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운, 만해 평전 소설· 첫 칼럼집 펴내... “농부처럼 나날이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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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집필하는 동안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2, 3시에 일어나 손을 닦고 향을 사르고 나서 집필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부족한 노력을 맑은 정신으로 채우기 위해서였습니다. 한용운 선사가 추구하려 했던 그 사상의 실체를 복원하여 재현하는 작업이라 미진한 부분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거대한 '만해 사상'에 얼마나 접근했는지 두렵기도 합니다. 다만 이 작업은 누군가 한 번은 시도해야 할 숙제고, 그것을 먼저 했다는 데 의미를 찾고 싶습니다.'
한국 문학계 거목인 그가 이번에 소설책과 함께 펴낸 첫 칼럼집 '나비를 잡는 아이의 마음'(한국문학신문 발행)엔 그런 태도가 깊게 스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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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님은 침묵하지 않았다’-칼럼집 ‘나비를 …’ 함께 출간
‘이 소설을 집필하는 동안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2, 3시에 일어나 손을 닦고 향을 사르고 나서 집필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부족한 노력을 맑은 정신으로 채우기 위해서였습니다. 한용운 선사가 추구하려 했던 그 사상의 실체를 복원하여 재현하는 작업이라 미진한 부분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거대한 ‘만해 사상’에 얼마나 접근했는지 두렵기도 합니다. 다만 이 작업은 누군가 한 번은 시도해야 할 숙제고, 그것을 먼저 했다는 데 의미를 찾고 싶습니다.’
김호운 작가는 소설 ‘님은 침묵하지 않았다’ (1, 2·도화 발행)의 서문에 이렇게 썼다. 그가 과거에 발표한 장편 ‘님의 침묵’을 개작한 이 작품은 만해 한용운의 삶을 입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오늘의 우리가 기억하는 문학가, 애국지사로서의 모습을 넘어서는 대사상가로서의 면모를 치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사학자들이 놓친 부분이나 각종 재미있는 일화들을 발굴하여 소설의 한 장면 한 장면으로 되살려냈다. 소설을 읽다보면, 만해 사상의 줄기와 뿌리에 제대로 닿기 위한 저자의 노력에 경탄을 할 수 밖에 없다. “만해 선사의 사상이 제 모양을 갖추고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세계 인류에게 평화의 빛을 비추리라 기대한다”라는 저자의 소망에 절로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김 작가 스스로 매일 새벽에 집필 작업을 했다고 밝힌 것처럼, 그는 농부처럼 근면하게 글을 쓰는 대표적 문학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을 거쳐서 작년부터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으로 봉직하며 문학계를 위해 헌신하면서도 그는 “작가는 글을 써야 작가”라는 태도를 완강히 지키고 있다.
한국 문학계 거목인 그가 이번에 소설책과 함께 펴낸 첫 칼럼집 ‘나비를 잡는 아이의 마음’(한국문학신문 발행)엔 그런 태도가 깊게 스며 있다. 표제 칼럼은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1737~1805)이 절친이자 경쟁자였던 창애(蒼厓) 유한준(兪漢雋·1732~1811)에게 보낸 편지글에 나오는 말이다. 아이가 나비를 잡기 위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힘으로 최선을 다하듯 ‘사기’를 완성한 사마천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 연암의 뜻이다. 나비를 잡는 아이의 이런 마음이 세상에 ‘사기’를 남기게 했듯 우리 문학인들이 남기는 작품 역시 그러하다는 것은 김 작가의 생각이다.
칼럼집은 그가 다양한 독서를 통해 깊고 넓게 펼쳤던 사유의 결실을 담고 있다. 예컨대, 가수 ‘요조’(본명 신수진)의 이름 바탕이 된 소설 ‘인간실격’을 소개하며 작가 디자이 오사무의 실제 생애와 소설 속 주인공의 삶과 죽음을 비교해본 후 세상의 이면을 성찰한다.
김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대단한 지혜나 교훈을 전한다는 생각은 어불성설 가당치도 않습니다. 평범한 한 개인이 어느 날 자신의 사유를 관통한 이야기 하나를 놓치기 아까워 뜻이 통하는 분들끼리 공유하자는 의미에서라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동시대에 함께 있다는 사실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을 듯싶습니다. 짬 날 때 하나씩 꺼내 읽으면서 변하는 세상을 함께 보았으면 합니다.” 장재선 전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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