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에 좋다는 프로폴리스, 약보다 나을까?
프로폴리스. 꿀벌이 나무의 수액과 꽃가루, 벌의 침(타액) 등을 섞어서 만든 벌집의 '보호막' 이다. 프로폴리스에 알레르기만 없다면 아이들도 안전하게 활용가능한 항산화제로, 매년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감기나 비염을 자주 앓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에서는 마치 비염의 명약처럼 포장되어 광고하기도 한다. 그런데, 진짜 비염 관리에 프로폴리스가 효과 있을까?
동양의학에서도 활용된 프로폴리스, 풍부한 항산화물질의 힘
프로폴리스의 프로(pro)는 '앞'을, 폴리스(polis)는 '도시'란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말로, 본래 역할은 벌집 입구를 채워 벌집 내부의 수분 증발을 막아서 벌집의 일정한 수분량을 보존하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행한 프로폴리스추출물의 모노그래프를 보면, 1990년대 초반 미국 등에서 발표된 항산화 연구를 시작으로 본격 기능성 연구가 확대되었다.
재미난 건, 동양 전통의학에서는 이미 프로폴리스가 활용되었다는 점이다. 2021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재평가보고서의 프로폴리스 국내외 사용현황을 보면, 동양에서는 이것을 '노봉방(露蜂房)'이라고 부르며 염증 치료에 사용한 기록이 동의보감 등에 있었다. 이런 작용은 프로폴리스에 풍부한 아카세틴, 계피산, 크리신, 퀘르세틴 등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 성분의 항산화작용과 연관된 것으로 본다.
그래서 국내 건강기능식품 기준에서는 프로폴리스추출물의 하루 섭취량에 총 플라보노이드로서 20~40mg 함유되면 항산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의 기능성이 표시된다. 기존에는 16~17mg이 기준이었으나, 2021 기능성 재평가를 통해 항산화 기능을 내는 핵심성분의 함량 기준 및 섭취범위가 확대되었다. 또한, 프로폴리스추출물이 그람음성균 등에 직접 닿았을 때 항균작용도 잘 알려져 필름이나 분말, 스프레이 등 입 안에 직접 접촉하는 형태의 제품은 플라보노이드 함량과 관계없이 구강에서의 항균작용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의 기능성도 함께 표시된다.
염증 반응 조절에 도움…즉각적 알레르기반응 억제 효과는 없어
프로폴리스추출물의 항산화 작용은 체내 염증 신호를 강화하는 활성산소의 작용을 억제한다. 그래서 비염 등 염증질환을 반복적으로 앓는 분들이 꾸준히 섭취하면 증상의 강도를 낮추는 데 도움을 주긴 한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컨디션이 떨어질 때마다 비염 또는 코감기가 자주 발생하는 사람이라면 평소 프로폴리스 섭취가 비염 또는 코감기에 걸렸을 때 덜 아프게 도와준다. 증상이 매우 심했던 분들은 횟수가 줄어드는 것이 관찰되기도 한다.
하지만, 비염이나 코감기가 생겼을 때 프로폴리스를 먹자마자 콧물이나 재채기, 코가려움이나 코막힘이 완화되는 효과는 없다. 비염이나 코감기 증상을 치료하는 '항히스타민제'는 알레르기 반응이 생겼을 때 체내 분비가 증가하는 히스타민의 작용을 차단해 늦어도 1시간 안에 증상을 없애지만, 프로폴리스는 히스타민 분비를 자극하는 '염증신호전달' 억제에 천천히 작용해 약만큼 빠르고 강한 효과를 나타내진 못한다. 따라서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으로 며칠 고생한다면 증상이 생겼을 때 약을 복용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만일, 만성비염이나 컨디션에 따른 비염 재발이 고민일 때는 꾸준한 프로폴리스 섭취가 과도한 면역계 염증반응을 억제해 증상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비염 및 코감기약, 약 복용 후 증상 개선이 더디다면 2차 상담 권장
비염이나 코감기에 쓰는 약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항히스타민제는 단일성분으로는 세티리진, 펙소페나딘, 로라타딘 세 종류가 있고, 코감기약에 포함된 페니라민과 트리프롤리딘을 포함하면 다섯종류로 늘어난다. 의사 진료 후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 레보세티리진, 베포타스틴 등을 포함하면 우리가 '항히스타민제' 라고 부르는 약 성분은 최소 10가지가 넘는다. 그래서 내가 복용한 항히스타민제가 지금의 증상 완화에 딱 맞지 않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이럴 때, 많은 분들은 약의 종류를 바꾸기 보다 온라인 또는 지인을 통해 더 좋은 정보를 탐색한다. 그 과정에서 프로폴리스를 비염 치료에 활용하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비염인 줄 알았던 게 축농증의 증상일 때도 있고, 단순 비염인 줄 알았던 게 덜 치료된 코감기로 인한 만성 비염인 경우도 있다. 이럴 때 무작정 프로폴리스 같은 영양제만 장기간 복용하면 오히려 후유증으로 치료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따라서 약 복용 후 원하는 효과를 얻지 못했다면 우선 영양제를 구매하기 보다 전문가와 2차 상담을 권한다. 그래서 우선 증상을 치료하고, 이후 관리 목적으로 영양제를 활용하길 추천한다.
노윤정 약사 (hphar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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