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꽃가루 알레르기에 지친 당신, 열대섬으로 떠나라 [★★글로벌]
인구 40% 이상이 꽃가루 알레르기 경험
생산성 저하로 하루 2조288억원 손실 추정
기시다 총리 “국가적 질병” 선언후 지원 나서
일부 기업, 봄철 직원 열대지역 원격근무 지원
월급은 물론 180만원 상당 보조금도 지급
도쿄에서 근무하는 35세의 시스템 엔지니어인 리나 타다씨는 “매년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콧물, 재채기가 나고 눈, 목, 귀, 피부가 가렵다”며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하고, 밤에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20세의 엔지니어 시지하라 나오키씨는 지난 2년 동안 열대 탈출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뒀다. 나오키씨는 “오키나와에 있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사라지는 것을 느껴 대단하다”며 “도쿄에 돌아오면 바로 증상이 악화되기 시작한다”고 밝혔다. 열대 탈출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월급은 물론 1300달러(약 176만원)의 일시적인 이전 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
일본에서 2월 하순부터 4월 중순까지 절정에 이르는 꽃가루 알레르기는 매년 수백만 회사 직원들의 재채기와 간지러움을 유발해 공중보건 문제로 주목받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간) 전했다.
일본 정부 자료에 따르면 꽃가루 알레르기 관련 진료비는 연간 약 24억달러(약 3조3450억원)에 달한다. 2억6400만달러(약 3571억원)가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 구매에 사용되고 있다.
꽃가루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알레르기와 싸우는 면역체계에 부담을 준다. 지바현 국제보건복지대학 나리타병원 이비인후과의 오카노 미쓰히로 교수는 “심각한 꽃가루 알레르기 증상이 작업 효율을 30% 이상 저해할 수 있어 국가 경제적 손실이 현실적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의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는 다른 나라보다 더 심각하다. 일본 이비인후과 면역·알레르기·감염학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일본 인구의 40% 이상이 꽃가루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이는 전 세계 평균인 10~30%보다 더 높다.
삼림 전문가들은 삼나무와 편백나무 등 알레르기 유발 나무들이 더 빨리 성숙하고 더 많은 꽃가루를 생성하기 때문에 일본의 꽃가루 알레르기 문제가 심해졌다고 보고 있다. 2023년 봄 일본 일부 지역에서는 삼나무 꽃가루 농도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쿄에 있는 니혼 의과대학 타마나가야마 병원 이비인후과의 미노루 고토 교수는 “꽃가루 알레르기는 일본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며 “유럽이나 북미의 다른 꽃가루가 그렇게 멀리 퍼지지 않는 것과 달리, 삼나무의 꽃가루는 수십 킬로미터에 걸쳐 분산되기 때문에 훨씬 더 넓은 지역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지구 온난화도 꽃가루 알레르기 계절인 봄이 더 일찍 시작하고, 더 오래 지속하도록 만들었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꽃가루 알레르기는 기후 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봄 기온이 상승하면서 식물들이 꽃가루를 더 빨리, 그리고 더 오랫동안 방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와 일부 기업들은 꽃가루 알레르기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조처를 하고 있다.
많은 일본 기업들은 알레르기 시즌 동안 근로자들의 건강과 생산성을 유지하고 의료비, 비강 스프레이, 마스크, 안약 등의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꽃가루 알레르기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아이작의 대변인인 시호미 야마모토는 “최고 경영자도 심각한 꽃가루 알레르기 증상들로 고통받아 매년 봄 도쿄로부터 떨어져서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열대 탈출’ 프로그램을 2022년부터 시작하게 됐다”라며 “지난해 회사의 185명의 직원 중 3분의 1 이상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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