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월드 레이드 "재미·보상 굿, 진행 방식은 옥에 티"
포켓페어 '팰월드'는 최근 들어 가장 재밌게 플레이한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단시간에 모든 콘텐츠를 싹싹 비워버릴 정도로 심도 있게 플레이했어요. 교배부터 탑 정복, 거점 자동화까지 건드리지 않은 게 없었습니다.
다만 너무 빠르게 즐긴 탓이었을까요, 콘텐츠는 고갈됐고 번아웃이 빠르게 찾아왔습니다. 이내 새로운 업데이트가 찾아올 때까지 팰월드와는 잠시 작별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새로운 엔드 콘텐츠라고 부를 수 있는 레이드 '벨라누아르'와 '벨라루즈'가 등장했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신규 레이드를 체험하러 갔습니다. 레이드 보스를 소환하려면 '석편'이 필요합니다. 던전 클리어 보상 상자, 금지구역 내 상자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석편 4개로 제작대에서 '석판'을 만들 수 있어요. 이를 신규 건축물 '소환의 제단'을 사용해 도전하는 방식입니다.
거점에서 진행되는 레이드라 예상했던 형태와는 달랐지만 준비를 착실히 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거점을 비우고 보스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 넓은 평지에 새로운 거점을 지었어요. 이윽고 '벨라루주' 석판을 모두 모으고 지인과 함께 2인 클리어를 시도했습니다.
첫 트라이 결과는 패망, 지어둔 건축물은 모두 부서졌고 보스 체력은 매우 높았어요.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팰 상태창이 '빈사'가 도배된 것을 보고 눈앞이 깜깜해졌습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느낀 뒤 오랜만에 파밍을 보강하기로 했어요.
■ 벨라'누아르'와 벨라'루주'의 전투력은 하늘과 땅 차이
처음 트라이 때 마주한 '벨라루주'는 생각보다 스펙이 강해 놀랐습니다. 이윽고 진실에 도달했는데 벨라루주는 '벨라누아르'보다 강력한 보스 개체였어요. 쉽게 말해 중간 보스를 건너 뛰고 마지막 보스를 잡으러 갔다가 혼쭐이 난 것입니다.
벨라누아르 소환에 필요한 석편은 저레벨 던전에서 쉽게 획득할 수 있었어요. 소환에 필요한 재료를 모으는 데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난도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실험을 목적으로 거점엔 아무것도 설치하지 않고 그간 잡은 전설 팰들로 꽉꽉 채워 넣고 도전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플레이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쉽게 잡힐 정도였어요. 벨라누아르는 레벨 30, 체력 29만 4000이라는 스펙을 가지고 있는데 방어력이 낮은지 딜이 매우 잘 들어갔습니다.
결국 소환된 벨라누아르는 그렇게 허무하게 떠나버렸습니다. 보상으로는 벨라누아르를 획득할 수 있는 '암흑의 대형 알'과 '내열 방한 속옷', '고대 문명의 코어'를 얻었습니다. 그래도 벨라누아르는 메인 디쉬가 아니죠. 쓰라린 패배를 안겨주었던 벨라루주를 잡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벨라루주를 잡기 위한 비기 "내가 직접 강해진다"
벨라루주를 처음 시도하면서 깨달은 게 있습니다. 거점 내에서 랜덤하게 텔레포트를 하는 습성으로 인해 미리 지어두는 '아레나'가 크게 의미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강력한 공격력으로 인해 전투용 팰들이 맥없이 쓰러질 가능성이 높았죠.
이로 인해 플레이어가 직접 강해지는 세팅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엔트리에 넣기만 해도 플레이어 공격력이 강해지는 '샤키드'를 4마리 보유한 상태로 '그레이섀도우'와 같이 기동성과 내구가 좋은 팰을 타고 총을 쏘는 전략을 채택했어요.
전투용 팰들을 몇 세트씩 만들어놓고 팰 박스 내에서 계속 교체해 잡는 방식도 고민했지만 패치 후 팰들이 가하는 딜링이 왠지 모르게 반토막이 나버렸기에 이 방법은 포기했습니다. 열심히 샤키드를 농축하고 기억 삭제약을 마시며 플레이어 공격력을 끌어올렸어요.
