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PICK!] 라면도서관·라면박물관…‘라면공화국’ 진화는 어디까지?

신재호 더바이어 부장 2024. 4. 6. 14: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농식품 트렌드 톡톡] 꼬불꼬불 면발에 담긴 3조 시장
1963년 1호 ‘삼양라면’ 출시…60년 라면 역사
매운맛 경쟁, 짜장·비빔면 등 종류 다양
MZ세대 겨냥한 팝업스토어에 1조원 수출까지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먹거리가 등장해 입맛을 사로잡는다. 유통 전문가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급변하는 농식품 트렌드를 짚어보고, 농식품 유통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지난해 11월29일 개장한 CU 홍대상상점은 국내 최초 라면 특화 편의점이다. 더바이어

‘대한민국 국민 간식’ 하면 가장 먼저 라면을 떠올린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라면은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든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 

단지 싸고 편리해서만이 아니다. 한끼를 해결하던 식사 대용에서 매운맛이 강한 해장용, 구수함을 느낄 수 있는 곰탕면, 탱글한 면발의 우동면, 짜장·짬뽕·비빔면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소비층을 지속적으로 넓혀왔다.  

2022년 기준으로 한국 사람은 연간 77개의 라면을 소비한다. 세계 2위다. 한국은 2013~2020년 8년 연속 세계 1위를 지켜왔다. 그러다가 2021년 2위로 내려앉았다. 베트남이 그해 87개로 1위 소비대국에 등극했다. 

우리가 적게 먹어서가 아니라 이제는 동남아 등 세계인의 음식으로 한국 라면의 인기가 높아진 것이다. 

1인당 연간 77개 라면 소비…국내 시장 2조1200억원

국내 라면 시장은 2022년 기준 전년 대비 5.5% 증가한 2조1200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 이후 야외활동이 늘어나고 원자재값이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라면 제조사들의 신제품 출시 열기도 뜨겁다. 2022년 기준 농심이 ‘신볶게티 큰사발면’ 등 9종을 내놓은 것을 비롯해 오뚜기는 ‘치즈로제 파스타라면’ 등 13종을 선보였다. 삼양식품은 ‘바담뽕’ 등 11종, 팔도는 ‘킹뚜껑’ 등 13종을 출시했다.

국내 라면 시장의 특징으로는 주요 제조사의 생산시설 확충을 통한 글로벌 성장 가속화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라면 생산·판매 60주년을 맞은 한국 라면은 사상 최대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고, 업스토어 운영 등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향상시키려는 노력 등도 특징 중 하나다. 아울러 색다른 한정판 제품 출시로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흥미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라면 제조사들은 주소비층인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겨냥해 그들과 소통을 확대하고 라이프사이클을 심층 분석해 맞춤형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다양한 이색 마케팅 활동을 적극 전개해 나가고 있다. 

1980년대 라면의 황금기... 빨간 국물 경쟁구도

홈플러스 인천 연수점의 라면 박물관 코너. 더바이어

2000년 이후부터는 대형유통업체들이 자체브랜드(PB) 라면을 속속 출시하면서 다양한 카테고리의 라면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렇다면 라면의 역사는 어떻게 흘러왔을까.

한국 라면의 역사는 1960년대부터 시작됐다. 1호는 1963년 9월16일 출시된 ‘삼양라면’이다. 전후시대 쌀 대체 식량으로 닭고기 육수로 만들어졌다. 1970년대 라면은 값싸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쇠고기 육수 베이스였다.

1980년대는 라면의 황금기를 맞이한다. 특히 빨간 국물 라면이 경쟁 구도를 갖추고 각축전을 벌였다. 1982년 ‘너구리’, 1983년 ‘안성탕면’, 1986년 ‘신라면’, 1988년 ‘진라면’ 등이 대표적이다. 이 시기에 라면의 카테고리 확장이 시작된다. ‘비빔면’과 ‘짜파게티’ 등이 출시된 것이다.

1990년대는 라면의 매운맛 경쟁 시대로 들어서며 호황기를 맞는다. 신라면을 잡기 위해 1997년 ‘열라면’ ‘핫라면’ ‘쇼킹면’ 등이 출시됐고, 라면 시장 전체 규모는 1998년 1조원을 돌파한다. 농심이 삼양을 넘어 ‘라면의 왕좌’를 탈환한 것도 이 시기다. 

