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불 꺼진 아파트' 1만1956가구

정영희 기자 2024. 4. 5.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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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인·허가 -42%… 공급 위축 불가피
지난 2월 전국 주택시장에서 매매는 하락세, 전세는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두 지수 모두 하락세와 상승세가 둔화됐다. 매매와 전세가격이 동시에 보합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해석된다./사진=뉴스1
정부가 고금리로 인해 부진에 빠진 주택시장의 경착륙을 방지하기 위해 각종 규제완화책을 내놨지만 시장이 큰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가격이 소폭 떨어지며 거래량은 소폭 반등했다. 월 차임 인상으로 월세거래가 줄어들며 전세 수요가 늘자 상대적으로 매매거래가 약세를 드러냈다.

5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월 대비 -0.21%, -0.14%를 각각 기록했다. 3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으나 하락폭 또한 동시에 둔화됐다.

전세가격은 전국 0.05%, 서울 0.22% 만큼 상승하며 매매와 달리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매매와 동일하게 상승폭은 작아지며 매매가격은 약보합, 전세가격은 강보합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시장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급지수는 소폭 올랐다. 전국 매매수급을 제외하고 주요 지역에서의 매매와 전세수급지수는 하락 추세를 벗어나 소폭 반등했다. 이는 매매가격 낙폭을 줄이고 전세가격 상승세를 유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세수급 또한 주요 지역에서 오름세를 보이며 전 점유형태에서 수급이 확대됐다.

권주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매매보다 전세 수급지수가 상대적 강세를 유지하고 있어 전 지역에서 매매가격은 하락하고 있는 반면 전세가격은 상승세가 유지되는 가격 변동과 연결된다"며 "수요 약세가 점차 해소되고 있으나 변동폭이 작아 침체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금리 여건에서는 전세보증금은 하방 압박을 받게 돼 최근의 상승세 둔화는 하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반면 임대차3법이 적용되는 임대주택에 대한 재계약 시점이 도래해 전세가격이 오를 것으로 점쳐지는 등 상승 압박과 하방 압박이 동시에 공존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올 1월 기준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6만6000건으로 전월 대비 증가했다. 아파트 거래량은 2022년 9월 저점을 찍었고 같은 해 11~12월 매매가격도 저점에 도달했다. 매매가격이 떨어지며 거래가 증가, 가격 또한 점차 오르고 있으며 최근 거래세 둔화로 상승세도 하락세로 전환됐다.

지난 2월 주택 인허가(누계 기준)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수도권은 소폭 증가했으나 서울의 경우 42% 줄어든 탓에 단기 공급 위축은 피할 수 없다는 예측이 나온다. 미분양은 총 6만4874가구로 전월(6만3755가구) 대비 1.8% 늘었다.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11월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수도권도 동일한 패턴을 드러냈다.

전국 미분양은 최근 고점이었던 2023년 2월(7만5000가구) 수준에 점차 접근하고 있다. 수도권 미분양 또한 1만가구 수준을 넘어서며 전 고점(1만2541가구)과 가까워졌다. 준공 후 미분양은 1만1956가구로 전월(1만1363가구) 대비 4.4% 많아지면서 일반 미분양보다 비교적 증가 속도가 빠르다 .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험 확대와 자금흐름 압박 등으로 주택공급 위축이 이어진 탓이다. 정부의 건설경기 보완책에도 이 같은 공급 악화 추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올 2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전체 건축 허가면적는 33.4% 감소했다. 주거용은 33.4%, 상업용은 40.7% 만큼 각각 빠졌다. 전체 건축허가 면적은 전월과 동일하게 꾸준한 내림세를 나타냈는데, 이는 주거용·상업용 허가면적 감소에 기인한 결과다. 전월 대비 전체 허가 면적 변동률은 -22.5%이며 ▲주거용 -20.9% ▲상업용 -48.8%다. 상업용 건축허가 면적은 전월 소폭 증가한 이후 큰 폭으로 줄었다.

권 연구위원은 "건축 허가면적은 연초부터 전년 대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월간 추세도 내림세로 주거용 중심의 부동산시장 침체와
부동산 PF 부실화 등 악재가 겹쳐있는 악화된 공급 상황을 잘 보여준다"며 "정부의 지속적인 건설경기 보완책에도 수요 사이드가 회복되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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