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두 손으로 하늘 못 가려”…경영진 내부고발에 결국 구속

김영훈 2024. 4. 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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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빵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강요한 혐의를 받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오늘(5일) 새벽 구속됐습니다.

앞서 구속 기소된 황재복 SPC 대표의 진술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는데요.

법정에선 황 대표의 진술 녹화 영상이 재생되기도 했습니다.

김영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검찰의 소환 통보에 수차례 불응했다가 병원에서 체포된 허영인 SPC 그룹 회장.

11시간에 걸친 구속영장심사 끝에 법원은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영장심사에서는 '민주노총 탈퇴 종용' 과정에 허 회장의 관여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검찰과 앞서 조사를 받았던 SPC 임직원들에 대해 검찰의 회유가 있었다는 허 회장 측 간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황재복 SPC 대표가 구속기소 되기 전날인 지난달 21일 녹화된 황 대표의 진술 영상을 재생했습니다.

이 영상에서 황 대표는 2019년 7월 자회사에서 민주노총 소속 노조 임종린 지회장이 근로자 대표로 당선되자 허 회장이 "노무 관리를 어떻게 했냐"고 질책하며 "노무 관리 담당자를 새롭게 정해 근로자 대표 선임을 번복시키라"고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황 대표는 또 허 회장이 사내 전화로 수시로 연락해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들의 탈퇴 현황에 대해 물으며 '실적 독촉'을 하기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만약 허 회장 측이 이런 진술 내용이 거짓이라고 주장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엔 "두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허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엔 이 같은 황 대표의 진술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검찰은 최장 20일인 구속 기간 동안 허 회장의 민주노총 탈퇴 강요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수사 정보를 빼돌린 대가로 검찰 수사관에게 뇌물을 제공한 과정에 허 회장이 관여했는지도 살펴볼 방침입니다.

KBS 뉴스 김영훈입니다.

촬영기자:유현우/영상편집:하동우/그래픽:여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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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기자 (hu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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