팝업스토어·편집숍 등 운영...소비자 접점 확대

지난해 11월29일 개장한 CU 홍대상상점은 국내 최초 라면 특화 편의점으로 모두 225종의 라면을 맛볼 수 있다. 더바이어

지난해 라면업계는 MZ세대를 비롯한 소비자와 접점을 높이고자 팝업스토어·편집숍 등을 운영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농심은 지난해 1월 초 성수동에 ‘신라면 카페테리아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2022년 10월 농심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오픈한 ‘신라면 분식점(Shin Ramyun Cafeteria)’의 인기에 힘입어 가상현실 공간을 실제로 구현한 것이다. 

방문객이 매운맛 정도와 면발 종류, 건더기 스프 등 맛과 재료의 조화를 각자 취향대로 선택해 신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게 했다.

또 농심은 지난해 5월 서울 주요 대학 10곳을 돌며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캠퍼스 팝업스토어는 농심 표어인 ‘인생을 맛있게’를 주제로 당시 기말고사를 앞둔 기간에 대학생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삼양식품도 지난해 1월, 새로운 프리미엄 건면 브랜드 ‘쿠티크’를 팝업스토어 얼굴로 내세웠다. 삼양식품은 이어 12월 건면 브랜드 쿠티크를 정식으로 출시하고 그 첫번째 제품으로 ‘쿠티크 에센셜 짜장’을 선보였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하고 특히 MZ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쿠티크 브랜드를 알려 프리미엄 건면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면 특화 편의점 CU 홍대상상점에서는 도시락 용기에 면과 수프를 넣고 라면 조리대에 올리면 즉석에서 바로 라면을 맛볼 수 있다. 더바이어
홈플러스 인천 연수점의 라면 박물관 코너. 더바이어

CU는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KT&G 상상마당에 라면을 직접 제조해 먹을 수 있는 편의점을 지난해 11월 말 오픈했다. 일명 ‘라면 라이브러리’라 불리는 이곳은 외국 관광객을 포함해 2030세대들이 북새통을 이룬다.

국내 최초 라면 특화 편의점 CU 홍대상상점은 105종의 봉지라면을 각자의 레시피로 제조해 먹을 수 있다. 100칸짜리 초대형 진열장에 라면들이 마치 책처럼 꽂혀 있어 ‘라면 라이브러리’로 불리는 것이다. 

벽면을 가득 채운 라면은 국내 식품업체 라면 90종에 더해 일본 라멘, 베트남 쌀국수, 인도네시아 미고랭 등 해외 라면 15종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컵라면 120여종까지 더해 모두 225종의 라면을 맛볼 수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 리뉴얼 오픈한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2.0’ 인천 연수점은 라면 박물관을 별도 코너로 구성해 라면의 역사, 세계의 라면 등을 소개하면서 고객들에게 알고 먹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해외시장 맞춤형 브랜드 강화...K-콘텐츠 일등 공신

한국 라면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2023년 1조원의 수출액을 달성했다. 농심

이같은 우리 국민의 각별한 라면 사랑은 세계인의 입맛도 사로잡았다. 국가별 식문화 특성과 소비자 요구에 맞춘 상품을 선보이며 지난해에는 1조원 수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삼양식품은 ‘하바네로불닭볶음면’(미주), ‘야키소바불닭볶음면’(아시아) 등 불닭브랜드의 현지 맞춤형 제품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수출 전용 브랜드를 기획해 선보이고 있다. 

또 물을 버리지 않고 졸여서 간편하게 조리하는 상품 ‘탱글’을 출시했다. 모든 재료를 넣고 한번에 조리하는 방식으로 보편적인 외국의 식문화를 반영했다. 

특히 라면 수출의 일등공신은 K-콘텐츠였다. K-콘텐츠 확장은 K-푸드 수요로 이어졌고 한국 라면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대표적으로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가 해외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이에 농심은 해외시장에 ‘앵그리 짜파구리 큰사발’과 오리지널 ‘짜파구리 큰사발’을 새롭게 개발해 선보였다. 오뚜기는 방탄소년단(BTS) 진을 진라면 모델로 발탁해 북미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또 글로벌 캐릭터 ‘BT21’을 활용한 진라면 ‘퍼플에디션’을 제조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각국의 소비자 니즈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차별화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겠다”라고 전했다. 

신재호 더바이어 부장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