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뉴욕·도쿄·런던 다음 서울?…고양시 '환경도시' 14위
<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에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오늘(5일) 준비한 이 도시 회복력 지수 조금 생소하게 들리기도 하는데요. 세계에서 서울이 회복력이 가장 좋은 도시 4위로 꼽혔다고요. 이게 어디서 뽑은 건지 또 회복력이 좋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려주시죠.
<기자>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이 미국 뉴욕, 일본 도쿄, 그리고 영국 런던 다음으로 이른바 '도시회복력지수'가 높은 도시로 꼽혔는데요.
서울 뒤를 잇는 건 미국 LA와 싱가포르, 그리고 파리였습니다.
이 지수는 160년 역사를 가진 영국 기반의 부동산 서비스 글로벌 기업 세빌스가 2년에 한 번씩 발표합니다.
'도시회복력지수' 외에도 다양한 척도로 세계 도시들을 분석하는 연구를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여기가 보는 도시회복력이 뭐냐, 말 그대로 다양한 외부 환경의 변화에 얼마나 대응을 잘할 수 있나를 봤다는 건데요.
이를테면 코로나 대유행으로 사무실 공실률이 올라가고 사람들이 많이 떠나고 있다면 이 도시의 회복력은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봐야겠죠.
경제가 흔들리고 있고, 투자도 잘 되지 않을 테니까요.
이런 부분들을 생각해서 크게 네 가지 척도로 회복력이 세계에서 가장 좋다고 보이는 도시들을 꼽은 겁니다.
먼저 경제 기반이 탄탄한가, 부동산 투자는 잘 되고 있나, 또 지식 기반 산업과 첨단 기술 수준은 어떤가,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게 지속 가능하게 이뤄지고 있나까지 봅니다.
앞에 세 가지는 아무래도 도시의 부나 성장성, 투자 가치에 초점을 맞춘 척도라면 마지막으로는 이른바 ESG 한 마디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질 측면까지도 보는 겁니다.
환경보호는 잘 되는지, 또 장애인 친화적인 거리 조성처럼 모두가 어울려 살아갈 수 있게 신경 쓰고 있는지 이런 점들이요.
<앵커>
서울이 네 번째라니까 주변 나라의 다른 도시들 순위도 궁금합니다.
<기자>
아시아에서는 20위 안에 2위 도쿄, 6위 싱가포르와 함께 4위에 서울이 있습니다.
지금 보시면서 "서울이?" 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세부 항목을 뜯어보면 서울은 지식 산업 도시 측면에서 1위를 했습니다.
훌륭한 대학과 고급 노동력이 풍부하고, 연구개발 투자부터 생산까지 성과가 높은 도시인 데다가 우리나라가 인구 대비 특허가 가장 많은 나라라는 걸 높게 쳤다고 밝혔습니다.
경제기반 점수로는 뉴욕과 도쿄가 압도적으로 1, 2위인데요. 서울은 이것도 5위입니다.
싱가포르와 비슷하게 봤는데, 싱가포르는 이민으로 인한 노동력 확충까지 잘 되고 있다는 이유로 서울 바로 앞인 4위에 올랐습니다.
이 두 항목에서 워낙 상위권에 있었기 때문에 서울이 전체 4위가 된 겁니다.
<앵커>
기반시설이나 경제는 이렇게 좋게 평가받은 건데, 그럼 시민들의 삶의 질 측면은 어떻습니까?
<기자>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춘 ESG, 그리고 부동산 투자 규모의 측면에서는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습니다.
한 마디로 고급 노동력, 첨단 기술 인구가 많고 기본적으로 부유한 대도시이기는 하지만 거주의 질 측면에 있어서는 그렇게 높은 평가는 받지 못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서울은 2년 전에는 6위를 해서 이번에 두 계단 올랐습니다.
1위를 지킨 뉴욕은 뉴욕 역시 지금 사무실 공실률이 높아져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그래도 부동산 투자가 이뤄지는 규모가 여전히 연간 350억 달러 규모에 이릅니다.
2021년의 절반 수준인데도 세계 다른 곳들은 더 줄었기 때문에 1위를 지켰고요.
반면에 늘 최상위권 2년 전에 서울의 위치인 4위에 있던 샌프란시스코가 코로나 이후로 해외 투자자들이 대거 떠나면서 8위로 떨어졌습니다.
사실 투자가치가 있는 도시냐를 보는 관점이 많이 들어간 조사라서 기본적으로 대도시가 유리한데요.
점점 더 삶의 질 측면도 크게 보고 있다고 새빌스 측은 밝혔습니다.
그런데 삶의 질 순위에는 서울뿐만 아니라 뉴욕, 도쿄, 런던 이런 대도시는 10위권 안에 하나도 없습니다.
1위는 인구 28만 명 밖에 안 되는 노르웨이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베르겐이 차지했고요.
오슬로, 탐페레, 레이캬비크 같은 북유럽의 소도시들이 다 휩쓸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ICCA 국제컨벤션협회가 발표한 또 다른 조사 지속 가능하고 여행지로 좋은 도시를 꼽는 지수에서 경기도 고양시가 14위를 했습니다.
이 조사의 최상위권 도시들이 좀 전까지 살펴본 새빌스의 도시회복력지수의 ESG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도시들과 많이 겹치는데요.
고양시가 유럽도시들 빼고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고양시는 공원이 68곳이나 되고, 대규모 컨벤션시설인 킨텍스가 냉난방에는 태양광을, 화장실이나 정원에서는 빗물을 재활용하고 있는 친환경 시설이라는 점 같은 게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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