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할부지’ 모친상에도 중국 동행...불가피한 이유 있었다
다른 사육사로 당장 바꿀 수 없어
강철원씨 가족 “고인도 원했을 것”
중국에 도착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는 4일 본격적인 중국 환경 적응에 나섰다. 그 옆에는 강철원(55) 사육사가 있었다. 강 사육사는 지난 2일 모친상을 당했지만, 까다로운 이송 절차 때문에 사육사를 대체할 수 없어 중국행을 결정했다. 가족들도 “모친이 강 사육사와 푸바오의 동행을 원했을 것”이라며 중국행을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랜드 측은 모친상을 당한 강 사육사 대신 송영관(45) 사육사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푸바오가 전세 화물기로 이송된 게 걸림돌이 됐다. 화물기에 사람이 타면 범죄자 도피 등에 악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국제 승인 절차가 복잡하다고 한다. 범죄 경력 조회 등 서류를 입국 국가에 보낸 뒤, 우리나라 외교부·법무부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최소 일주일이 소요된다. 물리적으로 송 사육사가 대신 중국으로 갈 수 없었다는 뜻이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강 사육사 가족들의 뜻도 반영된 것으로 안다”며 “가족들이 ‘어머님도 푸바오를 잘 보내주길 원할 것’이라고 강 사육사를 격려했다”고 했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의 중국 적응을 도운 뒤 5일 귀국할 예정이다. 귀국 직후 가족들과 모친 추모 행사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편, 지난 3일 오후 7시(현지 시각) 중국에 도착한 푸바오가 ‘푸대접’을 받는다는 논란이 일어 중국 당국이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관영 CCTV와 신화통신을 비롯한 중국 매체들은 “양국의 공동 보호 아래 한국에 갔던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편안히 쓰촨성 청두에 도착했다”며 웨이보를 통해 도착 모습을 생중계했다. 이 과정에서 논란 장면이 포착됐다. 한 남성이 케이지에 뚫린 숨구멍으로 손가락을 넣어 푸바오를 찌르는 장면이 잡힌 것이다. 이 모습을 담은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퍼졌고, 네티즌들은 “장갑도 없이 손가락을 넣나” “왜 보호 장구 없이 국보인 푸바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건가”라고 했다.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되자, 중국 자이언트 판다 보전연구센터 측이 해명을 내놨다. 센터 측은 “사진은 수의사가 푸바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검사와 진찰을 하는 모습”이라며 “수의사가 장갑을 끼지 않은 건 소독을 미리 마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중국 취재진 중 한 명은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푸바오와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비난 댓글에 게시물을 삭제하기도 했다.
푸바오는 워룽 중화 자이언트 판다원 선수핑 기지에 도착해 격리·검역 구역 내실에서 지내는 중이다. 중국 신화넷은 웨이보를 통해 44초 남짓의 푸바오 영상을 올렸다. 푸바오는 사육사들이 준비해 둔 사과·죽순·당근 중 사과를 골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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