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 공개매수…차익 노린다면 따져봐야할 점

최성준 2024. 4.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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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에프홀딩스, 현대홈쇼핑 주식 25% 공개매수
초과신청시 안분비례 매수…장외거래로 양도세 대상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회사 현대지에프홀딩스가 계열사 현대홈쇼핑 주식을 공개매수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현재 거래되는 주가보다 소폭 높아 차익실현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공개 매수 수량이 정해져 있고, 장외거래로 인한 세금 문제도 따져봐야한다.

지주회사 요건 충족&배당수익 세금 혜택 목적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난 3일 현대홈쇼핑 주식 공개매수를 위한 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홈쇼핑 발행주식총수의 25%에 해당하는 300만주를 22일까지 사들인다. 매수 가격은 주당 6만4200원이다. 신고일 전 영업일 직전 3개월 동안의 거래량을 가중산술평균한 주가(4만6234원)에 39%의 할증을 붙인 가격이다.

이번 공개매수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맞추기 위한 목적이다.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현재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홈쇼핑 지분을 25% 보유중이다.

현대홈쇼핑 공개매수 개요

다만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공정거래법 요건인 30%까지만 맞춰도 되지만, 50%까지 지분을 확보하기로 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회사의 재무능력과 배당수익의 세금 혜택, 주력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개매수 규모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세제 개편으로 지분율 50%를 넘기면 법인주주가 받아 가는 배당소득에 대해 100% 익금불산입 돼 배당소득세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배당 익금불산입은 배당소득 일정 비율을 과세표준에서 제외해 이중과세를 방지하는 것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이번 공개매수를 위해 BNK투자증권으로부터 연 3.79% 금리로 2000억원을 대출받았다. 매년 약 76억원의 금융비용이 발생하지만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금융비용을 넘어서는 수익을 낼 수 있다. 공개매수 성공 이후 보유한 지분(600만1500주)으로 받을 수 있는 배당금액 기댓값은 168억원(2023사업연도 기말배당 2800원 기준)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홈쇼핑은 지난 2월 중장기 배당정책으로 별도 영업이익의 30% 이상의 배당으로 쓰고, 최소 2500원 이상의 주당 배당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공개매수 차익 노린다면 확인해야할 점

현대지에프홀딩스가 공개매수를 발표한 지난 3일 현대홈쇼핑 주가는 13% 급등한 6만900원(3일 종가)으로 마감했다. 4일에는 소폭 하락한 6만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재 주가는 공개매수 가격(6만4200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 가격에 사들여서 공개매수에 참여하면 이론적으로 차익을 거둘 수 있다. 하지만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목표수량(300만주)을 넘어서는 공개매수 신청이 들어오더라도 추가 매입은 없다고 밝힌 점을 감안해야 한다.

예컨대 400만주가 공개매수에 참여했다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75% 비율로 신청자의 주식을 사들인다. 만약 현대홈쇼핑 주식 1000주를 사들여서 전량 공개매수에 응하더라도 750주만 공개매수가격에 팔 수 있다. 나머지는 시장에서 거래하는 가격으로 소화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주가가 공개매수가격을 넘어서는 상황이 발생하면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매수가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주회사 행위제한요건을 충족해야하는 입장에서 공개매수가 실패할 상황에 놓이면 가격을 상향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공개매수 신청주식수가 목표 수량에 미달하더라도 추가 공개매수나 가격 상향조정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런 배경에는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홈쇼핑 지분 30%를 확보하는게 어렵지 않은 상황이 자리잡고 있다. 계열사 현대백화점이 현대홈쇼핑 지분 16.57%(189만6500주)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공개매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참여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홈쇼핑 지분 30% 이상을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다.

공개매수 참여를 고민하는 투자자라면 세금 문제도 감안해야한다. 공개매수는 장외거래여서 양도소득세가 발생한다. 양도소득세의 1년 기본공제금액은 250만원이다. 만약 투자자가 공개매수에 참여하거나 다른 자산을 양도해 250만원 이상 소득을 거뒀으면 초과 금액의 22%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양도소득세뿐 아니라 공개매수에 참여해 받은 금액도 증권거래세(매매가액의 0.35%)가 원천징수된 금액으로 받게 된다.

현대홈쇼핑의 공개매수 사무취급자는 삼성증권이다. 공개매수 참여 투자자는 삼성증권 계좌로 현대홈쇼핑 주식을 옮겨야 한다. 공개매수 참여는 온라인으로는 불가능하다. 삼성증권 지점을 방문해 공개매수에 참여해야 한다. 공개매수 대금도 삼성증권 계좌로 받는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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