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웅 “용산에서 ‘尹 심판’ 보여주자”…권영세 “대한민국 기본 지키려면 2번”

권순완 기자 2024. 4. 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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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접전지' 서울 용산…6일 유세 현장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용산구 후보자와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자가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아리랑TV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방송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용산은 보수·진보 민심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곳이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 민주당 계열인 새천년민주당 설송웅 후보가 당선됐지만, 17~19대 때는 진영 전 의원이 한나라당·새누리당 후보로 이겼다. 20대 때는 진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으로 바꿔 다시 당선됐다. 4년 전인 21대 총선에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이 민주당 강태웅 후보를 불과 890표(0.7%)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번 총선에선 민주당 강태웅 후보와 국민의힘 권영세 후보가 다시 한 번 맞붙는다. 이번 승부도 4년 전과 비슷하게 치열하다. 다수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1~2%포인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강 벨트’의 대표적인 접전지로 부상했다.

서울시 관료 출신인 강 후보는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지냈고, 이번에 초선에 도전한다. 그는 용산중과 용산고를 나왔다. 여당 4선 중진이고 이 지역 현역 의원인 권 후보는 윤석열 정부 들어 초대 통일부장관을 지냈다. 지난 대선 직후엔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강태웅 “대통령실 때문에 주민 불편…재이전해야”

더불어민주당 강태웅 후보는 토요일인 6일 오후 2시 용산구 후암동에 있는 후암재래시장을 찾았다. 파란 점퍼 차림의 강 후보는 재래시장 입구 사거리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허리를 숙이며 “기호 1번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했다. 해방촌으로 향하는 마을버스가 보이자 두 손을 번쩍 들어 흔들며 “강태웅입니다!”라고 외쳤다. 마을버스 기사가 차장 밖으로 엄지를 치켜세우며 지지의 뜻을 보였다. 많은 시민들이 강 후보에게 다가와 “꼭 이겨주세요” “(국회) 입성하세요”라고 격려했다.

6일 오후 서울 용산 선거구의 더불어민주당 강태웅 후보가 용산구 후암시장 앞 사거리에서 한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권순완 기자

강 후보가 한 중년 남성과 악수를 나누며 “사전투표 하셨어요?”라고 묻자, 남성은 “걱정마세요. 이미 찍었어요”라며 손가락을 하나 펴 보였다. 강 후보를 지지한다는 한 70대 남성은 “강 후보가 용산고 후배인데, 이번에 초선 의원이 되면 성실하게 일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기자에게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부의 무능에 대한 심판이고, 그런 정부를 국회에서 견제하라는 민심이 표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용산은 현재 대통령실이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이 곳에서 민주당이 이겨야 ‘정권 심판’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야당 심판론’은 일부 언론이나 여당에서만 얘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6일 오후 서울 용산 선거구의 더불어민주당 강태웅 후보가 용산구 후암시장 앞 사거리에서 그를 응원하는 한 차량 운전자에게 '쌍 따봉(양손 엄지 포즈)'을 하고 있다. /권순완 기자

강 후보는 본인의 가장 중요한 공약이 ‘용산 대통령실 재(再)이전'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기자, 이 지역 교통이 정체되고 집회가 많아져 주민들이 살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실이 다른 곳으로 옮겨야 용산 공원도 시민에게 빨리 개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을 어디로 옮길 것인지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외에도 ▲용산국가공원 조성 ▲ 경부선·경의중앙선 철도 지하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권영세 “여당 중진 뽑혀야 철도지하화 실현”

국민의힘 권영세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쯤 용산구 효창동 효창공원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빨간 조끼를 입은 그는 운동하거나 산책하러 나온 시민들에게 일일이 다가가 고개를 숙이며 명함을 건넸다. 권 후보가 운동복 차림의 남성에게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자, 그 남성은 그의 손을 힘껏 잡으며 “반드시 이길 거예요”라고 말했다. 자녀 둘과 함께 산책 나온 부부를 마주치자, 그는 부부의 손을 차례로 잡은 뒤 어린 아이와도 ‘주먹 인사’를 했다. 많은 시민들이 그가 곁을 지나갈 때 “파이팅!”을 외치며 응원했다.

6일 오전 서울 용산 선거구의 국민의힘 권영세 후보가 용산구 효창공원 안에서 한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권순완 기자

효창공원 안에서 만난 80대 남성 김모씨는 “민주당은 요즘 경제가 어려운 것을 모두 윤 대통령 탓이라고 하는데, 그건 세계 경제가 전체적으로 어려운 것을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윤 대통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권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권 후보는 항상 꾸준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권 후보는 기자에게 “이번 선거는 앞으로 대한민국의 기본이 유지되느냐, 아니면 흔들리느냐를 결정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산 지역으로 본다면, 용산의 발전이 계속 이어질 거냐 아니면 정체할 것이냐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6일 오전 서울 용산 선거구의 국민의힘 권영세 후보가 용산구 효창공원 안에서 나들이를 나온 한 가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권순완 기자

본인의 핵심 공약으로는 ‘용산 지역 철도 지하화’를 꼽았다. 그는 “여당의 중진 후보인 내가 뽑혀야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철도 지하화 등 각종 지역 현안들이 주민 바람대로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산의 선거 판세에 대해선 “박빙이라고 본다”며 “어느 쪽이 더 많이 나와서 투표를 하느냐의 승부”라고 말했다.

권 후보의 지역 공약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첨단 기업 유치 ▲용산 미군기지 조기 반환 등이 포함돼 있다.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 ‘초접전'

현재 두 후보 지지율은 초접전 양상이다. 이데일리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한 조사(지난1∼2일, 무선 ARS)에서 강 후보 47.3%, 권 의원 45.2%로 차이가 오차범위(±4.4%포인트) 안이었다. MBC-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조사(3월 26일∼27일, 무선전화면접)에서도 강 후보 42%, 권 의원 41%로 박빙이었다.

한편, 무소속 김정현 후보도 용산에 출마한 상태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 공약으로 ▲용산구 정치 중립화 ▲반도체 팹리스 특구 지정 ▲청년인재 시니어 멘토 연계 등을 내걸었다. 그는 선거 공보물에서 “기득권 정당정치 대신, 지역 주민의 민생과 국가발전을 위한 시민 중심의 정치개혁을 제안한다”며 “용산 시민이 함께 하면 정치개혁을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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