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극대기 겹친 개기일식, 태양의 우주쇼 펼쳐진다
스트리머, 코로나루프 등 코로나 강렬히 나타날 듯
오는 8일(현지 시각) 북미 대륙을 가로지르는 개기일식이 펼쳐진다. 이번 개기일식은 11년 주기로 태양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태양 극대기)와도 겹친다. 과학자들은 이때 태양의 불꽃인 ‘홍염’과 희미한 외부 대기인 ‘코로나’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기일식은 약 18개월마다 일어나지만 대부분 태양 활동이 적은 극소기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네이처는 5일(현지 시각)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이 이번 개기일식에서 태양 대기의 복잡한 구조를 더 잘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기일식은 태양과 달, 지구가 나란히 자리하면서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현상이다. 달의 그림자에 든 지역에서는 달이 태양 전체를 가리는 것처럼 보인다. 이번 개기일식은 멕시코, 미국을 지나 캐나다 동부를 가로지른다.
개기일식 기간 동안에는 평소 낮에는 눈에 보이지 않던 현상들이 관측되기도 한다. 평소에는 태양 표면이 너무 밝아 관찰하기 어렵지만 표면을 가리는 개기일식 때는 태양 주위의 대기가 뚜렷하게 보이는 덕분이다.
이번 개기일식에서는 태양 가장자리로부터 붉게 방출되는 불꽃 가스인 ‘홍염’과 이보다 더 크게 뻗쳐서 삽 모양으로 코로나를 이루는 ‘스트리머’가 눈에 더 잘 띌 것으로 보인다. 태양 표면에서 밀도와 온도가 낮아 어둡게 보이는 영역인 ‘코로나 구멍’, 자기장을 따라 코로나가 솟구쳤다가 다시 태양 표면으로 되돌아가는 ‘코로나루프’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낼 것으로 기대된다.
◇ 태양의 구멍과 밝은 고리 비밀 밝힌다
과학자들은 태양 표면에서 활활 타오르는 듯한 홍염도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홍염이 폭발적으로 터지면 코로나가 더욱 크게 번지는 현상도 볼 수 있다.
샤디아 하발(Shadia Habbal) 미국 하와이대 천문학연구소 교수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와 인터뷰에서 “개기일식 때 홍염을 관찰하면 어떻게 상대적으로 차가운 태양표면의 플라즈마가 솟구쳐서 100배나 더 뜨거운 코로나가 될 수 있는지, 이 플라즈마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표면의 온도는 약 6000도, 코로나의 온도는 100만도 이상이다.
홍염을 관찰하기 위해 하발 교수 연구진은 텍사스와 아칸소의 세 지역에 고속 카메라와 고해상도 센서를 설치할 예정이다. 어느 한 지역에만 설치했다가 구름이 태양을 가려 관찰에 실패할 가능성을 고려해 여러 곳에 설치한다.
과학자들은 코로나 관측에 특히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코로나는 태양 표면보다 100만 배나 더 큰 에너지를 바깥으로 쏟아내는 현상이다. 왕관(코로나) 같은 모양으로 생겨나 이런 이름이 붙었다. 태양 극대기에는 자기장이 강해지는데 이때 코로나는 더욱 크고 밝고, 복잡한 구조를 띤다.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 천체물리학자인 제임스 클림추크(James Klimchuk) 미국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코로나는 천문학계에서 풀리지 않은 가장 큰 미스터리”라며 “태양 핵에서 수백만㎞ 떨어진 뜨거운 코로나가 어떻게 태양 표면보다 훨씬 뜨거울 수 있는지, 왜 이렇게 복잡한 구조를 띠고 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태양 활동을 관찰하는 장비를 연구 개발하는 미국 업체 프리딕티브 사이언스(Predictive Science)는 이번 개기일식 동안 코로나가 어떻게 형성될지 예측했다. 태양 표면 자기장의 실시간 위성 데이터와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사용한 결과다.
연구진은 여러 개의 스트리머가 잘 발달하고 코로나루프도 뚜렷하게 관찰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밀도가 높은 플라즈마의 전자가 햇빛을 산란시키기 때문에 코로나의 다른 부분보다 더 밝게 빛난다. 스트리머가 잘 보이는 만큼, 스트리머와 스트리머 사이 비교적 어두운 영역인 코로나 구멍 역시 관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코로나 구멍은 강렬한 태양풍(자기장에 의해 가속하는 대전입자)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돌풍은 지구 자기장이 급격하게 변하는 지자기폭풍을 일으켜 지구 궤도 위성을 위협할 수 있다. 극지방에서 오로라가 보이는 것도 바로 이 현상 때문이다.
◇ 제트기 띄우는 NASA
프리딕티브 사이언스는 또 실제 일식이 일어난 모습과 데이터를 미리 시뮬레이션한 결과와 비교해 우주 기상 예측 모델을 검증하고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름이 잔뜩 끼어도 아무 걱정 없이 개기일식을 관찰할 수 있는 연구진도 있다. NASA의 공중 코로나 방출 조사팀(ACES)이다. 연구진은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걸프스트림V 제트기를 타고 구름보다 높은 고도 13㎞를 비행하며 태양을 관찰할 예정이다. 이 고도는 태양 적외선을 흡수해 코로나 측정을 방해하는 지구 대기의 수증기층보다도 훨씬 높다. 또한 제트기를 타고 개기일식을 따라가면 지상에서 관찰하는 것(4분 30초)보다 90초 더 긴 6분 간 관찰할 수 있다.
이번 개기일식 때 ACES 연구진은 특히 코로나에서 잘 발달한 스트리머를 관찰한다. 연구진은 스트리머가 방출하는 적외선을 측정해 코로나 전체와 스트리머 부분의 자기장 세기와, 이온 구성을 예측할 계획이다. 코로나의 자기장이 플라즈마에서 나오는 적외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적외선을 보면 역으로 코로나의 자기장 세기를 알 수 있어서다.
과학자들에게 개기일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마지막도 아니다. 하발 교수는 “단 몇 분간의 순간이지만 개기일식은 매번 다른 모습이라 이번에는 어떤 모습일지 알 수가 없다”며 기대했다.
참고 자료
Nature(2024) DOI: https://doi.org/10.1038/d41586-024-009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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