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글로 유족에 상처”…일본 판사 ‘표현 행위’ 첫 파면
[앵커]
일본의 판사가 살인 사건의 피해자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글을 자신의 SNS에 반복적으로 올렸다가 파면 당했습니다.
비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판사에 대해 탄핵재판소라는 기관이 파면을 결정한 건데요, 위법 행위가 아닌 표현 활동을 이유로 파면을 당한 건 처음입니다.
도쿄 지종익 특파원 보도입니다.
[리포트]
변호인들과 함께 판사 탄핵 재판소로 들어서는 일본의 오카모토 기이치 판사.
탄핵 재판에 회부된 건 자신의 SNS에 올린 게시글 때문입니다.
오카모토 판사는 2017년 도쿄 여고생 살인 사건과 관련해 사건을 자극적으로 묘사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가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항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글을 반복적으로 올렸고 참다못한 유족은 일본 국회에 판사의 탄핵 재판 회부를 신청했습니다.
오카모토 판사는 2008년부터 SNS에 하루 10건가량의 글을 올릴 정도로 소셜미디어에 열성적이었습니다.
속옷 차림의 사진도 올려 2016년엔 도쿄 고등법원이 엄중 경고 처분을 내렸습니다.
일본 중의원과 참의원 14명으로 구성된 판사 탄핵재판소는 3분의 2 이상의 다수 의견으로 오카모토 판사를 파면 결정했습니다.
문제가 있는 글을 반복적으로 올린 것은 재판관에게 허용되는 표현의 자유 한계를 벗어났다는 겁니다.
일본에선 그동안 재판을 통해 판사 8명이 파면됐는데, 표현 행위로 인한 파면은 처음입니다.
[시나 다케시/주임 재판관/중의원 : "범죄 피해자 같은 약자들에 대해서는 SNS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특히 인권을 배려해야 합니다."]
법조인의 표현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지나친 결정이라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재판소는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받아야 하는 판사의 품위를 손상시킨 비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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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종익 기자 (jig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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