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는 월드컵 결승 가면 먹겠다고 손사래”…외국인들 혐오하던 ‘K음식’ 대반전 [여프라이즈]
간 큰 조사의 주인공은 의전 전문 여행사 코스모진이다. 이 회사에서 운영하는 코스모진 관광 R&D 연구소가 당시 4월부터 5월까지 방한 외국인 관광객 782명을 대상으로 ‘가장 먹기 힘들었던 한국 음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성질급한 독자 분들을 위해, 바로 1위 공개해 드린다. 그 정체, 바로 게장. 이 게장을 찍은 응답자는 65%(508명)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냄새가 야릇한 청국장이 뒤를 잇는다. 청국장을 찍은 외국인은 19%, 149명. 그럴만도 하다. 이건, 토종 어린이들도 힘들어 하니까.
의외의 4위는 도토리묵(4%, 32명). 색깔도 어두운데, 물컹한 느낌이 싫었던 게다. 5위는 번데기(2%, 16명). 본 기자의 최애 분식인데, 외국인들에겐, 혐오스러울 만도 하다.
당시 게장을 선택했던, 외국인들의 평가를 보자.
”이번 한국 여행 중 먹었던 비빔밥, 삼겹살이 맛있었고, 치맥도 기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한국에만 있는 특별한 음식이 먹어보고 싶어 한류 예능에서 맛있게 먹는 모습을 떠올리며 간장게장을 시켰다. 이게, 적응하기가 어려웠다“는 것.
반면, 의외의 답도 있다. 다른 관광객의 반응이다. ”처음엔 다소 당황했지만, 조금씩 먹으니 맛이 괜찮았다. 이거, 중독성이 있다“는 것.
이 조사를 실시한 곳은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플랫폼 크리에이트립. 작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외식메뉴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물론 이유가 있다. 한국어가 유창하지 않아도 온라인 배달 주문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이 많은 것도 한 요인이다.
2위의 정체가 놀랍다. 그게 바로 과거 혐오음식 워스트 1위로 꼽힌 간장게장. 거래건수 기준 전체 외식메뉴 중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난 거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게장을 집중적으로 싹쓸이한 관광객, 중화권 여행족들이다. 이들은 간장게장, 고기구이, 분식류를 쓸어담았다. 특히 게장 사랑은 특별하다. 간장게장 거래 건수 중 중화권 여행객 차지 비중이 무려 87%에 달한 것. 고기구이 전문점과 분식은 각각 77%와 60%를 차지했다.
크리에이트립이 인용한 대만인 여행객의 후기다.
”기후가 더운 나라에서는 날것의 해산물을 안전하게 조리해 먹는 요리가 드물다. 간장게장의 맛 또한 많이 달거나 짜지 않아 입맛에 잘 맞는다“
일본 관광객은 정갈한 한정식을 선호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한정식 거래 건수 중 일본인 비중이 80%를 차지한다. 전통 약과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디저트 매장이 인기를 끌며 전체 거래 규모의 약 57%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양권 및 싱가포르 여행객은 다르다. 디저트를 선호하는 게 인상적이다. 이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메뉴를 거래 건수 기준으로 보면 유일하게 빙수가 상위 3위 안에 들었다. 토스트, 도넛 등 간식 메뉴도 상위권에 올랐다. 아시아권 관광객에게 인기 있던 간장게장, 찜닭, 고기구이 등 한식 메뉴보단 간단히 즐길 수 있는 디저트를 자주 찾는 것으로 분석된다.
1. 한국 - 산낙지
앞선 코스모진 조사에서 3위에 오른 기록의 주인공이다. 산낙지. 잘린 채로 꿈틀거리는 낙지 탕탕이 쯤은 기본. 통째로 뜨거운 물속에 낙지를 넣는 연포탕 등은 한국에선 없어서 못먹을 정도다. 하지만 날 것을 혐오하는 문화권에선 그야말로 엽기 음식 그 자체.
