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환자 피 마르고 대학병원 줄도산 할 판인데 대체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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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으로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대표와 140분간 면담했으나 의견 차이만 확인했다.
전공의 사태 이후 45일 만에 가진 첫 면담에 대해 정부는 어제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 노력을 지속하겠다"면서도 "2000명 증원 방침은 유효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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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지만 무너져가는 의료 체계를 생각하면 성과도 없고 대화 재개의 기약도 없이 끝난 면담이 절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국 200여 개 수련병원에서 전공의들이 대거 빠져나간 후 당장 수술이 급한 암 환자들도 몇 개월씩 수술 차례를 기다리느라 암세포가 전이라도 될까 피를 말리고 있다.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 앞까지 왔다가 병상이나 의사가 없어 돌아가는 사례도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매달 건강보험료를 꼬박꼬박 내온 사람들은 정작 중병에 걸리거나 응급 상황이 생겨 의사가 절실히 필요할 때 도움을 못 받는 기막힌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전국의 수련병원들도 환자를 제대로 받지 못해 하루 10억 원 안팎의 적자를 보고 있다. 국내 최대 암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은 40일간 511억 원의 적자를 냈다. 병원마다 무급휴가를 시행하며 비상경영을 하고 있지만 다음 달부터는 도산하는 병원이 속출할 전망이다. 1학기 개강을 미룰 대로 미뤄온 전국 40개 의대들이 다음 주부터 수업을 시작하면 의대생의 85%가 집단 유급할 가능성이 있다. 의대 증원에 유급생들까지 더해질 경우 내년부터 의대 강의실과 실습실은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의료 체계도 의사 양성 체계도 당장 손쓰지 않으면 안 되는 응급 상황인데 언제까지 10년 후에나 효과를 볼 의사 증원 문제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을 텐가. 정부는 의료계에 의대 증원에 대한 ‘통일된 대안’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분오열 중인 의료계에 단일안을 내라고 하는 건 정부 뜻대로 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수동적으로 기다릴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의료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합의안을 만드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의사들도 강경파에 휘둘릴 때가 아니다. 국민 건강을 지키는 직업의 무게를 생각해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 나서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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