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어닐링’ 장비 HPSP 독점 깨질까… 예스티 도전장

장우정 기자 2024. 4. 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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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퍼(반도체 원재료)의 결함을 개선하는 고압 어닐링(annealing) 장비를 주요 반도체 회사에 독점 공급하는 HPSP에 예스티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HPSP 측은 "예스티가 신규로 진입하기 위해선 우리 특허를 피해서 설계해야 하고 고압 안전성 검증 기간에 최소 1년이 소요된다. 고객사 품질테스트도 2년은 걸린다"며 "특허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고압 어닐링 장비의 진입장벽은 공고하며 HPSP도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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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SP 특허침해 소송, 예스티는 무효 심판 맞불

웨이퍼(반도체 원재료)의 결함을 개선하는 고압 어닐링(annealing) 장비를 주요 반도체 회사에 독점 공급하는 HPSP에 예스티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어닐링은 내부의 변형을 바로잡기 위해 일정 온도까지 가열했다가 서서히 식히는 열처리 방법이다.

HPSP는 지난해 9월 예스티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예스티는 그해 11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 무효심판을 제기하면서 맞대응했다. 하나는 기술이 다른 별개 특허로 인정받는 것이고, 하나는 HPSP 기술이 특허 가치가 없어 무효라는 주장이다. 결과는 다음 달 중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허 침해가 인정받기 위해선 HPSP는 두 심판에서 모두 이겨야 한다. 예스티는 두 가지 중 하나만 승소해도 신사업의 물꼬를 틀 수 있다.

웨이퍼와 이를 보호하는 절연막 사이에 있는 경계면의 불안정한 화학구조는 전자의 이동을 방해해 결함으로 부른다. HPSP의 장비는 이를 고압의 수소로 치유한다. 웨이퍼 제조부터 증착까지 이뤄지는 반도체 전공정 마지막 단계에 투입돼 트랜지스터(칩의 전류 흐름을 조절) 성능을 끌어올리고 수율(정상품의 비율)을 개선한다.

HPSP의 고압 어닐링 장비. 현재 TSMC, 삼성전자 등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HPSP 제공

두 회사는 최근 투자설명회(IR)를 잇달아 개최하며 기관 투자자와의 소통을 늘리고 있다. 예스티가 지난달 27일 홍콩·싱가포르에 있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 상황을 설명했고, HPSP는 다음날인 28일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사인 예스티는 기존에 갖고 있는 열·압력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2019년부터 고압 어닐링 장비 개발을 시작해 2021년 개발을 완료했다. 2022년부터 반도체 주요 고객사와 품질 테스트를 진행했다. 예스티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수주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소송 결과를 예단할 순 없지만 반도체 기업은 공급선을 다변화하면 납품 가격 인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예스티가 납품을 시작하고 20%의 점유율을 가져가면 2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HPSP는 현재 이 장비를 TSMC,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에 독점 납품하고 있다. 주로 10나노(1나노는 1억분의 1m) 이하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에서 활용되던 고압 어닐링 장비는 최근 메모리 공정으로도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다.

HPSP 측은 “예스티가 신규로 진입하기 위해선 우리 특허를 피해서 설계해야 하고 고압 안전성 검증 기간에 최소 1년이 소요된다. 고객사 품질테스트도 2년은 걸린다”며 “특허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고압 어닐링 장비의 진입장벽은 공고하며 HPSP도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예스티 관계자는 “지난 24년간의 업력을 바탕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장비 등에서 이미 압력 용기를 쓰는 장비로 안전 인증에선 노하우가 있다”며 “고객사 품질테스트 또한 2022년부터 단계별로 진행해 왔기 때문에 하반기 수주에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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