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저커버그 친누나 영입” 허위공시 상장사 대표 구속…100억원 배임 혐의도

[앵커]

3년 전, 페이스북 창업주의 친누나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고 공시했던 한 코스닥 상장사가 있었는데요.

당시 이 같은 호재에 힘입어 주가가 세 배 가까이 뛰었는데, 알고 보니 허위 공시였습니다.

해당 업체는 결국 거래 정지됐는데, 경찰은 당시 공동대표 2명이 회삿돈을 빼돌리기 위해 이 같은 일을 벌인 거로 보고 구속했습니다.

최인영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코스닥 상장사인 카메라 모듈 제조업체 이즈미디어.

2021년 초 새 공동대표 두 명이 자기 자본으로 회사를 인수했다고 공시하고.

[○○경제방송 : "랜디 주커버그를 사외이사로 영입해 신사업의 물꼬를…."]

한 달 뒤, 블록체인 분야에 진출한다며 페이스북 창립자의 친누나인 랜디 주커버그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고 또다시 공시합니다.

관련 보도가 여러 경제 매체에서 이어졌고, 이런 호재에 힘입어 이즈미디어의 주가는 세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하지만 모두 허위 공시였습니다.

자기 자본으로 이루어졌다는 회사 인수는 사실은 자금을 차용해 이루어졌고, 랜디 주커버그 역시 사외이사로 선임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2개 이상의 회사에서 이사를 맡고 있어 상법상 선임 자체가 불가능했던 겁니다.

실제로 랜디 주커버그는 단 한 번도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이듬해 이즈미디어는 거래 정지됐고, 지난해 10월엔 상장폐지 조치까지 돼 현재 효력 정지 가처분 심사가 진행 중입니다.

피해를 본 소액주주는 만 오천여 명, 피해액은 320억 원이 넘습니다.

[이즈미디어 직원/음성변조 : "그 당시 담당자들이 아무도 없어요. 다 교체되고…."]

경찰은 당시 공동대표 2명을 회삿돈을 빼돌릴 목적으로 업체를 인수한 거로 보고 수사를 해왔습니다.

이들은 이사회 승인 없이 자금을 집행해 회사에 100억 원가량의 손실을 끼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사채업자에게 회사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도 공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오늘 구속 송치했습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촬영기자:하정현/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김지훈 박미주/화면출처: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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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