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홈런공 수난시대, 그라운드에 '내동댕이'... 1호 볼은 '강탈 협박' 논란에, 바람 잘 날 없다

양정웅 기자 2024. 4. 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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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오타니 쇼헤이가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2024 메이저리그(MLB) 방문경기에 2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회초 홈런을 때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가 6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2024 메이저리그(MLB) 방문경기에 2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회초 홈런을 때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2024시즌 홈런구의 운명이 바람 잘 날 없다. '협상 논란'의 1호 공에 이어 2호 공은 팬에게 버림을 받았다.

오타니는 6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2024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첫 타석부터 오타니의 방망이는 불을 뿜었다. 1회 초 1사 후 등장한 그는 컵스 선발 카일 헨드릭스의 3구째 싱킹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을 뚫는 2루타로 살아나갔다. 4번 윌 스미스의 안타 때 3루까지 간 그는 다음 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2타점 적시타로 홈을 밟아 선취점의 주인공이 됐다.

3회에는 1루 땅볼로 물러난 오타니는 5회 대포를 터트렸다. 팀이 2-6으로 뒤지던 상황에서 선두타자 무키 베츠가 좌전안타로 출루에 성공한 후 무사 1루가 됐다. 이때 등장한 오타니는 헨드릭스의 가운데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한 손을 놓으며 다소 엉거주춤한 자세로 받아쳤고, 폴대 안으로 들어온 걸 보고나서야 1루 베이스로 향했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2024 메이저리그(MLB) 방문경기에 2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타석에서 투구를 기다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 홈런은 오타니의 시즌 2호 홈런이자 2경기 연속 기록이었다. 특히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오타니가 리글리 필드에서 처음 때려낸 홈런이었기에 그 가치는 더했다. 이에 볼을 잡은 남성도 중계화면상으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이 팬은 이 홈런공을 그대로 그라운드로 던져버렸다. 가지고 있었다면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었기에 들고 갈 법도 했지만 이 팬은 망설임 없이 이를 포기했다. 대체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일본 매체 주니치 스포츠에 따르면 이 볼을 잡았던 짐 리치는 "그게 리글리 필드의 전통이다. 상대 팀의 홈런볼은 다시 경기장으로 버린다"고 설명했다.

리치는 "(홈런공에) 높은 가격이 책정될 수도 있다"면서도 "(오타니는) 정말 멋진 선수지만, 난 오타니의 팬이 아니라 컵스의 팬이다"며 단호히 말했다. 이어 "오타니가 뭔가 준다면 받았을 것이다. 공이 내가 먹고 있던 나초에 들어갔다. 새 나초를 사주지 않았을까"라며 농담을 던졌다. 리치는 맥주를 들고 호쾌하게 웃었다고 한다.

오타니 쇼헤이가 리글리 필드에서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앞서 오타니는 홈런구로 한 차례 소동이 빚어진 바 있다. 지난 4일 홈인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오타니는 7회 홈런을 터트렸는데, 이는 오타니의 다저스 이적 후 첫 홈런이었다.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이 볼은 최소 10만 달러(약 1억 3500만 원) 정도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런데 이 홈런공을 습득한 팬이 구단으로부터 압박을 받았다고 디 애슬레틱을 통해 폭로했다. 공을 주운 앰버 로만이라는 여성 팬에 따르면 다저스의 보안팀은 볼이 떨어지자마자 그와 남편 알렉시스 발렌수엘라를 분리시키고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공이 떨어지자마자 12명 이상의 보안요원이 왔고, 주위에서는 "공을 쉽게 주지 말라"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최초에는 오타니의 사인이 들어간 모자 2개와 볼을 교환하려고 했다.

이에 로만은 다른 걸 더 줄 수 있느냐고 물었고, 배트와 사인볼을 추가해주겠다는 제안을 들었다. 또한 다저스 측은 홈런볼에 대한 인증을 해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구단에서 오타니의 홈런구라고 인증해주지 않는다면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팬 입장에서는 사실상의 협박으로 받아들여졌다. 발렌수엘라는 "우리는 뭘 뺏으려는 것도 아니고, 돈에 굶주린 것도 아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특별한 순간에 나온 특별한 공이다"며 "그런 만큼 그에 맞는 보상을 받는 게 공평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국 이들은 모자 2개와 사인볼, 배트를 받고 구장을 떠났다.

오타니 쇼헤이의 다저스 첫 홈런볼을 습득한 앰버 로만. /사진=디 애슬레틱 샘 블룸 SNS
오타니의 홈런볼을 대가로 받은 모자와 사인볼, 사인배트. /사진=디 애슬레틱 샘 블룸 SNS
이 자체로 오타니가 잘못한 건 아니지만, 최근 논란이 있었기에 이번 사건도 크게 번지고 말았다. 앞서 오타니는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40)의 불법도박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미즈하라는 LA 에인절스 시절부터 불법 스포츠 도박에 손을 댔는데, 지난해에는 오타니의 계좌에서 450만 달러(약 60억 원)를 빼냈다고 한다. 처음에는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빚을 갚아준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당 사실이 보도된 후에는 미즈하라가 몰래 빼간 것으로 말을 바꿨다.

그러나 미국 LA 타임스는 "미즈하라가 오타니 본인이나 회계사, 은행 직원, 혹은 어느 누구라도 알아채지 못하면 450만 달러라는 돈을 훔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역겹다. 또한 도박꾼에게 450만 달러를 빌려주고, 출처를 확인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회의적이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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