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도 자중하자는 욱일기, 국힘 의원들 “전시 제한 폐지하자” 조례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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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전범기) 전시 제한을 폐지하자는 내용의 조례를 발의했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일본 극우 세력의 주장을 대변하듯 욱일기 사용을 제한을 풀자는 황당한 조례를 발의한 것이다.
폐지될 뻔한 '서울특별시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의 사용 제한에 관한 조례'는 욱일기 등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군사기와 조형물 또는 이를 연상시키려는 목적으로 사용된 그 밖의 상징물'을 공공장소에서 전시하거나 판매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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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기는 전범국인 일본과 독일이 태평양전쟁 당시 사용한 깃발로, 일본 현지에서조차 “전쟁의 참혹함과 희생자의 아픔을 되살린다”는 이유로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크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일본 극우 세력의 주장을 대변하듯 욱일기 사용을 제한을 풀자는 황당한 조례를 발의한 것이다.
이런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총선은 한일전이다”, “‘기미가요’는 왜 안 부르냐” 등 강하게 비판했다.
1888년부터 일본의 국가로 사용된 ‘기미가요’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군국주의를 상징한다는 논란 속에 공식적인 국가의 지위를 잃었다. 하지만 1999년 일본 내 진보세력 등의 반대에도 다시 국가로 법제화됐다.
5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이런 조례는 김길영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발의했다.
그는 지난 3일 조례안 제안 이유에 대해 “이미 시민들에게 반제국주의 의식이 충분히 함양돼 있고 제국주의 상징물의 사용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에 대한 공공사용 제한을 조례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과 홍보를 통해 시민들의 역사 인식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우리 국민이 전쟁 당시 일본의 참혹한 만행을 기억하고 이에 제국주의 상징물 사용에 큰 거부감을 느끼지만 이를 제한하는 건 과하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는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찬성 의견을 냈다.
찬성한 의원은 전원 국민의힘 소속으로 김경훈, 김동욱, 김영철, 김재진, 김춘곤, 김형재, 김혜영, 박상혁, 서상열, 송경택, 신동원, 옥재은, 이민석, 이병윤, 이상욱, 이희원, 최민규, 최유희 의원 등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은 단 한 명도 찬성하지 않았다.
이 일은 즉각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사실상 일본 군국주의 상징을 서울 한복판에서 허용하자는 취지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폐지될 뻔한 ‘서울특별시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의 사용 제한에 관한 조례’는 욱일기 등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군사기와 조형물 또는 이를 연상시키려는 목적으로 사용된 그 밖의 상징물’을 공공장소에서 전시하거나 판매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폐지조례안이 발의됐다면 총선 후 다가오는 서울시의회 회기에서 통과 가능성이 컸다. 민선8기 서울시의회는 국힘 의원이 110명 가운데 75명으로 절반 이상이다.
다행히 문제의 조례안은 폐지로 이어지지 않았다. 국민 정서에 반하는 해당 조례는 일부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하곤 그 누구의 동의도 얻지 못했다.
조례를 발의한 김 의원은 국민적 공분이 일자 돌연 폐지조례안 철회를 요청했다.
하지만 국민들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사전투표가 진행되는 5일 “투표로 심판하겠다”는 목소리가 커뮤니티 등에 전해지고 있다.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전날인 4일 오후 “해당 조례안 폐지를 발의한 시의원들에 대해서는 당 차원의 조사 후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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