㎞, 비거리 120m에 이르는 대형 홈런이었다.

4-1로 쫓기고 맞이한 5회말. 롯데 타선이 다시 한번 곽빈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선두타자는 5회초 윤동희의 대수비로 투입된 장두성이었다. 윤동희가 오른쪽 허벅지 안쪽에 통증을 느껴 선수 보호차원에서 교체된 뒤 아이싱 치료를 진행하면서 생긴 변화였다. 기회를 얻은 장두성은 거침없었다. 포수 앞 땅볼 코스였는데 1루까지 전력질주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가면서 발로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장두성은 1사 1루 레이예스 타석 때 2루까지 훔치면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 롯데 자이언츠 선발투수 박세웅은 7이닝 동안 두산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5회초 박준영에게 허용한 홈런 하나가 유일한 흠이었다. ⓒ 롯데 자이언츠
▲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날리며 두산 베어스가 영패는 면하게 한 박준영 ⓒ 두산 베어스

흔들린 곽빈은 레이예스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면서 1사 1, 3루 위기에 놓였고, 전준우가 좌전 적시타를 때려 5-1이 됐다. 계속된 2사 2, 3루 손호영 타석 때는 곽빈의 폭투에 힘입어 3루주자 레이예스가 득점하면서 6-1까지 도망갔다.

롯데는 7회말 추가점을 뽑았다. 두산 마운드에는 1군 데뷔전을 치르는 최종인이 나섰다. 2020년 2차 9라운드 출신인 최종인은 최고 148㎞에 이르는 직구에 스위퍼를 구사하는 투수다. 선두타자 정훈은 잔뜩 긴장한 최종인에게 중전 안타를 뺏으면서 더 얼어붙게 만들었다. 정훈은 대주자 황성빈과 교체됐다. 이어 레이예스가 볼넷을 얻어 걸어 나갔고, 무사 1, 2루 전준우 타석 때 더블 스틸에 성공해 무사 2, 3루가 됐다. 전준우는 루킹삼진에 그쳤지만, 1사 2, 3루에서 이정훈이 중견수 왼쪽 2타점 적시타를 때려 8-1까지 거리를 벌렸다.

롯데는 8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전미르가 2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든든하게 버텼고, 9회초에는 7점차 리드에도 마무리투수 김원중을 올렸다. 안심하지 않고 확실하게 경기를 잡겠다는 메시지였다. 김원중이 지난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등판이 없었기에 감각을 유지하는 차원이기도 했다. 김원중은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경기를 끝내면서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한편 두산 선발투수 곽빈은 5이닝 89구 9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시즌 3경기째 무승 행진이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3㎞까지 찍었고, 제구도 나쁘지 않았는데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겨내지 못했다. 체인지업(21개)과 슬라이더(19개), 커브(16개) 등 변화구를 섞어 던졌다.

▲ 두산 베어스 곽빈은 5이닝 6실점으로 부진하면서 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아직 승리가 없을 정도로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지 않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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