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에서 김성태랑 술 마셨다" 이화영 법정 발언에 검찰 '명백한 허위'

피고인 부동의하면 증거로 못쓰는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회유 이유 없다
검찰의 회유·압박 주장도 "사실 아냐"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의 모습. 2022.6.2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검찰이 전날(4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법정 발언을 두고 '명백한 허위'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 전 부지사의 검찰의 회유·압박에 대한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유감을 표했다.

5일 수원지검은 출입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이 전 부지사가 법정에서 '검찰청에서 김성태, 방용철과 술을 마시며 진술을 조작했다'는 주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성태와 방용철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화영의 주장은 명백히 허위"라고 말했다.

이어 "형사소송법에 따라 피고인이 증거로 동의하지 않고 내용을 부인하면,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는 법정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면서 "실제 재판 과정에서도 증거로 채택되지 못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검사가 이화영 피고인을 회유할 재판상의 이유도 실익도 없다"고 했다.

또 36년간 정치활동을 하고 제17대 국회의원, 경기도 평화부지사, (주)킨텍스 사장까지 역임한 이화영 피고인을 상대로 민주당 법률위원회 소속 변호사가 참여한 상황에서 거짓 진술을 하라고 회유한다는 것도 상식에 반하는 주장이라는 게 수원지검의 입장이다.

검찰은 "재판 종결을 앞둔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 명백히 사실과 다른 일방적 허위 주장을 하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이화영 경기도 연정부지사가 10일 오전 이재명 경기도지사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공식 취임했다.(경기도 제공)2018.7.10/뉴스1 ⓒ News1

앞서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전날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지사의 62차 재판을 열었다.

이날 이 전 부지사는 피고인 신문 과정 중 "내 진술이 결정적 고리가 돼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구속시키려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면서 "이건 도저히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진술을 번복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지사를 엮기위해 이 지사와 통화 한 번 하지 않은 김성태가 이재명을 잘 아는 것처럼 했고, 얼굴 한 번 안봤는데 방북비용 500만불을 대신 냈고 이를 보고했다는 식으로 진술했다"면서 "이를 위해 (검찰에서) 사실상 세미나를 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이 "세미나를 했다는 게 무슨 의미냐"고 묻자 이 전 부지사는 "수원지검 1313호 검사실 바로 앞에 '창고'라고 붙은 세미나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속 토론도 하고 설득도 당하고 그런 과정이 있었다"면서 "김성태가 나와 단둘이 있을 때 말했다. '이재명이 제3자 뇌물로 기소되지 않으면 형님이 큰일난다. 이재명이 죽어야 한다. 이 수사의 목적은 형님이나 내가 아니다. 이재명을 위한 수사다. 이재명은 끝났다. 이재명이 들어가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후 검찰이 재주신문을 하면서 이 전 부지사에게 "1313호 사무실 맞은 편에서 김성태, 방용철, 쌍방울 관계자들과 술을 마신 적이 있다고 했는데 어떤 술이냐"고 물었고, 이 전 부지사는 "하얀 종이컵에 따라줘서 먹었다"고 재차 밝혔다.

이어 검찰이 "누가 나눠줘서 마셨냐"고 하자 이 전 부지사는 "모르겠다"고 했고, "어떤 술이냐"고 하자 "소주"라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아마도 (술을) 쌍방울에서 갖고 오지 않았을까 싶다"면서 "김성태가 연어를 먹고 싶다고 해서 연어를 깔아놓고 회덮밥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가 술을 마셨다고 주장하는 시기는 지난해 6월경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검찰에서 이 대표와 관련한 허위 진술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은 2022년 9월 구속된 후 줄곧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부인해오던 이 전 부지사가 입장을 바꿔 검찰에 일부 인정하는 진술을 한 시기다.

이 전 부지사는 △부지사 시절 2019년 7월 필리핀 국제대회에서 김성태 회장에게 당시 이재명 지사의 방북을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이를 이 지사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7월 말 옥중서신을 통해 해당 진술은 검찰의 회유와 압박으로 인한 허위 진술이라며 입장을 재차 번복했다.

검찰은 오는 8일 이 전 부지사에 대해 구형할 예정이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