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전 대통령 거침없는 尹정부 성토에 TV조선 앵커 "내로남불 증상"

조현호 기자 2024. 4. 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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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리 못하나…눈뜨니 후진국" 발언에 TV조선 "추하다…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대통령"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5일 오전 사전투표를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이번 선거가 정부를 정신차리게 하는 선거라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JTBC 영상 갈무리

문재인 전 대통령이 22대 총선 본격 선거운동 중에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등 적극 행보를 보이자 국민의힘이나 보수언론 뿐 아니라 이재명 지지층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본인 스스로 잊혀진다 하지 않았느냐”, “이렇게 노골적으로 선거운동하는 전직 대통령은 처음”, “필요할 땐 침묵하더니 침묵해야 할 때 숟가락 얹나” 등의 주장이다. TV조선 앵커는 “추합니다” “내로남불 증상이 깊다”고 원색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사전선거운동이 시작된 5일 오전 경남 양산시 하북면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마친뒤 기자들의 질문에 거침없이 답변했다. 문 전 대통령은 투표한 심정을 묻자 “투표해야 심판할 수 있다. 투표해야 바꾼다”며 “투표는 유권자의 의무이기도 하다. 모든 국민께서 투표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사전선거 투표율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은 “그동안 선거운동 현장에 여러번 나가봤는데 현장분위기는 투표참여 의지가 굉장히 높은 거 같다”며 “투표율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느 방향이든 유권자들께서 투표를 통해서 심판 의지를 표출해 줄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최근 지원 유세에 임하는 심정이 어떠냐는 질의에 문 전 대통령은 “지금은 현 정부를 좀 정신 차리게 해야 하는 그런 선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야 국민들께 희망을 드릴 수가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당과 또 조국혁신당 새로운 미래, 이런 야당 정당들이 선거에서 많이 승리하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으로, 응원의 마음을 보태고 있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바람의 의미를 두고 문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이 갑자기 만들어진 당이고 여러 부족한 점이 많은데도 국민들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은 우리 국민들이 지금의 정치 상황에 분노가 뜨겁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분석한 뒤 “이번 선거 이후 조국혁신당이 조금 더 대중적인 정당으로 잘 성장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일에도 울산 중구의 민주당 후보 지지 호소를 위해 태화강 국가정원을 찾아 “제가 칠십 평생 살면서 여러 정부를 경험해 봤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며 '눈 떠 보니 후진국' 이런 소리도 들린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창원에서도 “여러모로 대한민국이 퇴행하고 있는데 이번 총선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진정한 봄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거침없는 비판에 여당 뿐 아니라 TV조선도 앵커가 직접 비판했다. 윤정호 TV조선 앵커는 지난 3일 방송된 '뉴스9'의 '앵커칼럼 오늘' <추합니다>에서 문 전 대통령의 윤석열 정부 비판 발언을 두고 “연 이틀 민주당 후보 유세에 나서 하는 말 본새가 메말랐다, 참을성 없이 성마르다”고 비판했다. 윤 앵커는 “이렇게 퇴임 2년도 안 돼 정당색 점퍼 입고 노골적으로 선거운동 하는 전직 대통령이 있었던가”라며 “'막말과 독한 말이 난무하는 아주 저질 정치' 라고 던진 말씀이 부메랑 같다”고 지적했다. 윤 앵커는 “국가 원로로서 품격과 국민 통합 같은 건 찾아볼 수 없다”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전직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윤정호 TV조선 앵커가 지난 3일 메인뉴스 뉴스9 앵커칼럼 오늘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현 정부 비판에 내로남불 증상이라며 추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TV조선 뉴스9 영상 갈무리

윤 앵커는 “무지와 무능으로 나라 살림을 망가뜨려 물려준 장본인이 누구인가. 갖은 실정으로 국민 심판을 받은 당사자는 또 누군가”라며 “여전히 내로남불 증상이 깊은 듯”하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특히 윤 앵커는 민주당이 친문 인사들을 윤석열 정부 탄생에 원인을 제공했다고 낙인 찍어 공천에서 배제했을 때 친문 횡사를 빤히 보며 옛 주군은 끝내 침묵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그 침묵을 느닷없이 깨뜨리고 나선 게 민주당 지원 유세”라며 추하다고 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빗대어 “현직에도 그렇게 선거에 자꾸 개입하려다가 큰 곤욕을 치르셨던 분이…잊혀진 인물이 되고 싶다라고 해놓고서는”이라며 “대통령 시절에는 민감한 사안들에 입장을 내놓지 않고 주저주저하다 왜 이렇게 성급하게 뛰어드는지 조금은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품위를 지켜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지적했다.

▲디시인사이드 5일 오후 이재명 갤러리 일부 강조표시. 사진=디시인사이드 사이트 갈무리

이재명 강성 지지층도 문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반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의 이재명 갤러리엔 “문재인의 숟가락 신공 시전”, “문재인 좀 조용히 있으라고 해라”, “문재인은 사전투표날에도 초치냐”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

이에 반해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님은 소속인 민주당을 넘어 범야권의 선전을 응원했다”며 “믿을 수 있는 신당, 새로운미래를 응원하신 것”이라고 고무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님과 함께 새로운미래가 무지, 무능,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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