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해외 일부 ‘한글학교’ 문제 조사 착수

정부가 해외 ‘한글학교’ 일부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사실 파악에 나섰다. 한글학교의 등록 및 운영을 둘러싸고 교민들 간에 이전투구(泥田鬪狗)가 벌어지고, 이 과정에 한글학교를 관리·감독하는 공무원이 얽혀 있다는 민원이 빗발친데 따른 것이다. 한글학교는 전 세계 114개국에서 교민과 교포 등 한인(韓人) 자녀,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민간 한국어 교육기관으로, 지난해 4월 기준 1460여개 학교 대부분이 정부 지원금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관련기사 본지 3월 23일자 A26면>
정부 고위 인사는 4일 “최근 프랑스 교민들이 현지 공관 및 관련 부처에 한글학교와 관련된 다수의 민원을 제기한 것을 확인했다”며 “(한글학교 지원을 담당한) 재외동포청이 제기된 의혹들의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사 이후) 후속 조치에 대한 판단이 이어질 수 있다”며 “기존 한글학교 지원 및 운영 방식에 대한 개선 의견도 수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프랑스 교민들에 따르면 재외동포청은 지난주부터 전화와 이메일 등으로 직접 교민들을 인터뷰했다. 또 이들이 지목한 한글학교 담당 파견 공무원(주재원)에게도 수 차례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부터 한글학교 운영자들과 교민들 간에 한글학교 신설과 등록, 운영 등의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피해를 본 학부모와 학생들이 문제 제기를 하고, 현지인 수강생들로부터도 비난이 쏟아지면서 ‘국제 망신’을 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외동포청의 인터뷰에 응한 한 교민은 “한글학교를 둘러싼 갈등과 추태, 또 이를 부추긴 이들에 대한 문제를 교육부 등도 직접 알렸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음을 설명했다”며 “추가 진술을 위해 곧 한국에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민은 “일부 한글학교의 부실 운영을 눈감아주고 정부 지원금을 편파적으로 배분하는가 하면, 경쟁 한글학교의 등록을 방해하는 등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아는대로 성실하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한글학교는 지원은 재외동포청이, 관리는 교육부가 담당한다. 한 전직 고위 외교관은 “지원과 관리·감독이 두 개 부처에 나뉘어 있다보니 ‘사각 지대’가 많다”며 “관련 규정도 모호해 담당자가 재량권을 오·남용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전직 대사는 “담당 주재원이 한글학교 운영자들로부터 상습 접대를 받거나, 공관장의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 등의 문제는 예전에도 간혹 있었다”며 “다만 외교부 출신이 아니라 엄하게 다스리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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