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의 경고 “중국, 한국 총선에 AI 조작정보 퍼뜨릴 것”

마이크로소프트 위협분석센터(MTAC)가 4일 공개한 보고서에 담긴 한국 내 여론 조작 콘텐츠의 대표 사례. 문어를 의인화한 만화 형식으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를 비난하고 있다. MTAC는 처리수 방류에 대한 한국 내 반대 여론을 부추길 목적으로 이 같은 콘텐츠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마이크로소프트 MTAC 보고서

중국이 고의적으로 한국·미국·대만 등에 인공지능(AI)으로 조작한 정보를 퍼뜨려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분석한 보고서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개했다. MS 위협분석센터(MTAC)는 최근 ‘같은 표적, 새로운 전술: 동아시아의 위협적 조직이 독특한 방법을 사용하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올해 치러지는 한국·미국·인도의 선거에 인공지능으로 만든 허위 조작 정보를 퍼뜨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MTAC는 지난해 중국 및 북한으로부터 발생한 사이버 활동을 분석한 결과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보다 정교한 테크닉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MTAC는 ‘스톰 1376(Storm-1376)’이라고 이름 붙인 중국의 조직이 AI로 생성한 허위 조작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퍼뜨렸다고 했다. 175개 웹사이트에서 58개 언어로 활동하면서 올해 초 대만 총통(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반중(反中) 성향 라이칭더에 관한 허위 정보를 게시했다고 했다. MTAC는 또 스톰 1376이 “한국에선 일본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 반대 관련 의견 등을 퍼뜨렸다. 특히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를) 오염수 테러, 태평양 전쟁 등에 빗댔던 2022년 대선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시) 후보의 메시지를 증폭했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서 MTAC는 “중국의 사이버 조직들이 올해 투표소로 향하는 인도·한국·미국의 국민들을 겨냥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중국은 관심이 집중된 이들 선거에서 자국의 입장에 유리한 내용의 AI 콘텐츠를 만들고 증폭시킬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MTAC에 따르면 중국은 실제로 지난 1월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도 AI로 생성한 허위 조작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퍼뜨렸다. 대만의 라이칭더 당선인이 AI 뉴스 앵커 등을 이용해 국고를 횡령했다거나 사생아가 있다는 내용의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사퇴한 궈타이밍 후보에 대해서도 그가 나머지 후보 중 한쪽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가짜 음성 파일을 게시하기도 했다.

오는 10일 총선을 치르는 한국도 주요 타깃 중 하나였다고 한다. MTAC는 스톰 1376이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와 관련해 “한국에서 벌어지는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 반대 시위를 증폭시키는 현지화된 콘텐츠와 일본 정부에 비판적인 콘텐츠로 한국을 겨냥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스톰 1376은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에서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음모론을 퍼뜨리거나 분열을 조장하는 질문을 올리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MTAC는 북한의 사이버 위협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MTAC는 “북한의 사이버 위협 행위자들은 2023년 수억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훔치고, 소프트웨어 공급망 공격을 수행했으며, 그들이 국가 안보의 적으로 인식하는 곳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했다. MTAC는 북한의 사이버 조직이 미국과 한국의 항공우주·방위 기관을 목표로 삼았으며 정부·연구소·미디어 등의 전문가를 상대로 감시 활동을 하거나 정보를 훔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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