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못참고 SNS 폭주 릴레이…부작용 더 큰 '도파민 파티'[시선S]

강효진 기자 2024. 4. 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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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소희(왼쪽), 황정음.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한소희에서 황정음으로, SNS 폭주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이들에게 응원의 반응도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황정음은 4일 오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추녀야 영돈이랑 제발 결혼해줘. 이혼만 해주고 방콕 가면 안돼?"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한 여성이 올린 SNS 게시물이 담겨 있었다. 이 여성은 "1박으로 방콕 간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다. 그치만 그만큼 잊지 못할 여행이 됐다. 강XX 이영돈 고마워"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시했다.

황정음은 해당 사진을 캡처해 여러 차례 게시하며 "네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남의 남편 탐하는 거다"라며 "언니처럼 예쁘고 다 가지면 월 1500에 영돈이가 티파니 5억짜리 줘"라며 폭로를 이어갔다.

또한 "제발 내 남편과 결혼해주겠니? 내가 이렇게 올리는 이유는 딱 하나다. 가출한 영돈아. 이혼 좀 해주고 태국 가"라고 분노했다.

이어 황정음은 여러 차례 스토리를 게시했다가 숨겼다가 수정하기를 반복한 끝에 황정음은 결국 해당 사진을 삭제했다. 현재는 볼 수 없는 상태다.

황정음은 현재 프로 골퍼 출신 사업가 이영돈과 이혼 조정 중이다. 2016년 결혼 후 아들을 낳았고, 2020년 이혼 조정으로 파경 위기를 맞았으나 재결합 소식을 전했다. 2022년 둘째 아들을 품에 안았으나 결국 재결합 3년 만에 다시 파경을 맞게 됐다.

황정음은 이영돈과 파경 소식을 전하기 직전에도 이영돈의 불륜을 암시하는 글을 다수 게시하며 화제를 모았다. 참지 않는 그의 속 시원한 고백에 팬들의 응원이 이어졌고, 황정음은 더 나아가 이 분노를 'SNL코리아'에서 이혼을 소재로 한 패러디 쇼에서 웃음으로 승화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서 과하게 폭주한 황정음이 결국 SNS에 이영돈의 상간녀로 추정되는 인물 A씨의 사진을 공개하기까지 한 것. 이 자체도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지만, 심지어 해당 인물은 이영돈과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는 반전이 이어졌다.

순식간에 영문도 모르고 상간녀 오명을 뒤집어 쓴 피해자가 된 A씨는 "친구들끼리 이름 끝자를 바꿔 남자 이름처럼 바꿔서 부르는 것이 별명이다. 황정음 씨 남편이 이영돈인지 알지도 못했다"며 "무작위 댓글 테러를 받아 너무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다.

개인사에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신이 없을 황정음이겠지만, SNS 폭주로 인해 큰 실수를 하게 됐다. 이 때문에 응원하던 팬들 역시 다수가 불편함을 표하며 황정음을 향한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황정음은 재차 사과문을 수정해가며 "현재 피해 입으시는 분은 남편과 일면식도 없는 사건과 무관한 분들이고 상간녀가 아니다. 모욕적인 내용을 담아 게시글을 올리고 오해받을 수 있는 내용을 작성한 것. 그로 인해 악플을 받고 당사자와 그 주변 분들까지 추측성 내용으로 큰 피해를 받게 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고 피해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도 했다.

소속사도 공식입장을 통해 "황정음씨의 개인 SNS 게시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황정음씨도 본인의 부주의로 발생한 사안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귀사도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이어 "불륜의 상대로 지목한 게시물의 인물은 황정음씨의 배우자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타인이다.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피해자분들을 향한 개인 신상 및 일신에 대한 추측과 악의적인 댓글, 메시지를 멈춰주시기 부탁드리며, 타인의 개인 정보가 포함되었던 황정음씨의 게시글을 인용한 2차 게시글 삭제를 요청드린다"라고 부탁했다.

▲ 황정음 ⓒ곽혜미 기자
▲ 한소희. ⓒ곽혜미 기자

한소희 역시 일련의 '환승연애설'로 논란을 겪으며 SNS 폭주 때문에 많은 구설수에 올랐다. 지나치게 감정적인 표현들과 확인되지 않은 여러 추측들을 고스란히 담은 탓에 장문의 글이 줄마다 반박당하는 '먹잇감'이 됐다.

'환승연애설'에 언급된 세 사람 중심에서 다소 '비겁하다'는 세간의 평을 듣더라도 입을 꾹 다문 채 소속사를 통해 정제된 입장을 밝힌 류준열이 상대적으로 큰 출혈 없이 이 사태를 넘길 수 있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황정음과 한소희, 두 사람의 공통점은 소속사가 있는 연예인임에도 소속사와 소통 없이 개인적인 감정을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가감없이 게시했다는 것이다. 본인이 직접 대중과 소통에 나선다는 점에서 SNS로 솔직한 입장을 표하는 이들의 발언이 더 설득력있게 와닿기도 한다.

그러나 무작정 '직접' 전하는 입장이 좋은 대응은 아니다.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민감한 게시물을 직접 게시할 때 소속사와 충분한 논의 후 정제된 표현으로 전한다. 자신의 발언이 널리 퍼져나갈 수 있고 작은 표현의 실수로도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영향력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특히 황정음은 현재 이혼 조정 중인 만큼 법정에서 사실 관계 확인을 거쳐 판결을 받아야 할 개인사다. 자신의 유명세라도 이용해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고 답답한 마음을 풀어놓고 싶은 마음이 들 수는 있겠지만 되려 구설수를 생산할 수 있다. 한소희와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감정적이라는 이미지가 씌워질 수도 있다.

당장의 '좋아요'와 대신 욕해주는 '사이다 댓글'이 잠시 위안은 될 수 있어도, 결국은 다음 이슈가 나오면 금세 지나가고야 마는 누리꾼 '도파민 파티'의 불쏘시개가 될 뿐이다. 이제는 SNS 폭주를 멈추고 자신의 발언 하나하나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다. 더불어 용기있게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은 만큼, 사생활은 뒤로 하고 본업으로 멋진 보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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