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자 티샷 공에 맞아 실명…매뉴얼 어긴 캐디 ‘실형’

서정민 기자 2024. 4. 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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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에 있던 골퍼가 동반자의 티샷 공에 맞아 실명한 사고를 두고 안전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캐디의 과실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골프장 캐디 ㄱ(52)씨에게 금고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골프장 캐디로 20년 이상 근무한 ㄱ씨는 재판에서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이 없었고, 이 사건 결과 발생과의 상당한 인과관계도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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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한 대처…사과·보상노력도 없어”
1심서 금고 6개월 선고하고 법정구속
사고가 발생한 골프장 티박스. 연합뉴스

카트에 있던 골퍼가 동반자의 티샷 공에 맞아 실명한 사고를 두고 안전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캐디의 과실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골프장 캐디 ㄱ(52)씨에게 금고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사고는 지난 2021년 10월3일 오후 원주의 한 골프장에서 일어났다. ㄱ씨는 고객들과 라운드 도중 티박스 왼쪽 10m 전방에 카트를 세운 뒤 티박스의 골퍼에게 티샷 신호를 했다. 이후 골퍼가 친 공이 왼쪽으로 날아가 카트 안에 있던 또 다른 골퍼 ㄴ(34)씨의 눈에 맞았다. 이 사고로 ㄴ씨는 왼쪽 눈이 파열돼 안구를 적출하는 등 영구적인 상해를 입었다. 해당 티박스는 왼쪽 10m 전방에 카트를 주차할 수밖에 없는 다소 이례적인 구조였다.

골프장 캐디로 20년 이상 근무한 ㄱ씨는 재판에서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이 없었고, 이 사건 결과 발생과의 상당한 인과관계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ㄱ씨의 업무상 과실이 명백하다고 봤다. 카트를 해당 티박스 뒤쪽에 주차할 수 없는 이례적인 구조임을 감안해도 ‘카트는 세우고 손님들은 모두 내려서 플레이어의 후방에 위치하도록 해야 한다’는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박 부장판사는 “상당한 불운이 함께 작용한 사건이라 하더라도 피고인은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 캐디로서 사건 발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기본적인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채 안일하게 대처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로 말미암은 결과가 매우 중대하고 사건 발생 이후 2년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피해자에 대한 별다른 사과나 피해 보상 노력이 없어 무책임한 태도에 비추어 실형 선고를 면하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ㄱ씨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함에 따라 상급법원에서 2심이 진행된다.

한편, 해당 골프장은 이 사고 발생 이후 안전상의 이유로 티박스의 구조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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