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38골' 여자축구 전가을, 눈물의 은퇴식…"본보기됐으면"(종합)

최송아 2024. 4. 5.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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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축구의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16강 진출에 기여하는 등 10년 넘게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했던 전가을(36)이 그라운드와 작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5일 필리핀과의 여자 축구대표팀 평가전이 열린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지난 시즌 WK리그 세종 스포츠토토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친 전가을의 은퇴식을 개최했다.

여자 선수 은퇴식은 2008년 유영실(현 서울시청 감독, A매치 71경기)에 이어 전가을이 두 번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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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A매치 득점 2위·월드컵 16강 기여…"기술·노하우 전하는 축구인 되고파"
매치볼 들고 나오는 전가을 (이천=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5일 경기도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필리핀의 경기. 은퇴식을 갖는 전가을이 매치볼을 들고 나오고 있다. 2024.4.5 xanadu@yna.co.kr

(이천=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 여자 축구의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16강 진출에 기여하는 등 10년 넘게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했던 전가을(36)이 그라운드와 작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5일 필리핀과의 여자 축구대표팀 평가전이 열린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지난 시즌 WK리그 세종 스포츠토토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친 전가을의 은퇴식을 개최했다.

전가을은 2007년 베이징 올림픽 예선 베트남전을 통해 성인 국가대표로 데뷔, 2019년 아이슬란드와의 친선경기까지 A매치 101경기에 출전해 38골을 기록한 공격수다.

A매치 38골은 지소연(시애틀·70골)에 이어 한국 여자 선수 통산 2위에 해당한다.

그는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하며 한국의 사상 첫 여자 월드컵 16강 진출에 기여했고, 아시안게임 3회 연속 동메달(2010·2014·2018년) 획득에도 힘을 보탰다.

성인 무대에선 2008년 수원시설관리공단(현 수원FC)을 시작으로 WK리그 인천 현대제철, 화천KSPO, 스포츠토토에서 활약했다.

은퇴식에서 정몽규 축구협회장으로부터 기념 트로피 받은 전가을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10년에는 수원시설관리공단에서 팀의 첫 WK리그 우승에 앞장서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고, 현대제철에서 3차례(2013·2014·2015) 더 WK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6년 미국 웨스턴 뉴욕 플래시에 임대되며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미국 무대를 밟은 그는 호주 멜버른 빅토리, 잉글랜드 브리스틀 시티와 레딩에서도 뛰었다.

이날 필리핀과의 경기 시작 전 사용구를 직접 들고 입장하는 '매치볼 캐리어'로 나선 전가을은 전반전 이후 진행된 은퇴식에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으로부터 기념 트로피를 받았다.

선수 대표로 나온 김혜리(현대제철)와 조소현(버밍엄시티)은 유니폼 기념 액자를 전달했고, 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와 가족 등도 그라운드에 함께 나와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전가을을 축하했다.

전가을은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서 있기까지 저 혼자 이룬 것이 없다. 동료들이 있었기에 행운이 많은 선수였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히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도움을 많이 받은 만큼 앞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이자 축구인으로 모범적으로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이것이 골의 맛' (몬트리올=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4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한국과 코스타리카의 경기. 전가을이 헤딩 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2015.6.14 hama@yna.co.kr

대한축구협회는 2002년부터 A매치 7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가 현역에서 물러나면 은퇴식을 마련해주고 있다.

여자 선수 은퇴식은 2008년 유영실(현 서울시청 감독, A매치 71경기)에 이어 전가을이 두 번째였다. 여자 대표팀 경기에서 은퇴식이 열린 건 처음이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나서도 줄곧 눈시울을 붉히며 울먹인 전가을은 "대표팀 경기에서 은퇴해 더 의미 깊고 감사하다"면서 "후배들에게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구나' 본보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후배들이 책임감을 갖고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월드컵에서의 득점과 2015년 동아시안컵 한일전의 프리킥 결승골을 선수로서 최고의 순간으로 꼽은 그는 "'지도자'로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어디 있든 축구인으로서 제 기술이나 노하우를 전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계획을 전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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