2. 미국 - 뇌 샌드위치
미국에 뇌 샌드위치라는 게 있다. 존재 자체를 의심케 만드는 이름과 비주얼로 이목을 끄는 음식. 뇌 샌드위치는 광우병 신드롬이 번지기 전, 미국의 한 도시에선 일상적으로 먹던 메뉴 중 하나다. 햄버거 빵 위에 가늘고 얇게 자른 송아지 뇌를 올려 만든다. 몇몇 국가에서는 타코나 부리토 형태로도 접할 수 있다는 것.
3. 프랑스 - 오르톨랑
프랑스에서도 엽기 음식이 빠질 수 없다. 오르톨랑, 즉 멧새 요리다. 만드는 방식, 잔혹 그 자체다. 작은 멧새를 빛이 완전히 차단된 장소에 가둔다. 눈을 뽑고, 곡식과 과일을 먹여 원래보다 4배로 몸집을 불어나게 한다. 다음이 더 엽기다. 술에 담가 익사시킨 후 통째로 오븐에 구워낸다. 끔찍한 요리법 때문에 이 요리를 먹는 사람들은 머리를 냅킨으로 가린다고 한다.
4. 중국·태국 - 원숭이 골 요리
영화 인디아나 존스에 등장했던 원숭이 골 요리. 실제로도 있다. 살아있는 원숭이를 틀에 고정시킨다. 이후 머리를 갈라 생골을 숟가락으로 파먹는다. 영화엔 나오지 않았지만, 원래는 원숭이 발밑에 북을 단다. 원숭이가 발로 차는 북소리를 들으며 음식을 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5. 아랍 - 스터프드 카멜
아랍의 엽기 음식, 스터프드 카멜이다. 낙타 한 마리에 양 한 마리, 닭 20마리 그리고 달걀과 쌀 등을 채워 넣어 만드는 요리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음식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유목 민족의 결혼식에 먹는 음식이라고 알려져 있다.
6. 이탈리아 - 카수 마르주
이탈리아 까지만 하자. 더 하다간 잠 못잔다. 이탈리아에는 카수 마르주가 있다. ‘썩은 치즈’라는 뜻이다. 살아있는 구더기들이 꿈틀거리는 치즈 요리라 보면 된다. 치즈 파리가 알을 낳아 생긴 구더기의 소화 작용으로 인해 특별한 맛이 생긴다는데. 더 놀라운 건 이 구더기들은 15㎝나 점프를 한다는 것. 때문에 이 음식을 먹을 때는 눈을 조심해야 한다. 현재는 판매금지.
우선 월드컵 신화 거스 히딩크 감독. 그가 공포의 대상으로 꼽은 게 다름아닌 산낙지다. 사연인 즉 이렇다. 2001년이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한국 대표팀이 울산에서 훈련을 마치고 횟집에 간다. 저녁 자리에 당연한 듯 산낙지가 접시에 담겨 나온 것. 순간, 히딩크 감독을 비롯한 네덜란드 코칭스태프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고 한다.
얀 룰프스 기술분석관이 조심스럽게 젓가락으로 산낙지를 건드렸는데, 꿈틀. 그러자 옆에 있던 핌 베어벡 코치가 “한국팀이 월드컵 4강에 오르면 산낙지 먹는 걸 고려해보겠다”며 재빨리 두 손을 들었다고. 히딩크 감독의 다음 말이 히트다. “목표가 그것밖에 안되나? 나는 한국팀이 결승에 오르면 산낙지를 먹겠다”고 피했다. 결국, 히딩크 감독, 못먹고 말았다.
미국 버즈피드가 소개한 혐오 음식은 순대다.
순대는 우리나라 전통 음식. 동물의 잡육, 내장 그리고 피를 이용해 만든다. 6세기 중국 저서 제민요술(齊民要術)에 양의 고기와 피를 다른 재료와 함께 창자에 넣어 삶아 먹는 법이 기록돼 있다. 순대 만드는 방법은 고려 말 몽골군이 한반도에 들어오면서 전파됐을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예능프로그램에서는 한국에서 오래 살았다는 외국인들도 대부분이 “번데기를 못 먹는다”고 입을 모은다.
냄새부터 압도적인 존재, 홍어를 꼽는 이들도 많다. 당연히 한국인들도 어려워 한다.
지금은 금지됐지만 한때 개고기는 넘버원으로 꼽힌 혐오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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