이윽고 준비를 마친 뒤 자신만만하게 출격, 공략을 시작했습니다. 벨라루주는 기믹을 요구하는 보스는 아니었어요. 단순 DPS와 팰과 플레이어 스펙이 중요한 레이드였습니다. 보스가 사용하는 대부분 공격은 전조가 확실하고 피격 범위를 표시해 주기에 피하기 어렵지 않았습니다.
특별한 패턴은 2가지가 존재했는데, 악몽의 빛줄기와 속성 변경 패턴이었어요. 악몽의 빛줄기는 처음엔 일직선으로 레이저를 쏘다가 원형으로 퍼져나가면서 범위가 넓어집니다. 파훼법은 범위가 넓어지기 시작할 때 안쪽으로 회피하면서 들어가면 됩니다. 안쪽에 있을 때는 약점인 머리를 드러내기에 편하게 딜링할 수 있어요.
속성 변경 패턴은 체력이 10% 아래로 내려갔을 때 사용합니다. 몸을 뒤집으며 강렬한 빛을 발산하는데 주변 플레이어와 팰들을 무조건 빙결 상태로 만들고 체력을 회복합니다. 수치로 봤을 때는 체력 3만 9435에서 17만 4183까지 상승, 총 13만 가량 체력을 회복했어요.
이 순간부터는 벨라루주 속성이 어둠에서 얼음으로 변경됩니다. 최초로 속성이 변경되는 팰이기도 해요. 회복하는 체력까지 감안, 약 60만 체력을 제한 시간 10분 내에 깎으면 승리하는 방식입니다.
다행히 준비한 전략이 잘 먹혀 수월하게 클리어할 수 있었어요. 보상으로는 벨라루주를 획득할 수 있는 '암흑의 대형 알', '내열 방한 속옷+2', '견고의 열매', '고대 문명의 코어', '벨라루주[궁극]의 석판'을 손에 넣었습니다.
이 중 눈 여겨볼 보상은 '견고의 열매'예요. '재능 안경'을 활용해 각 팰이 가진 기초 스탯을 확인할 수 있는데 1~100까지 존재합니다. 1에 가까울수록 해당 스탯이 낮고, 100에 가까울수록 높은 방식이에요. 레이드 보상으로 얻을 수 있는 열매 시리즈는 이 기초 값을 10 올려주는 효과를 갖고 있습니다.
자신이 보유한 애정 팰을 강해지고 싶게 만들고 싶다면 구미가 당기는 보상이에요. [궁극] 난도는 일반 난도보다 훨씬 강력한 벨라루주를 소환할 수 있는데 아직은 도전하기에 시기상조인 것 같습니다.
■ 보상도 좋고 재미도 있었지만... "꼭 이렇게 했어야 됐나?"
처음 등장한 레이드 '벨라' 시리즈는 보상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팰들을 강해지게 만들 수 있는 열매와 강력한 레이드 보스를 획득할 수 있는 알까지 동기 자체는 충분했어요. 레이드 보스를 잡을 때도 재미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단, 아쉬움이 남는 것은 진행 방식이었어요. 거점 내에 소환하는 방식이라 멀쩡히 사용하던 기지를 버려야 했습니다. 차라리 건축을 통한 이점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보스 공격력이 상당해 주변 구조물이 전부 다 파괴되는 터라 사실상 의미가 없습니다.
차라리 보스 소환용 거점 확보 아이템을 따로 제공했거나 최대 거점 수를 늘렸으면 어떨까 싶은 아쉬움이 남았어요. 이외에도 팰들과 함께 싸우는 방식으로는 요구하는 DPS를 충족할 수 없었기에 플레이어가 강해지는 방법이 강제되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팰과 함께 낭만 있게 싸우는 방식을 기대한 플레이어에게는 상당히 아쉽게 다가올법한 레이드였어요. 플레이어가 강해져서 직접 싸우는 방식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팰을 활용해 클리어하는 방법이 DPS가 부족해 불가능하다는 점은 아쉬울 따름입니다.
기자는 지인과 함께 2명으로 일반 난도를 클리어했지만 궁극 난도는 최소 4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솔로 플레이로 클리어가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정말 엄청난 스펙을 요구하기에 당장은 극소수 플레이어만 가능해 보이는 영역입니다.
이번 레이드 출시를 계기로 앞으로 더욱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으리라 기대가 됩니다. 오랜만에 접속한 팰월드, 순식간에 시간이 삭제되는 경험을 다시 한번 겪은 만큼 추후 콘텐츠를 기다려 보겠습니다.
presstoc01@gmail.com
Copyright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