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 채널A 앵커, 국민의힘 후보 응원 논란
4일 강원 원주시 중앙시장 일대 방문…김진 "사적으로 방문해 상인들에게 인사했을 뿐, 와전됐다" 해명
뉴시스, 김진 '응원' 사진 보도했다가 삭제… "내부적 판단"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현직 채널A 앵커가 자신이 진행하는 시사 프로그램에 나왔던 국민의힘 후보 유세 현장을 방문, 응원해 논란이다. 이 소식을 뉴시스가 보도했는데 항의를 받은 후 삭제됐다. 채널A 앵커는 박정하 후보를 사적으로 만나 식사하러 가는 길에 시장 상인들과 인사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정하 후보 측은 홍보 이미지와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응원 방문이라고 했다.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4일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인 박정하 후보가 강원도 원주 중앙시장 일대에서 상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채널A 시사프로그램 '김진의 돌직구쇼' 진행자인 김진 앵커도 있었다. 박정하 후보는 과거 '김진의 돌직구쇼' 패널로 출연했다.
박 후보자는 자신의 SNS에 “오늘 김진 앵커를 비롯한 돌직구 쇼 가족들이 저를 응원하고자 원주를 찾아줬다. 중앙시장에서 시민들께 인사드리며 웃음 가득한 돌직구 쇼 케미 발산하고 왔다. 반드시 승리한 뒤 돌직구 쇼로 돌아가겠다”는 글을 사진과 함께 올렸다. 박정하 후보 측은 게시물과 홍보 이미지를 통해 김진 앵커 등 '김진의 돌직구쇼' 제작진의 응원 방문을 강조했다.
같은 날 뉴시스는 박 후보 유세 현장에 있던 김진 앵커 관련 사진 기사를 보도 후, 박정하 후보 측의 문제 제기를 받고 삭제했다. 뉴시스는 지난 4일 <박정하 후보 응원하는 김진 기자>, <국힘 원주갑 박정하 응원 온 김진 기자>, <김진 기자 “박정하 후보 응원하러 원주 왔어요”>등의 기사를 보도했다가 삭제했다.
기사 삭제 이유에 관해 뉴시스 편집국장은 5일 미디어오늘에 “담당(사진) 부장이 보도용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해 내린 결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 앵커는 사적으로 박 후보에게 인사하러 갔다 마주친 시장 상인들에게 인사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김 앵커는 “박정하 의원이 오래 '돌직구쇼'에 출연했다. 민주당 당적이 있는 패널도 (그날) 같이 인사 갔다. 시장 상인들의 인사를 모른 척하고 갈 수 없어서 인사한 건데, 마치 지원 유세하거나, 선거운동을 한 것처럼 와전이 돼서 난감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날 방문은 채널A 윤리강령 위반 소지가 있다. 채널A 윤리강령 가운데 '임직원의 기본 윤리'의 '정치관여 금지' 조항을 보면 임직원 개개인의 참정권과 정치적 견해는 존중되나 각자의 정치적 견해나 정치관여가 회사의 입장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 앵커는 이어 “특정 정당 후보만 찾아간 게 아니라 이번 선거 기간 중에 박용진 의원도 찾아가서 만났다. 특정 정당 후보만 지지 유세한 것처럼 나가는 건 사실이 아니다. 그땐 여당 소속 패널도 함께 방문했다”며 “그래서 박정하 의원실에서도 항의해 뉴시스가 기사를 삭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일을 두고 채널A의 한 기자는 “아무리 방송을 같이 출연해 친하다 해도 충분히 오해 살만한 상황이다. 선거방송 진행까지 하기로 한 입장에서 너무 부적절한 행동이다. 앞으로 '김진의 돌직구쇼'가 객관적으로 방송한다고 누가 믿어주겠나”라고 밝혔다. 김 앵커는 오는 10일 총선 투표가 끝난 후 서울 광화문 오픈스튜디오에서 채널A '나의 선택 2024' 선거방송을 진행한다.
SBS 기자 출신인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는 “시사프로그램 앵커가 더구나 선거운동 기간에 특정 후보자를 공개적으로 만났다. 사적으로 조용히 만나다 들키거나, 조용한 곳에서 밥 먹고 있다가 들킨 게 아니다. 공개적으로 다 보이는 데서 악수도 할 정도로 사실상 지지 방문처럼 한 거라면 적절치 않다”며 “당사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중요한 게 아니라 (방송사 현직 앵커가)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는지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도 “개인적으로 언론인의 정치 참여가 무조건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 표현의 자유가 있다”면서도 “이 경우는 직접 선거 운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본인 해명에 따르면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살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해프닝이라 해도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면서 오해의 소지 없게 하겠다고 말해야 한다. 아무런 문제 없는 것처럼 얘기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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