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일인데 힘 합쳐야지”…같은 회사 아니지만 ‘이것’ 수출은 한마음? [떴다 상사맨]
한국에서는 다들 아시다시피 포스코(옛 포항제철)가 산업의 쌀을 공급해왔습니다. 1973년 6월 9일 포항제철소에 국내 최초로 용광로를 준공하고 쇳물을 생산해냈죠. 이때 자금으로 쓰인 게 일본으로부터 식민지배에 대한 포괄적인 배상으로 받아낸 대일청구권 자금 1억1950만달러입니다.
포항제철소 건설 당시 사장으로서 전권을 갖고 있던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조상들의 피 값이 쓰이는 만큼 실패하면 민족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게 되니, ‘우향우’해 영일만 바다에 빠져 죽어야 합니다”라고 직원들에게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국가대표로서의 포스코를 상징하는 일화죠.
50여 년이 지난 현재 포스코는 전 세계에서 6위권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철강사로 거듭났습니다. 지난해 22조937억원의 매출이 해외에서 발생했고, 이는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에 해당합니다. 박 명예회장이 생전에 자주 말했다는 제철보국(철로 국가에 공헌한다)을 넘어 전 세계에 공헌하고 있는 셈입니다.
달리 말하면, 포스코가 해외 네트워크망을 직접 갖추는 것보다 1~3%의 수수료를 지불하더라도 상사를 이용하는 게 비용상 저렴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도 해외영업 조직이 있지만 상사와는 주 역할이 다릅니다”라며 “포스코 해외영업 조직은 전략 수립, 가격 협상, 고객사 대응 등 제조사 차원의 해외판매 관리를 맡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상사는 해외 수요 개발 및 통관·보험 등 수출 제반사항을 처리하고 있으며 당사와 유기적인 협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네요.
포스코 수출 물량 중 상사가 판매를 맡는 비율은 매년 수출 시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알려졌습니다. 지난해는 상사의 비중이 81%를 차지했습니다.
다만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경우 2011년 그룹 편입 후 포스코 철강 판매량을 꾸준히 늘려 왔습니다. 지난해 포스코부터의 매입금액은 12조원에 달한 반면, 2013년에는 3조5000억원대로 추정됩니다. 10년 새 3배 정도 증가한 셈이니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일처리가 꽤 효과적이었나 봅니다.
현대코퍼레이션 관계자는 “회사의 철강 매출 비중은 현대제철 생산품이 70%가량으로 가장 많지만, 포스코 물량도 약 20%를 차지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LX인터내셔널 역시 철강사업이 주력은 아니지만 포스코 제품은 당연히 취급한다고 했습니다.
또 삼성물산 관계자는 “포스코는 핵심 거래선으로 오랫동안 탄탄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라며 “영업비밀에 속해 구체적인 수치는 알리기 어렵지만, 포스코가 포스코인터내셔널(옛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한 이후에도 거래 규모가 줄지 않았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상사 영업력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일화가 있습니다. 국내 모 상사 관계자는 “2011년 포스코가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인수하자 인도의 고객사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저렴할 것으로 판단해 우리와 거래를 끊은 적이 있습니다”라며 “해당 고객사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의 몇 차례 거래 후 다시 돌아왔는데, 결국 철강을 비롯한 상사의 중개판매는 상호 간의 오랜 신뢰·이해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국가대표 포스코의 특급 도우미 K-상사가 각자 강점을 가진 해외 지역에서 수주고를 계속해 올려주길 기원하며 이번 떴다 상사맨을 마칩니다.
짧은 요약
1. 제철보국 정신으로 세워진 포스코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2. 2023년 기준 포스코 수출 물량의 81%는 K-상사가 중개 판매한 것.
3. 포스코는 고품질 제품으로, K-상사는 해외 영업망으로 ‘원팀 코리아’로 뭉쳐 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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